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추세츠 병원들 이미 한계점… 메디케이드 삭감되면 파산 우려
보스톤글로브,
??????  2025-12-08, 20:26:01 
병원 응급실
병원 응급실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매사추세츠 병원들이 심각한 인력난과 재정난으로 이미 한계 상황에 몰린 가운데, 연방정부의 메디케이드(Medicaid) 및 오바마케어 보조금 축소가 현실화되면 일부 병원은 사실상 생존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터프츠메디컬센터(Tufts Medical) 응급의학과장 브라이언 바른월트 박사는 보스톤글로브와 인터뷰에서 “하루에도 40명 이상이 병상 대기를 하고 있다”며 “이미 응급실은 과부하 상태인데, 앞으로 응급실에 몰리는 환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1차 진료에 접근하지 못하거나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환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빅 뷰티풀 빌(Big Beautiful Bill)’ 시행과 함께 더 빠르게 응급실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는 우려다.

주정부 추산에 따르면 메디케이드와 ACA(오바마케어) 보조금 삭감으로 향후 3년간 매사추세츠는 약 35억 달러 손실을 입게 된다. 그 여파로 약 30만 명의 주민들이 건강보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스톤글로브에 따르면 이미 매사추세츠 내 22개 의료시스템 중 16곳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메디케이드 환자가 많이 몰리는 세이프티넷(safety-net) 병원은 타격이 가장 클 전망이다. 이들 병원은 보험이 없거나 보장이 충분하지 않은 환자도 반드시 치료해야 하므로, 연방 지원 축소는 곧 병원 재정 악화로 직결된다. 전문가들은 “일부 병원은 파산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보스턴 외곽 우스터에 있는 유매스메모리얼메디컬센터는 세이프티넷 병원이 맞닥뜨릴 미래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회계연도 전반기에만 8,600만 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유매스메모리얼헬스는 이미 정신건강 프로그램, 청소년 약물치료센터, 1차 진료 클리닉 2곳을 폐쇄했다.

유매스메모리얼 최고경영자 에릭 딕슨 CEO는 “앞으로 3년은 정말 끔찍할 것”이라며 “작년에 은퇴했어야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10월에는 하루 평균 100명 가까운 환자가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2027년부터 메디케이드 가입자는 6개월마다 월 80시간 이상 근로 또는 자원봉사 증명을 제출해야 한다. 이는 저소득층 중 상당수가 자격을 잃게 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또 ‘헬스커넥터(Health Connector)’를 통해 보험을 구매하는 주민들의 일부는 보조금이 사라지면서 보험료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8년부터는 주정부가 메디케이드 분담금을 조달하는 세제 프로그램에도 제한이 적용된다.

보험이 비싸지고 접근성이 떨어지면 주민들은 의료를 미루다 병세가 악화된 뒤 응급실에 몰리게 된다. 이로 인해 병원은 더 많은 무보상 진료 비용을 떠안고, 재정은 더 악화된다. 병동 폐쇄, 서비스 축소, 심지어 병원 자체 폐쇄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사추세츠병원협회 최고경영자 스티브 월시 CEO는 “지역 병원에서 진료받기 어렵다고 느낀 주민들이 보스턴의 대형 병원으로 몰리면서 대형 병원 대기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스턴메디컬센터(BMC)는 전체 환자의 40% 이상이 메디케이드 환자다. 이런 병원일수록 재정 여력이 더욱 취약하다. BMC 응급의학 전문의 엘라나 스틴슨 박사는 최근 응급실을 찾는 환자 중 만성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원의원 신디 프리드먼 상원의원은 “BMC는 ‘절대 무너지지 않을 병원’으로 여겨지지만, 만약 베이스테이트나 UMass 같은 지역 병원이 문을 닫는다면 그 충격은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세이프티넷 병원 대부분이 이미 깊은 수렁에 빠져 있다. 터프츠메디컬은 작년 -9%, 베이스테이트헬스는 -2.5%, 유매스메모리얼헬스는 -2.3%, 시그니처헬스 브락턴 병원은 -17.2%, 케임브리지헬스얼라이언스(CHA)도 -4.5%의 영업적자를 각각 기록했다.  

재정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병원들도 불안감은 같다. 에머슨헬스 크리스틴 슈스터 CEO는 “보험료 상승으로 의료를 미루는 환자가 늘면 결국 더 아픈 상태로 응급실에 오게 되고, 시스템 전체가 붕괴 위험에 놓인다”고 말했다.

보험이 없거나 보장이 부족한 환자의 치료비는 병원, 보험사, 주가 모두 분담하는 ‘헬스 세이프티넷(Health Safety Net)’에서 지원된다. 그러나 올해 이 기금은 2억9천만 달러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정부는 이미 2억3,400만 달러 긴급 지원을 투입했지만, 증가하는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슈스터 CEO는 “지불자는 줄고, 지원이 필요한 병원은 늘어나고 있다”며 “이 구조로는 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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