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의 딸 워렌, 2020 대선 출마 의사 밝혀
보스톤코리아  2019-01-01, 15:40:06 

(보스톤=보스톤코리아) 한새벽 기자 = 대표적인 진보성향의 매사추세츠 연방상원인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이 2020 대선 출마를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청소부의 딸로 태어난 워렌 의원은 12월 31일 대선 출마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 69세인 워렌 의원은 비디오를 통해 로널드 레이건부터 도널드 트럼프까지 광범위한 공화당 출신의 대통령을 비판하며 미국이 극소수 억만장자들과 대기업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미국민 전체를 위해 일해야 한다. 그러나 현 정권은 부유층과 소수 관련자들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며 자신이 이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후보라고 피력했다.

워렌 의원은 아직 공식 후보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후보 발표를 위한 준비위원회를 결성해 대선 캠페인을 위한 기금모금 활동을 시작했다. 준비위원회 설립 발표는 2018년의 마지막날이었으나 대선 출마 결정은 이보다 앞선 몇 주 전에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 후 캠페인 스태프를 구성하고 켐페인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기간을 거쳐 31일에야 발표했다. 소식을 전한 캠프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프라머리 주를 방문하며 본격적인 선거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민주당 대선 경선은 역대 가장 많은 후보들이 등장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중 가장 잘 알려진 워렌 의원의 대선 행보가 시작됨에 따라 앞으로 다른 잠룡들의 도전이 우후죽순 격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민주당은 반 트럼프 정서는 확실하지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워렌 의원은 미국의 경제적 불평등과 불공정성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다. 파산법의 전문가인 워렌의 이같은 주장은 존경받던 교수에서 상원의원 중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모으는 진보의 거인으로 만든 토대다. 근로자 가정이 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으며 소수민족들은 차별로 인해 힘들고 고된 길에 직면해 있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지는 까닭이다. 

“부패가 민주주의를 죽이고 있다”는 워렌 의원은 “거대 건강보험회사들은 환자들의 생명을 살리는 의료행위의 보험 커버를 거부하고 있고, 거대 은행들이 소비자들의 돈을 앗아가고 있으며 거대 석유회사들이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는 가운데 정치인들은 다른 곳만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렌 의원은 다른 누구보다 트럼프 정권에 정면으로 맞서는 투사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의원은 트위터와 각종 연설을 통해 트럼프를 “축재가”라고 폄하하고 내각에 수정헌법 25조를 바탕으로 그를 축출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격적인 면모는 그녀에게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워렌이 트럼프와 각을 세우면서 상당부분 지지율 잠식이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처럼 미국의 희망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을 선호하는 지지층들이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전략가인 아니다 던 전 오바마 자문관은 “도널드 트럼프와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자신감과 담력은 민주당 후보에게 필수적이지만 문제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가”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정치전문가들은 워렌 의원이 아주 강력한 후보가 될 잠재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간 선거에서 워렌은 수십명의 민주당 후보들과 인연을 맺었으며 이들의 의회 입성에 큰 역할을 담당했었다. 또한 외교와 인종차별에 커다란 신뢰를 구축했다. 워렌 의원이 일찍 선거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켜 50개주에 퍼져 있는 정치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장점인 소액 기부자군단을 끌어 모으기 시작한다면 아무도 무시할 수 없는 후보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일부에서는 선거자금 동원 능력 하나만으로도 최고 경쟁 후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워렌의 소비자 금융전문가, 경제적 불평등 해소, 반 대기업주의 등은 인기 브랜드로 국민의 신뢰도를 상승시키는 역할과 함께 진정성있게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2016년 대선에서 진보단체들은 비출마를 선언한 워렌에 실망하고 힐러리 클린턴을 혐오하며 모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으로 갈아탔었다. 문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워렌 의원의 메시지가 유사해 77세의 샌더스가 2020에도 출마를 선언한다면 어떻게 차별화 시킬 수 있으며 과거 지지자들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숙제다. 

또한 흑인 등 소수민족 표를 위해서는 흑인 출신의 뉴저지 연방 상원 코리 부커(49) 의원, 흑인 출신의 캘리포니아 연방 상원인 카말라 해리스(54)와 경쟁해야 한다. 또한 최근 신성으로 떠올라 텍사스의 테드 크루즈에게 간발의 차이로 패배한 텍사스 연방하원 베토 오루크(46)도 지지도가 급상승 중이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의외의 패배를 당한 민주당 유권자들은 경선 기간을 통해 후보자들의 당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진보 성향 워렌 의원의 민주당 계 및 무소속 유권자들에 대한 확장성이 관건으로 보인다. 특히 공화당의 친기업 성향의 경제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면서도 “뼈속까지 자본주의”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녀의 확장성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편, 엘리자베스 워렌 의원의 최고 약점으로 꼽히는 것은 외견상 백인임에도 불구하고 인디언 후예라는 주장을 했다는 점이다. 특히 정치적 공세에 맞서기 위해 2018년 10월 DNA 테스트 결과를 발표한 것은 그녀의 정치적 감각에 의문을 표하게 하고 있다. 워렌의원은 자신의 DNA 테스트를 통해 혈통에 인디언의 피가 섞여 있음을 주장했지만 오히려 진보측에서는 워렌이 트럼프에게 놀아난 것이라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아니타 던 씨는 “이는 커다른 타격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워렌 의원은 자신의 소수민족 후예 주장이 하버드 교수 선발에 특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수많은 자료와 당시 임용 교수들을 통해서 명확히 했지만 이 또한 두고두고 따라 다닐 악재가 될 것으로 예견된다. 

워렌 의원은 오클라호마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으며 이 지역 억양을 보유하고 있다. 12살 때 세일즈맨이었던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워렌의 어머니는 시어스(Sears)에서 최저임금의 청소노동자로서 일하며 가정을 꾸려갔다. 

첫 대학을 중퇴했으나 파산법 전문가로 하버드 법대 교수로 임용됐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소비자재정보호청에 임용되어 소비자 기만 대출 등의 규제에 앞장섰다. 2012년 스캇 브라운 상원의원에 맞서 출마해 상원의원을 차지했다. 지난 11월 중간선거에서 재선됐다. 

hsb@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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