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는것, "독이 아닌것은 없다, 다만 섭취량이 문제다"
보스톤코리아  2010-02-15, 14:09:23 
약대에 근무해서인지 약이나 영양보충제 (Dietary Supplements)에 관하여 종종 질문을 받는다. 보통 의사가 조제하는 약은 복용의 용도가 확실하나, 문제는 조제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위 몸에 좋다는 영양제나 약용식물 (herbal extracts) 들이다. 예를 들어서, 신문광고에서 글루코사민이 골관절염 치료에 효능이 있다는데, 혹은 어제밤 TV뉴스에서 커피가 그렇게 몸에 좋다더라, 사실이냐? 등등.

특히 웰빙에 관심이 많은 우리 교민들을 상대로 과장 광고가 상당히 많고 소비자로서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할지 당혹스럽다. 그래서, 소위 '몸에 좋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본다.

독성학의 원조인Paracelsus 는 "독이 아닌것은 없다, 다만 섭취량(dose)이 문제다" 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참으로 진리다. 2년 전에 캘리포니아에서 27세의 젊은 애엄마가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죽은 일이 있었다. 이것은 좀체 믿기 힘든 일이다. 왜냐하면 보통 물을 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하나 한꺼번에 물을 많이 마시면 몸의 전해질의 균형이 깨져서 신경이나 근육에 이처럼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암 연구를 하기 때문에 필자는 미국암학회 (AACR) 모임에 거의 매년 간다. 좀 오래된 일이긴 하지만, 2001년도 학회는 닉슨 대통령이 암에 대한 선전포고를 한 지 30년 되는 해여서 여러 가지 큰 행사가 열렸었다.

그 중에 하나가 화학적 암예방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주제는 산화 방지제 (anti-oxidant) 베타-캐로틴 (-carotene)이 암방지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를 보기 위해 담배 피우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제법 큰 임상실험이였다.

잘 알려진데로 베타-캐로틴은 주홍색인 당근의 주성분이다. 결과는 놀랍게도 폐암에 걸릴확률이 베타-캐로틴을 매일 일정량을 섭취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높았다는 것이었다. 이결과에 대하여 많은 논쟁과 토론이 있었는데 결국은 실험 디자인에(특히 섭취량) 문제가있을것으로 의견이 모여졌다.

토론이 끝날무렵, 흰 머리의 한 노년 참석자가 본인소개를 하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 분은 미네소타 대학에서 암예방을 평생연구한 Wattenberg박사이다. 70년도 초에 닉슨대통령이 자기에게 직접조언을 청했다고 한다: "수많은 국민들이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 무슨 방법이 없겠는가? " 이에 대해 그는 자기의 당근 연구를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당근 섭취를 강력히 추천하는 범국민 운동을 벌일 것을 천거했다고 한다.
 
대통령은 흔쾌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 이후는 우리가 잘 아는 사실이다. 그 당시에 많은 엄마들이 아이들과 가족에게 당근 많이 먹기를 요구했다. Wattenberg박사는 조심스럽게 청중에게 말하였다, 만약에 그 때 지금의 임상결과를 알았더라면 대통령에게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필자는 약대생들에게 암은 왜 생기고 암약이 어떻게 개발됐으며 어떻게 치료에 이용되는지를 가르친다. 첫강의에 학생들에게 '대부분의 항암제와 발암 물질의 화학적 근본은 같다' 라고 하면 잘 이해를 못한다. 모순인것 같지만 사실이다. 완벽한 항암제는 없다. 그래서 같은 약이라도 암세포를 많이 죽이면 항암제고, 반대로 정상세포에 더 해가되면 독 (발암물질) 이 된다.

서양 의학은 그래도 관리할만한데 약용식물같은 한약은 좀 명료하지가않다, 왜냐하면 대부분이 한 두가지 성분이 아닌 수많은 성분의 혼합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은행잎 (Ginko Biloba) 추출액은 난치성 신경통과 기억력을 개선한다고 하고 또St. John's Wort는 항우울 성분으로 잘알려져있다. 그러나, 최근의 미국국립보건원 (NIH) 에서 주도한 임상실험에 의하면 전혀 효과가 없는것으로 알려졋다. 이것도 섭취량의 문제일까?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혼합물의 작용때문일까?

혼합물으로서, 커피는 참 흥미가있다. 물론 카페인이 주성분이지만 커피에는 천 개 이상의 화학물이 포함돼 있는 약용식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 17은 발암물질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커피 한 컵에 있는 발암물질의 양은 보통 개인이 일년에 노출되는 농약의 양보다 많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커피를 하루에 서너잔 마시는 나같은 사람은 굳이 농약 오염을 피하려고 비싼 유기농 과일, 채소를 고집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커피의 건강이득은 참 대단하다: 항암효과는 물론 당뇨, 심장병 그리고 파킨슨 병 (Parkinson's Disease) 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 커피의 미스테리는 빙산의 일각인 카페인이나 발암물질이 아닌 우리가 아직 잘모르는 나머지 수많은 커피에 포함돼 있는 혼합물에 있을 것이다.

가끔 신문이나 저녁 뉴스시간에보면 몸에 좋다고 알고 있던 것이 나쁘다고 하기도하고 또는 반대로 해가되는 것으로 알았던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하고. 참으로 소비자입장에서는 여간 혼동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 임상실험은 실험 디자인에 의하여 결과가 좌지우지될수가 있으므로 한 연구에 집착할 수는 없다.

결국, 지혜로운 건강상식 (common sense)이 중요한 것같다. 예를 들면, 보통 몸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다른 필수 영양분은 우리가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 섭취가 가능하니까 염려할 필요는 없다. 물론 예외는 있다: 예를 들어 햇볕을 많이 접하지 않아서 생기는 비타민 D결핍증, 혹은 노후에 오는 골다공증 (칼슘결핍).

또 다른 예로, 비타민 C는 강력한 산화 방지제이며 아마도 가장 많은사람들이 선호하는 비타민일 것이다. 몸에 좋다고 과량을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한 최근 임상결과에 의하면 과용시 되려 암을 유발한다고 한다. 비타민 C가 만병통치제라고 명성을 얻은 이유는 아마 폴링박사 때문일 것이다. 그는 비타민 C가 심장마비를 방지할 뿐만 아니라 치료도 가능하다고 홍보를 하였다. 어떻게 그를 안 믿을 수 있겠는가? 그는 노벨상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받았으니 (화학, 평화) 말이다!

얼마 전에 레드와인이나 땅콩에 함유돼 있는 산화방지제 Resveratrol이 항암, 항노화 효과가 있고 심장병에도 좋다하여 매스컴에서 꽤 떠들썩했었다. 잘 알려진 TV프로그램 "60 Minutes" 에서는 치즈, 와인 등의 고열량 음식을 늘상 섭취함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사람들이 왜 비만하지 않은 이유가 Resveratrol때문이라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캐나다의 한회사는 Resveratrol 을 알약 ("Resanex") 으로 만들어 시판하며 한 알이 20잔의 포도주를 마시는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선전한다. 어느 정도가 적당 섭취량인지는 아직 모르나, 몸에 좋다고 약으로 먹는 것보다는가끔 와인을 반주하여 저녁식사를 하는것이 적당한 양을 자연스럽게 섭취할수있고, 먹는 즐거음과 건강을 같이 얻을 수 있는 일거양득이 아닐까? 아무리 몸에 좋은 것도 과용하면 독이다.

조봉섭 (로드아일랜드 주립대학 약대 교수)
연락처; bcho@uri.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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