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만에 10억이 3천만원으로, 루나·테라 폭락 이유
가격을 달러에 고정한 테라와 루나 상호 보완
테라코인 예치시 20%로 고정 이자 지급, 이자지급돈은 어떻게 마련?
보스톤코리아  2022-05-15, 22:01:11 
(보스톤=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한국형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의 급락이 암호화폐에 커다란 파문을 던졌다. 한때 6만달러를 넘었던 비트코인마저도 3만달러 선이 무너질 정도다. 블룸버그는 “죽음의 소용돌이가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가격이 달러에 고정되도록 만들어졌다는 의미에서 스테이블 코인이라 불리던 테라와 루타의 폭락은 탈중앙화금융(Defi)이 원래의 목적대로 진행되지 않고 소비자를 현혹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미 재무부도 스테이블 코인 규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권도형 대표 등이 설립한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코인이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한국인이 만들어 ‘김치 코인’이라 불렸다. 루나의 경우 올해 초 전체 암호화폐에서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했고, 지난달 118달러까지 오르며 시가총액이 400억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루나의 자매 코인인 테라는 가격이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테더처럼 담보물을 현금이나 채권 등 유동자산으로 보유한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테라는 자체 발행한 루나와 테라의 공급량을 연동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가치를 유지해왔다.

테라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루나를 지불하고 테라를 사들이며 테라의 공급량을 줄여 1달러로 복귀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테라 가격이 1달러를 넘어서면, 루나를 사고 테라를 시장에 풀면서 가치를 떨어뜨렸다. 마치 달러와 원화를 두고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원화로 달러를 사들여 달러가치를 높이고 반대로 원화를 달러로 사들여 원화가치의 하락을 막는 것과 같은 이치다. 

스테이블 코인이 만들어진 이유는 암호화폐의 변동성의 너무 심해 제대로된 가치 지불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루나와 테라도 처음에는 담보물을 준비했으나 두개의 암호화폐로 상호 보완 가치를 유지하고 구매자들이 급격하게 늘면서 담보물의 필요성이 점차 적어졌다. 다만 큰 충격에 대비하는 준비금은 비트코인으로 보유했다.


코인 발행사인 ‘테라폼 랩스’는 테라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테라를 개당 1달러로 계산에 루나로 지급하거나 예치시 연 20%의 고정이자를 지급했다. 테라를 회사측에 팔거나 예치하는 투자자가 늘면 테라의 수량이 줄어 테라의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여러 장점으로 코인 구매자들이 급증하면서 테라와 루나의 가격은 급등했다. 이처럼 구매자가 늘 경우에는 큰 문제가 안됐다. '폰지 사기'라는 비판에도 루나 시세가 오르며 이런 알고리즘은 잘 굴러갔다. 

다만 문제는 20%의 고정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결코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이자를 하향 조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은 코인에 대한 신뢰를 허무는 첫단추가 되어 버렸다. 실제로 돈을 버는 업체가 아닌데 20% 이자지급을 위한 돈은 어디서 나올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 증시의 폭락과 매크로 경제환경의 악재에  7일(한국시간) 세계 3대 스테이블 코인으로 꼽혔던 테라의 가격이 소폭 하락하자 그 담보 역할을 하는 가상화폐 루나 가격이 10%가량 떨어졌다. 그러나 신뢰가 흔들리며 투매가 일어나자 9일부터 폭락이 시작됐다.  테라 값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자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코인 발행사인 ‘테라폼 랩스’는 테라 가치를 1달러로 유지하기 위해 6조개가 넘는 루나를 발행했으나 가격 하락만 부추겼다. 결국 지난달 5일 119달러(약 15만3000원)였던 루나 가격은 13일 오후 0.00003달러가 됐다. 가격이 99.99% 폭락한 것이다. 

1달러 가치를 유지해야 시장에서 기능할 수 있는 테라 역시 0.15달러까지 가격이 주저앉으며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다. 12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와 한국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고팍스 등이 루나를 상장폐지했다. 미국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27일부터 거래 정지에 나선다.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루나의 13일 오후 현재 가격은 0.0002달러다. 1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 UST 가격은 85% 추락한 15센트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의 원래 기능 정보를 안전하게 전달하고 보관하는 블록체인 기술과 전달 속도의 향상 등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고객확보 이자 지급, 상호교환 담보 등에 집중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금융관계자는 “현금이나 실물자산과 연동되지 않는 스테이블 코인은 사실상 사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루나와 테라의 폭락의 출발점이 20% 이자지급의 조정이라는 점은 이자지급을 조건으로 내거는 코인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듣기에 너무 좋은 것(Too good to be true)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인들도 코인거래에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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