한담객설閑談客說: 느티나무와 팽나무
보스톤코리아  2022-09-12, 12:38:29 
한국 연속극에서 나왔다. 유튜브에서 봤는데 팽나무란다. 화면에 비춰진 나무는 과연 키는 크고 덩치는 장대하다. 제법 나이도 들었음직 하다.  아니 아직 청춘일수도 있겠다. 당당해 보이니 말이다.

또한 나무는 언덕위에 서있는데, 바람이 불적엔 여인들의 휘날리는 머리카락과 사뭇 어울린다. 이제 연속극에 나왔던 팽나무도 천연기념물로 등재되었단다.  

팽나무는 마을 입구에 주로 서있었다 했다. 느티나무와 마찬가지로 당산堂山나무라고도 한단다. 마을 지킴이 라는 거다. 하긴 느티나무가 팽나무에 비해선 훨씬 많고 흔하다고 한다. 소설에 나옴직 할수도 있겠다. 고향마을 언덕에 서있을테고, 나무 그늘아래 앉고픈 아련함일터.
시인 신경림의  시 한편이다. 

오랜 세월이 지나 고향엘 갔더니
고향집 앞 느티나무가 옛날처럼 커져 있다
내가 늙고 병들었구나 이내 깨달았지만
내 눈이 이미 어두워지고 귀가 멀어진 것을
나는 서러워하지 않았다
(신경림, 다시 느티나무가)

팽나무는 느티나무에 비해선 훨씬 덜 흔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보다.  팽나무는 나한테는 오히려 낯선데, 팽나무는 어떤 나무인가. 혹시 팽이를 만드는데 쓰는가?  하긴 나무이름이 많기도 한데, 풀과 꽃과 나무를 비롯해 많은 식물들은 세상에 나와 성장하고 소멸을 거듭한다. 

우리집 마당엔 나이 제법든 나무가 두그루 심겨져 있다. 짐작컨데 수십년은 넘었을 나이 지긋한 나무들이다. 여름이면 한창 푸르러, 그늘을 만들어 준다. 그러나 가을이면 낙엽을 치우느라 나만 고생이다. 그늘을 즐긴 값을 톡톡히 치루는 거다.

그중 한그루가 몇해전 부터 시름시름 앓고 있다. 나무의 반은 이미 고사枯死상태에 있는 거다. 피부인 나무껍질은  거칠어 졌고, 마른 가지들은 바람에 쉽게 부러진다. 쳐다 볼적마다 마음이 언잖다. 

보스톤에도 가뭄이다. 그러나 나무들은 부디 견딜 것이며 더 늙지 않기를 바란다. 시냇가 나무들 처럼, 마냥 푸르게 무럭무럭 자라라.  내 아이에겐 우리집 마당 나무가 고향의 팽나무나 느티나무일수도 있겠다. 

느티나무와 회양목을 함께 심으리라 (이사야 41:19, 공동번역)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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