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백조할매' 칠순을 축하드리며...
신영의 세상 스케치 791회
보스톤코리아  2021-05-10, 11:30:55 
평생을 '어린아이'처럼 사는 '보스톤 백조할매' 유정심 권사는 2021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칠순'을 맞았다. 플로리다로 이사를 한 언니 유영심 장로를 비롯 한미노인회(회장 윤철호)와 상록회(회장 이기환) 그리고 한인회장 서영애(한미노인회 총무)씨를 비롯해 30여 명의 축하객들이 모였다. 한 열흘 전부터 준비한 '서프라이즈 칠순 잔치'였다. 유정심 권사와 가깝게 지내는 지인 몇이 의논을 하여 오늘과 같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마련하게 되었다. 비 오는 오월의 수목들이 참으로 싱그러운 날 '보스톤 백조할매'의 칠순 잔치는 멋지고 아름다웠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활달한 성격에 곁에 있는 이들을 즐겁고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남.녀.노.소를 따질 필요도 없이 모두에게 재밌고 편안한 친구이다. 지난 12월에 가깝게 지내는 지인 집에서 플로리다에서 오신 유 장로님을 뵙고 인사하고자 들렀다가 유 권사님을 만났었다. 모두가 코비드 상황이니 조심을 하며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었다. 그렇게 그분의 얼굴을 뵌 지 4~5개월이 다 되었다. 몇 달 전 건강검진을 하시다가 대장암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곁에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이 모두 놀랍고 황당한 일을 겪은 것이다.

재주가 많으신 유 권사님은 몇 년 전에는 보스턴라이프스토리에 '삶의 이야기'를 기고하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또한, 그림은 어찌 그리도 잘 그리는지 보스턴 지역 어른들 모임 카톡방에 삶의 이야기와 그림을 올리며 많은 이들에게 기쁨과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어디 그뿐일까. 대장암을 마주한 환자로서 많이 힘겨움으로 있을 텐데도 매일 '병상 일기'를 올리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희망을 주고 있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꿋꿋하고 의연하게 병과 마주하며 이겨내는 모습에 참으로 감사하다.

패션 감각이 유독 남다른 모습의 유 권사님은 오늘 칠순 날에는 보라색으로 차려입고 보라색 모자까지 써 화사한 오월의 주인공으로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배려하는 분이라 곁에 친구들이 참 많다. 그만큼 나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봉사하길 좋아하고 작은 일에도 실천하며 사는 분이다. 특별히 어른들께 따뜻하게 대하고 손수 음식이든 선물이든 챙기는 편이다. 해마다 음식을 손수 만들어 어른들을 모시기도 하고, 동생들을 불러 편안하게 먹고 재밌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그런 편안한 사람이다.

몸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가슴이 아픈 것은 이번 칠순에 플로리다에 사는 언니와 LA에 사는 남동생이 축하해주러 왔지만, 정작 보고 싶은 90이 훌쩍 넘으신 아버지께는 아프다는 말씀도 드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머니를 먼저 보내신 아버지를 뵈러 해마다 한 번씩 인사를 다녀오곤 했었는데, 곁에서 바라보는 지인들의 가슴도 많이 아프기만 하다. 우리네 삶이 마음 먹은 데로 되지 않음을 알지만,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고 다시 환한 웃음으로 곁의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웃음 선물'이 끊이지 않기를 기도한다.

어른들 단체 카톡 방에 '병상 일기'와 '재밌는 이야기'들을 옮겨 올려주시기도 하는데, 참으로 대단한 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내 몸이 이렇게 아픈데 이런 글들을 쓸 수 있으며, 그림을 그릴 수 있으며 재밌는 이야기들을 옮겨 올릴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사람의 생각으로만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내 몸이 아프면 원망도 있을 것이고 화도 치밀어 오를 처지에 있지 않겠는가. 그러나 정말 그토록 하나님을 고백하고 찬양하며 말씀을 나누던 유 권사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바로 이것이 예수를 믿는 믿음이라는 생각을 거듭했다. 

오늘 '보스톤 백조할매' 유정심 권사님의 칠순 잔치에 다녀오며 많은 생각들이 오버랩 되었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에 대해서 그리고 신앙에 대해서 나는 지금 어디쯤에 서 있는가. 이렇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내가 무엇이든 편안할 때는 별문제가 없다. 나의 삶이 버겁다고 느낄 때,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그때의 나의 믿음이 신앙이 어디쯤에 있는지 묻는다면 제일 순수하고 진실하지 않을까 싶다. 유정심 권사님의 칠순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아픈 가운데에서의 '신앙고백과 믿음'에 감사드린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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