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같은 시원한 웃음 코드 미국에서도 통했다! 영화 극한 직업
보스톤코리아  2019-02-28, 20:18:17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송민정 기자 = 한국 영화 극한 직업이 지난 25일 기준 북미 박스 오피스 120만 달러(한화 13억 4천만원)를 돌파했다. 역대 북미 상영 한국 영화 흥행 9위로, 한국에서는 천사백만 관객을 동원한데 이어 계속되는 쾌거를 기록하고 있다. 이토록 극한 직업이 흥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에 대한 궁금함과 함께 보스톤에서 한국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렘을 안고, Fenway의 Regal cinema에서 저녁 표를 예매, 극한 직업을 관람했다. 

어찌 보면 새로울 것 없는, 다소 식상한 듯한 내용인데, 일단 시작부터 중간 중간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나 또한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기가 어려웠으니, 이 영화의 사람들이 긴장을 쉽게 풀고 웃게 만드는 웃음 코드를 알고 있었다. 한 마디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웰 메이드 코믹 영화 임에는 분명 했다.  

그럼, 이렇게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먼저 나는 이병헌 감독의 완벽한 캐스팅을 꼽고 싶다. 믿고 보는 배우 류승룡, 진선규, 신하균, 오정세, 이동희 등 명 배우들의 탄탄하고 개성 넘치는 연기와 미스코리아 이미지를 완벽히 깨버린 이하늬의  코믹 연기, 동네 아줌마 신신애의 감초 연기까지 누구 하나 빠질 것 없는 완벽한 캐릭터의 존재감이 폭발적인 폭소 케미를 완성해 냈다.  

배우들의 연기를 뽑아낸 이병헌 감독에 호기심이 옮겨진다. ‘힘내세요, 병헌씨’ 부터 ‘스물’ 을 연출한 감독으로, 2008년 ‘과속 스캔들’의 각색가로 데뷔했다. 코미디 영화를 주로 만드는 감독으로, 어설픈 신파극을 배제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채워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극한 직업이 바로 그 성공의 예로, 이 훈훈한 외모로도 유명한 젊은 감독은 극한 직업으로 역대 천만 영화 감독 중 최연소 기록을 보유하게 되었다.

거기에 점수를 많이 주고 싶은 것은 웃픈 현실을 풍자하는 말, 말, 말이다.  극한 직업의 시나리오를 쓴 배세영 작가는 ‘완벽한 타인’의 작가로도 유명하다.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2007)’를 시작으로 주로 코미디와 드라마 장르의 각본과 각색을 해온 코미디 장르의 13년차 베테랑 작가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고 반장의 명 대사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는 배세영 작가에게서 탄생했다. 마약 조직 두목 이무배와 격투를 벌이는 중 고 반장의 대사 “우리 같은 소상공인들, 다 목숨 걸고 일하는 사람들이야.” 그 외에도 대한 민국에 산재해 있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에 대한 풍자가 더해진, 의미 있고 재미난 대사들이 관객들을 웃음으로 흔들어 놓는다. 위트 넘치는 대사들 속에 의미가  담겨져 있어서일까, 그래서 영화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감독의 고뇌와 의미있는 메시지, 작가의 매력적인 말 맛을 살린 대사, 배우들의 열연이 함께 어우러져 속 시원한 흥행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영화를 보고 돌아 오는 길, 방탄 소년단의 RM이 유엔 연설을 통해 “What is your name? Speak yourself.” 라고 던진 화두에 전 세계 팬들이 열렬히 반응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렇게 우리의 한국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나 웃음 코드를 통해 한국과 세계가 같은 공감대 안에서 서로 소통하고 반응하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건 나만의 생각일까?

여하간 한산한 월요일 저녁 보스톤 시내의 영화관에서 한국 영화를 즐기니 마치 한국에 있는 듯한 편안한 착각이 들었다. 한국 영화를 미국 영화관에서 보니 그야말로 요즘 아이들 표현으로 꿀잼(매우 재밌다는 표현)이다. 부디 그 꿀잼을 자주 자주 누릴 수 있도록 한국 영화가 미국 땅에 많이 들어와서 홈런을 날리는 쾌거를 누리기를!

jinjusong@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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