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20세 풍월주風月主 예원공禮元公(8)
보스톤코리아  2021-05-10, 11:33:05 
김춘추는 대야성 함락을 계기로 백제를 멸하기로 다짐하였다. 고구려와 왜로 직접 찾아가서 원병을 요청하였지만 허사였다. 그 다음 그의 발길은 당나라로 향하였다. 648년 그는 아들 법민을 비롯하여 대규모의 일행을 선발할 때 김예원도 선화仙花(상선, 전임 풍월주)의 한명으로 뽑혀서 합류하였다. 화랑세기의 기록을 보면,
[춘추공이 장차 당나라에 들어가려 할 때, 문장을 잘하고 풍채가 좋은 사람을 선발했다. 선화仙花3인과 승려僧侶 3인이 따르도록 했다. 그 우두머리가 없었는데 마땅한 사람을 구할 수가 없었다. 흠순공欽純公이 “우리 예원이 아니면 누가 그것을 감당하겠는가?” 했다. 춘추공이 크게 기뻐하며 선발했다. 공은 한가롭게 있으려 하여 사양했다. 춘추공이 말하기를 “ 이 같은 유사시에 어찌 한가로이 살 수 있겠는가?” 했다. 공은 이에 따랐다. 조정에서는 당나라 사람들이 색을 좋아한다고 하여 유화遊花 3인을 뽑아 꾸며 태우고 거짓으로 종실의 여자라고 이르게 했다. 공이 “색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것도 도道가 아닌데 하물며 골품骨品을 속이는가?” 하며 따졌으나 어쩔 수 없었다.
도중에 풍랑을 만났는데 뱃사람이 여자를 바다에 빠뜨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공이 막으며 “인명은 지극히 중한데 어찌 함부로 죽이겠는가?” 했다.]

해신이 노하여 풍랑을 일으키니 여자를 제물로 바다에 던지면 순항할 수 있다는 미신의 기록이 화랑세기에 등장한다는 것은 그 의미가 상당히 크다. 아마도 이 기록이 첫 문헌이라 사료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심청전(작자와 연대 미상)의 근원설화가 되었다고 전하는 설화가 삼국사기(삼국유사에는 ‘빈녀양모貧女養母’ 로 비슷한 설화가 기록되어 있다) 에 실린 ‘지은설화知恩說話(또는 연권녀連權女설화)’ 와 삼국유사에 전하는 ‘거타지설화居陀知說話’ 이다. 
지은설화는 삼국사기에 7세 풍월주 설원랑의 할머니인 ‘설씨녀’ 의 설화 바로 앞에 등장하는데 내용을 간추려 보면(권 48, 열전, 효녀 지은),

<효녀 지은知恩은 연권連權의 딸이다.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봉양하느라 32세가 되도록 결혼을 못했다. 그녀는 걸식도 하고 날품도 팔면서 지성으로 어머니를 섬겼다. 그러나 어느해 큰 흉년이 들어 동냥도 할 수 없게 되자, 양곡 30석에 남의 집 종이 되었다. 종일 일하고 밥을 얻어다가 어머니에게 드린 후로는 이상하게도 어머니는 밥맛을 잃었다. 어머니가 따지자 지은은 종이 된 사실을 고백하였고 모녀는 붙들고 울었다. 마침 화랑花郞 효종랑孝宗郞이 집 앞을 지나다가 듣고는 들어가 사정을 알고나서 조100석과 의복을 보냈다. 후에 진성왕眞聖王이 알고 다시 조500석과 집 한 채를 하사하고, 군사를 보내 그 집을 호위하도록 하였다. 그 동네를 표창하여 효양리孝養里라고 하게 하였다.> 

삼국유사에는 화랑 효종랑이 주인공이 되어 ‘눈먼 어머니를 양모하는 빈녀의 이야기’ 를 기록하였고, 나중에 진성여왕으로 하사받은 집을 희사하여 양존사兩尊寺라는 절을 세웠다는 내용이 추가되어 있다. 즉 두 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묶여 있는 내용이다. 지은의 효심뿐만 아니라 당시 신라 사회의 화랑의 역할과 선행을 강조하기 위한 것 같다.

이 설화는 후에 ‘심청전’의 근원이 되어, 그 주제가 효孝이고 그 구조면에서도 거의 비슷한 면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바다의 인신공양, 즉 심청이 인당수에 희생되었다가 연꽃 속에서 나와 황후로 환생하는 내용은 ‘거타지설화居陀知說話’에서 근원이 된 것으로 본다. 삼국유사(권2 기이편, 진성여대왕 거타지조) 에 실린 거타지의 내용을 보면,
<진성여왕의 막내아들인 양패良貝가 무리를 이끌고 당나라에 사신으로 갈 때, 거타지도 궁사로 뽑혀 가게 되었다. 일행은 곡도鵠島에서 풍랑을 만나게 되었다. 양패가 점을 치게하니 “섬 안에 신령한 못이 있어 여기서 제사를 지내야 풍랑이 멋는다” 하므로, 일행은 제물을 차리고 제사를 지내니 못물이 높이 솟아올랐다. 그날 밤 양패의 꿈에 한 노인이 나타나 “활을 잘 쏘는 사람 하나만 남겨 두고 가면 순풍을 얻으리라” 하였다. 양패가 섬에 남을 자를 가리기 위해 각자의 이름을 적은 목간木簡을 50쪽 만들어 못에 넣으니 거타지라고 쓴 목간만 물에 잠기었으므로 그만 남기고 모두 떠났다. 홀로 남은 거타지가 수심에 쌓어 있을 때, 홀연히 한 노인龍이 못 가운데서 나오며 말하기를, 자기는 서해의 신인데 매일 일출시 하늘에서 한 중僧이 내려와 다나리眞言를 외며 못을 세 바퀴 돌면 자기와 가족들이 모두 물 위에 뜨게 되고, 그 때마다 자손들의 간肝을 하나씩 빼 먹어 지금은 아내와 딸만 남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도 나타날 것이니 그 때 그를 활로 쏘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거타지는 쾌히 승락하고 이튿날 아침 숨어서 기다리니 과연 중이 와서 늙은 용龍의 간을 먹으려고 하였다. 순간 거타지가 시위를 당겨 중을 명중하니, 중은 곧 늙은 여우로 변하여 죽었다. 노인(용龍)은 보답으로 딸을 아내로 삼아 달라며, 딸을 한 가지의 꽃으로 변하게 하여 거타지의 품속에 넣어주고, 두 마리의 용에게 명하여 거타지를 받들어 사신 일행을 뒤쫓아가 그 배를 호위하여 무사히 당나라에 도착하게 하였다. 당의 임금은 신라의 배를 두 마리의 용이 받들고 있는 것을 보고, 사신은 비상한 사람일 것이라고 여겨 성대히 대접하고 후한 상을 내렸다. 귀국한 거타지는 꽃으로 변했던 용의 딸을 여자로 변하게 하여 여생을 행복하게 살았다.> - 고려사에 등장하는 작제건설화도 이 설화에 근원한 것으로 보고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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