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상담 사역'이 시작되고...
신영의 세상 스케치 857회
보스톤코리아  2022-09-05, 11:40:24 
2022년 2월부터 뉴욕 생활이 시작되었다. 20여 년 전 미국내의 신학교에서 목회상담학 공부를 하였다. 그 후 두 번의 사이버 공간의 대학원 상담학 공부를 시작하였으나 결국 졸업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2021년 3월 인생 2막의 시점에서 남편과의 사별을 맞이했다. 잘 견뎌내고 있었다. 아니, 무작정 정신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기도하면서 나를 다독거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 상황 가운데 있지 않은 일 앞에서는 그 어떤 위로도 위로가 되지 않음을 안다.

40년지기 친한 언니가 뉴욕에 살고 있었다. 연락이 왔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엄청난 일 앞에 당사자인 나보다도 더 펄떡이는 가슴을 누르지 못하는 언니가 며칠 후에야 입을 열어온다. 뉴욕에 신학교들이 몇 있는데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면 어떻겠느냐며 말이다. 보스턴에서 뉴욕까지의 운전 거리는 4시간 정도의 거리이다. 물론 트레픽이 있으면 5시간도 걸리는 거리임은 틀림없다. 운전이 정 힘들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주일에 한 번씩 오가며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마음 따뜻한 얘기를 해 온 것이다.

그렇게 친한 언니로부터 안내를 받아 신학대학원(상담학)에 입학하게 되어 2월 말에 2박 3일의 입학수련회를 마치고 3월부터 수업을 시작했다. 3월, 4월, 5월, 6월동안 12주를 매주 보스턴과 뉴욕을 오가며 공부를 했다. 종강식을 마치고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다. 이제는 몸과 마음이 피곤했던 모양이다. 쉬고 싶어졌다. 그러나 또 여름 방학동안에 '한국외국어대학' 경영학 CEO과정이 있다고 해서 또 공부를 했다. 물론 여름 방학 동안에는 장거리 운전을 멈추고 뉴욕에서 계속 머물러 공부하며 쉬고 있었다.

지난 8월 7일 뉴욕 칼리지 포인트 소재 <뉴욕 로고스 교회(임성식 목사 시무)> 에서 '상담 사역' 전도사를 임명받았다. 신학대학원을 시작하고 지인 목사님께서 소개해주셔서 인연이 되었다. 또한, 월, 화 이틀은 신학 공부를 하며 수, 금, 토는 뉴욕 169가 노던 블러바드 <로고스 문화/상담 센터>에서 '상담 사역'과 함께 로고스 카페 에이레네의 카페지기로 있으며, '선교 사역'에 동참하고 있다. 매주 바쁜 일정으로 살고 있지만, 그 과정 속에서 보람과 가치를 깨달으며 귀한 삶으로의 초대에 감사한 마음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교회마다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그것이 성도들의 출석·불출석의 일이든, 경제적인 일이든 어느 교회나 요즘 겪는 일일게다. 신학대학원 공부를 시작하며 전도사 임명을 받고 마음이 많이 무거워졌다. '거룩한 부담감'일 게다. 이제는 내가 무엇을 하며 살아야할까. 하나님께 기도하고 순종하며 나의 소명을 감당하며 살기로 했다. 너무도 부족하기에 나를 내어놓고 더욱 정진하며 삶을 배워가는 것이다. 내 앞길에 대한 염려나 걱정은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렇게 평안한 마음으로 살아야겠다.

상담 공부를 20여 년 전에 시작을 했다. 글을 쓰면서 나의 깊은 내면의 아픔이나 슬픔 등 치유를 많이 받았다는 생각을 한다. 나의 이 경험과 체험을 나로 만족하지 않고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었다. 오랫동안 그 공부를 꾸준히 시키셨던 이유를 요즘 깨달아 간다. 왜, 오늘의 나를 이곳에 두셨는지 말이다. 하나님은 오래 전부터 계획하고 계셨던 것이다. 나를 나보다도 더 잘아시는 그분은 나의 갈길을 이미 알고 계셨던 모양이다. 큰 염려나 걱정은 없다. 지금까지 나를 인도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나를 맡겨드린다.

각자의 삶의 모양과 색깔과 소리는 모두 다르다. 삶의 무게와 부피, 너비와 깊이도 모두가 다르다. 이렇듯 다름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말을 내어놓고, 내 말을 들어달라고 한다. 다른 사람의 아픔보다 내 아픔이 더 크다고, 내 슬픔이 더 깊다고 속마음의 소리들이 아우성친다. 이 힘들고 버거운 세상 가운데 놓여진 아픔의 상처들이 고통의 흔적들이 바람을 타고 울음을 낸다. 마음 아프다. 속이 쓰리다. 가슴 저리다. 이 목놓아 우는 이 울음에 나의 마음도 속도 가슴도 아프고 쓰리고 저리다. 그 깊은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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