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은행들 스테이블코인에 긴장…예금 유출 우려 경고등
6.6조 달러까지 예금 이탈 가능성…거대은행은 기회 포착, 자체 스테이블코인도 검토
??????  2025-07-18, 21:46:52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편집부 = 미국 하원이 최근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서명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주류 금융 시스템으로 본격 진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자칫하면 예금 유출을 불러오고, 대출 여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니어스법은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운용에 대한 기본적인 규칙을 설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등 법정화폐에 1대1로 연동되어 가격이 안정된 디지털 자산으로, 현재는 주로 암호화폐 거래 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법안 통과로 향후 결제 및 송금 수단으로 본격 사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국제 송금 등에서 거래 시간 단축과 수수료 절감 효과가 기대되면서 확산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은행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따로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최대 6조6천억 달러에 달하는 예금 유출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을 제공할 경우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니어스법은 발행사가 코인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를 우회하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서클이 발행하는 USD 코인(USDC)을 보유한 고객에게 4.1%의 리워즈를 이자처럼 제공하고 있다. 발행사인 서클(Circle)은 이자나 수익을 제공하지 않지만 제 3자인 거래소 즉 코인베이스가 리워즈 형태로 이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USDC 발행사인 서클은 코인베이스와 이자 수익을 공유하고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지역은행 협회(ICBA)는 이 같은 회피 구조를 막기 위해 금지 조항을 강화할 것을 하원에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통과된 법에서는 이를 금지하지 않고 있어 향후 시행령에서 구체적으로 규제하는 않는다면 여전히 그렇게 운영될 가능성이 많다.  

또 다른 우려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액 예금 문제다. 고객이 FDIC(연방예금보험공사)의 보호(25만달러 보험 보증)를 받는 계좌에서 돈을 빼서 스테이블코인을 사면, 그 돈은 다시 은행에 예치될 수 있지만 보험 보증을 받지 못하는 예치금이 된다. 

즉 은행에 예치된 고객의 돈은 FDIC의 25만달러 한도의 예금 보호를 받지만 스테이블 코인을 구입하면 발행사가 고객들로부터 받은 돈을 은행에 다시 예치한다고 해도 그 규모가 크기 때문에 보험 보증이 불가능하게 된다. 

동시에 이러한 예금 유출이 은행들의 자금 대출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금은 기업과 개인에 대한 대출 재원이기 때문이다. 

은행의 예금이 줄고 발행사를 통해 예치된 예금까지 보험 보증이 적용되지 않게 되면 금융시스템 전체의 신뢰성과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고 은행의 파산의 위험도 대두될 수 있다. 

한편, 컨설팅 회사인 페더럴 파이낸셜 애널리틱스의 카렌 페트로 대표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연준(Fed) 시스템에 접근하게 된다면, 은행의 대출 기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연준 계좌나 지급결제 시스템에 접근하게 되면 ‘사실상 은행처럼’ 작동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지니어스법은 비은행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연준 접근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연준의 판단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모든 은행이 우려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형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수익 모델을 구상 중이다.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관리, 법정화폐와의 교환 중개 등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거대 은행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월마트와 아마존 등 대형 유통기업들 역시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어, 향후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관련기사 ]
하원, 암호화폐 법안 통과…스테이블코인과 거래소 규제안.. 2025.07.17
크립토 3법, 연방하원서 이틀째 표류…’크립토 주간’.. 2025.07.16
트럼프의 ‘크립토 3법’, 하원 표결 부결로 제동 2025.07.15
미국서 가상화폐 기업들 은행업 진출 서두른다 2025.07.13
공화당, '암호화폐 주간' 선언… 친화적 법안 연이어.. 2025.07.10
미국 국채 시장, 스테이블코인이 끌어올리나 2025.06.26
미국, 주택대출 심사 때 대출자 자산에 가상화폐도 인정 2025.06.26
연방 상원, 스테이블코인 지니어스 법안 초당적 통과 2025.06.17
코인 USDC 발행사 서클 IPO 규모 확대…"기업가치.. 2025.06.02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 IPO 통해 최대 6억240.. 2025.05.28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미 은행들 스테이블코인에 긴장…예금 유출 우려 경고등 2025.07.18
미국 하원이 최근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서명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트럼프, '엡스타인에 외설그림 편지' 보도한 WSJ에 소송 제기 2025.07.18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이 20여년 전, 미성년자 성착취범이었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1953..
트럼프, 스테이블코인법 서명…"달러 기축통화 지위 공고해질것" 2025.07.18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가상화폐의 일종인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가져오는 데 필요한 규제 틀을 마련..
달러-원, 연준 이사 이달 금리인하 주장에 소폭↓…1,391.60원 마감 2025.07.18
달러-원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소폭 하락하며 1,390원에 더 가깝게 내려섰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유력 인사가 거듭 이달 금리 인하 주장..
시청률 1위인데…美CBS, 트럼프 비판 토크쇼 폐지 논란 2025.07.18
미국 CBS 방송이 심야 방송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달리는 토크쇼 폐지를 갑작스럽게 발표한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프리미엄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