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이심이체 二心異體
보스톤코리아  2023-01-23, 11:24:23 
‘아내사랑, 뿌린대로 거둡니다.’ 어느 한국회사 광고문안이다. 오래되었다만, 내 머리속에 저장중이다. 

반전 포스터다. 한국인 작가의 작품이란다. 제목은 범상치 않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What goes around comes around). 작품은 적을 겨냥한 총구가 자신에게 돌아오는 반전反戰 포스터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이름을 알렸다는데, 내눈에 보기에도 그럴듯 하다. 살벌하다만 겨눈대로 쏜다는 뜻일까. 

구글에서 봤던가. 문신을 새겨넣었는 젊은이 몸이었다. 용을 그려넣지는 않았는데, 일심一心이라 한자로 새겨져 있었다. 실소했고, 외상사절이라 새겨넣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랄까. 문신 청년이 일심이란 뜻은 알고나 있었을까 그건 알 수없다. 

일심동체一心同體. 결혼식 주례사에 들어있음직 한 사자성어이다. 한마음으로 한몸을 이룬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럴듯 말이다만 도무지 실현 가능성은 없다. 일심이야 될 수있다해도, 몸이 어찌 한몸이 되겠는가. 그저 표현상 그렇다는 말일게다. 

일심이체一心二體라면 어떠한가. 아니면 이체일심異體一心이라 해야 하나. 그것도 마뜩치 않다면 이심이체異心異體도 있다. 마음 따로 몸도 따로가 된다. 

= 비슷하다만 다른 것도 있다. 이심이체二心異體. 마음도 둘이요, 몸도 다른 몸인바. 나이들면서 그래야 한다고 선배들이 알려주는 조언이다. 언젠가 한국신문에서 읽었는데, 남편들에게 이르는 충고인게다.  내 스스로 갖고자 하는 다부진 다짐이기도 하다. 

• (아내와) 충분히 대화하고, 노력하라.
• (아내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
• (아내와) 친한 척 하지 말라
• (아내와) 공동취미가 없어도 된다
•(아내를) 따라 다니지 말라
• (아내를) 직장상사 대하듯 하라

친한 척 하지 말라는 대목에선 빵터졌다. 나야 친한 척을 넘어 아양에 가까운 재롱??을 부린 적은 있긴 하다. 아내야 시쿵둥해서 소가 닭쳐다 보듯 했더랬다. 뿌린것 없는 나는 무안한 마음만 앞섰다. 

아내와 내가 일심이 되는 때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럴 수밖에 없을 적도 있다는 거다. 그러나 매사에 아내와 일심일 필요는 없을 거라 믿는다. 이심異心이라 할 다른 의견도 중요한데, 이걸 내 며느리에게 말해 줘야 할까?

뿌리기만 하면 뭘 하나. 뿌린 다음엔 물주며 가꿔야 한다. 내 새해 다짐이다.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 (마가 4:2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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