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나이 예순에 오르면…
신영의 세상 스케치 881회
보스톤코리아  2023-03-20, 12:39:07 
“그 나이는 나이도 아니야! “
그렇다, 그 나이가 되었다. 생각하니 지금의 세상 나이 예순은 나이 측에도 끼질 못한다. 지금의 나이에서 적어도 12살은 내려서 생각해야 나의 신체 나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어디 나뿐일까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는 요즘이다. 주변 친구들의 부모님들 이야기를 하다 보면 90을 넘기신 어른들이 적지 않다. 그것이 바로 현실인 것이다. 오래전 예순에 오르고 환갑잔치를 벌이던 시절을 생각하면 참으로 웃음이 흐른다. 세월의 흐름을 저버릴 수는 없다. 나의 삶 속에 이미 들어온 것들과 함께 흘러가는 것이다.

세상 나이 마흔에 글을 쓰며 바깥 활동을 시작했다. 스물에는 미국에 와 아트 공부를 하며 남편을 만났고, 결혼을 하고 세 아이를 낳아 키웠다. 그리고 마흔에는 글쟁이가 되어 바깥 활동을 시작하였다. 내 나이 예순을 많이 생각했다. 20년을 살다가 그 고개에 올라설 때마다 무엇인가 내게 큰 변화를 만났기 때문이다. 늘 뭔지 모를 스물, 마흔 이렇듯 그 나이에 오를 때가 되기 긴 2~3년 전부터 그 기운을 느끼곤 했었다. 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꿈틀거리고 흥분되는 그런 기분 말이다. 예순 전인 3년 전에도 똑같은 기운을 느꼈었다.

3년 전 남편에게 말을 했었다. 내 나이 60살이 되면 내게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말이다. 남편이 이런 말을 해주었다. 가깝게 지내는 지인(동생)이 있었는데, 한 10년 전 스크라치 티켓을 샀다가 3밀리언 로또를 맞았었다. 그 생각이 났던지 “네가 OO 엄마인 줄 아니?”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런 마음이 들었다. 무엇인가 내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찾아올 것 같은 예감이랄까. 남편과 나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 생각하니 남편과 나눈 그 시간들이 모두가 꿈같이 흐른 이야기다. 문득 내 나이 예순을 맞으며 남편을 생각했다.

내 인생에서 큰 변화 특별한 일 아주 특별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던 남편은 나의 예순을 기다려주지 못하고 떠났다. 그리고 내게는 큰 변화와 특별한 일 인생의 큰 변환점을 만나게 되었다. 미국에 오기 전 청소년기에 교회 언니들이 신학 공부를 하는 것을 보았고, 선교사가 된 언니들이 몇 있었다. 그때에는 성경에 몰입해 열심히 예배에 출석하던 때였다. 함께 바이블 스터디를 하던 분들이 미국에 가는 것은 ‘소돔과 고모라’ 같은 뉴욕 땅에 선교사로 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해줄 정도였으니 어린 나이에 그 무엇보다 성경이 참 재미있었다. 

그렇게 미국에 도착해 뉴욕 맨해튼에서 아트공부에 열중이던 나와 업스테잇 뉴욕 코넬에서 공부하던 남편이 우연이듯 필연으로 만남이 이루어지고 열심이던 성경 공부 대신 둘이서 사랑에 열심이기 시작했다. 신앙생활을 안 하던 남편을 곧 전도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말이다. 전도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살면서 깨달았다. 사람은 참 착하고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좋은 사람인데 기독교 신앙(크리스천)을 나누려 하면 내가 마주하던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 되곤 했었다. 그렇게 남편 전도는 30년이 걸렸다.

내 나이 예순이 되면 무슨 특별한 일이 찾아올 것 같다던 이야기를 피식하고 웃음으로 받아주던 남편을 훌쩍 내 곁을 떠났다. 그리고 올 2023년에 한국 나이 예순을 맞았다. 지난 해 쉰하고도 아홉을 맞으며 나는 ‘하나님 나라 일꾼(전도사)’이 되어 사역을 시작했다. 참으로 바쁜 시간이었다. 신학대학원 공부를 하며 전도사 사역과 상담사역 두 신문에 매주 칼럼을 쓰고 또 레디오 방송국에서 방송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내게는 너무도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었다. 몸은 조금 피곤했지만, 그 어떤 일들보다도 감사하고 행복했다.

세상 나이 예순에 오르면 뭘 할까, 무엇이 될까. 생각했던 것들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내가 되어 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잠언 16:9)” 그렇다, 내 생각대로 무엇인가 되어지는가 싶었는데, 내 인생의 모든 것은 하나님이 이끌어가심을 또 깨닫고 고백하며 무릎을 꿇는다. 나의 예순은 이렇듯 ‘하나님 나라 일꾼’으로 삼으시고 예수님의 자녀로 예수님의 제자로 묵묵히 뚜벅뚜벅 걸어가라 하신다. 아멘! 아멘으로 화답하며 오늘 아침을 또 맞는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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