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람들끼리 관계가 더 중요한 단체, 보스톤 산악회
창단 13돌, 초대 회장이자 현 회장 김상호씨와의 인터뷰
보스톤코리아  2021-11-18, 18:51:50 
김상호 보스톤산악회 회장
김상호 보스톤산악회 회장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장명술 기자 = 산을 함께 타는 사람들의 단체 보스톤산악회는 올해로 13살이 됐다. 2009년 창단해 최소한 1번이라도 함께 산행을 한 후 회원으로 받아들였다. 그렇게 해서 모인 등록회원이 874명. 쌓인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다. 실제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100명에서 150여명 내외다. 보스톤 산악회 내에서 만나 결혼한 커플만도 벌써 5쌍이다. 

10년이 넘은 단체지만 팬데믹은 산사람들의 모임도 막았다. 모임이 금지되니 단체활동도 위축됐다. 2020년 3월 그룹산행 중단했다. 팬데믹은 산악회마저 잊게 했지만 산악회는 산을 잊지 않고 있었다. 올해 5월, 15개월만에 산행을 재개한 것이다. 

초대 회장이며 13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 회장직을 수행하는 김상호 회장을 11월 9일 앤도버 소재 그래스필드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미국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다 아들에게 물려주고 은퇴한 김상호 회장은 강원도 산간지역에서 보병 장교로 근무했었다. 부드러운 웃음이 매력적인 김 회장은 산이란 얘기가 나오면 눈을 반짝였다. 그의 열정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산속에서 살았던 경험이 보스톤 산악회 회장으로서 산행을 이끄는 리더의 바탕이 됐다. 독도법, 실제 겨울과 여름에 산에서 살아남는 방법, 벌레와 뱀을 피하는 방법 등 군의 야전 교본에서 배운 것들이다. 

그의 경험을 녹여낸 산악회가 징검다리가 돼서 일반인들과 산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산은 전문인들만 독점하는 곳이 아니다. 누구나 산에 오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들과 동행해줄 따뜻한 동료이자 리더로서의 역할이 함께 있어야 한다. 김 회장은 “산을 모르고 가서는 안된다는 절대적 원칙이 있다. 산속에서 길을 잃는 상황이 생기고 정상부분에서는 날씨가 급변하는 상황 등에 대한 등산지식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산에 관심있는 한인들이 언제든지 보스톤산악회를 통해 안심하고 산을 찾을 수 있게 한다. 그런 단체로서 역할을 충실히하기 위해서는 휴매니티가 필요하단다. 산악회는 결코 전문 산악인들만의 모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룹산행이 필요한 이유
김 회장에게는 두명 이상이면 그룹이다. 보스톤 산악회는 다른 산악회와 달리 그룹산행을 한다. 산에는 차선도 없고 신호등도 없다. 트레일에 익숙하지 않으면 길을 잃기 쉽다. 심지어 베테랑 산악인들도 산에서 좌초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 김 회장은 “앞에 누가 있고 뒤에 누가 있는지 모르면 사고의 원인이 된다. 산에서 길을 잃어버리면 당황하게 되고 방향을 몰라 헤매다 기진맥진 해지기 쉽다”고 말한다. 보스톤 산악회만의 차별화로 산행 경험과 능력에 따라 A,B,C조로 나눈다. A조는 전문 수준이고, B조는 산행 경험이 있는 회원, C조는 산행이 쉽지 않는 그룹으로 나눠 자기 산행속도를 유지하고 당일 신체의 컨디션에 따라 조를 바꿔 산행을 한다. 각 조장은 워키토키를 통해 항상 인원을 확인하고 산행을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한다. 

김회장은 “산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산악회원들은 사회적 명칭을 버리고 닉네임을 선택해 부른다. 자연은 본연의 모습으로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을 오르는 과정이 행복 
산악회는 10여년 250여차례 산행을 해왔고 매년 1-2회 타주 원정산행도 했다. 그럼에도 산악회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단이지만 사람들끼리 좋은 그룹을 만들어가는 것이 근간이다. 

정상을 앞에 두고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면 다음을 기약하고 정상이 허락하는 한 다시 한번 밟아볼 수도 있다. 보스톤 산악회는 다시 도전하고 산에 오를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정상이란 목표를 달성하는 쾌감도 있지만 정상에 도전하는 과정이 훨씬 더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고 그게 더 행복이라는 사람도 많다. 

산악회에 참가를 원하는 사람들은 다음(Daum)에 카페에 들어가서 이메일도 있고 전화번호로 신청할 수 있다. 이곳에 다음 산행에 대한 공지가 되어 있다. 본인이 편할 때 연락하면 된다. 

보스톤 산악회의 미래 
보스톤산악회는 10여년 동안 저변을 확대해 놓았으니 이제 사회적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싶다는 것이 김 회장의 생각이다.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은 것이 산행의 범용화다. 3-4일 기본코스 지식교육을 실시하고 실습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산악인을 길러내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단다. 

김회장은 “첫번째, 세번째 토요일만 산행을 하고 있다. 보스톤 인근에 좋은 트레일이 많다. 2주, 4주차에는 낮은 산과 체력이 저하되어 있는 분들에게도 초보자 그룹을 위한 산행을 보스톤 인근의 블루힐 등 트레일에서 시행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2세들에게 소액이라도 장학금을 지급하고자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행은 체력 뿐만 아니라 정신단련 
김 회장은 산에 대해서 묻자 첫마디가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을 단련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등산은 속도나 체력이 아니라 인내라는 것이다. 참고 인내하지 않으면 정상에 도달할수도 없고 하산할 수도 없다. 

한 프로그램에서 의사들은 “등산이 평지를 걷는 것과 다르다. 경사길을 올라가면서 모든 근육을 사용하며 뇌가 명령하는 데로 움직인다. 뇌가 주는 명령을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뇌를 늙지 않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정신과 인내를 단련하는 곳이 바로 산악회다.
 
인생은 편도여행이다. 빠르게 가든 천천히 가든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며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을 꾹꾹 눌러 담아가야 하는 이유다. 산을 이야기하면 눈 빛이 반짝이는 사람들은 이미 그것을 알고 있는 듯하다. 뇌의 젊음도 담고, 인내도 챙겨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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