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메 보스톤, 왜 미국팬들은 열광하나
다양한 참가자들 아니메 보스톤에 열광하는 이유 밝혀
아니메 통해 일본 문화 수출, 한류 상품은 팔 것이 없다?
보스톤코리아  2017-04-10, 13:57:42 
평소 조용하고 내성적이라고 밝힌 유미 양은 코스튬 플레이를 하면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조용하고 내성적이라고 밝힌 유미 양은 코스튬 플레이를 하면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김시훈 기자 =  일본 애니메이션(아니메) 축제인 ‘아니메 보스톤 2017’이 올해도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보스톤 뿐만 아니라 멀게는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역에서 모인 팬들은 아니메 보스톤 축제를 만끽했다.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사흘간 하인즈 컨벤션 센터와 쉐라톤 호텔에서 진행된 올해 이벤트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코스튬과 아니메 주제가를 비롯한 각종 경연 대회, 애니메이션 상영, 잡화 및 피규어 판매, 콘서트 등 총 500여개의 이벤트로 구성되었다. 

 올해 이벤트에 대한 공식자료는 아직 발표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벤트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2015년과 2016년 행사에는 각각 약 2만 7천여 명이 입장한 가운데 작년 행사에서는 조기 등록자 2만여 명 돌파, 총 프로그램 규모 400시간 최초 초과(영화 상영분 제외) 등의 여러 가지의 최초 기록이 쏟아지기도 했다. 

아니메 보스톤에 이처럼 미국 팬들이 열광적으로 반응하고 미국 사회의 하나의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그 저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이날 아니메 보스톤에 참가한 각 분야의 사람을 만나 그 이유를 들어보았다.

<참가자들의 말말말>
- 아니메는 제 2의 삶이에요 : 코스튬 플레이어 유미 양
올해로 두 번째 아니메 보스톤에 참가한 유미(15) 양은 “아니메 보스톤으로 인해 또 다른 자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유미 양은 집과 학교에서는 여느 또래와 같은 평범한 학생이다. 하지만 유미 양은 코스튬 플레이를 할 때만큼은 인기 아이돌이 부럽지 않다. 

유미 양은 올해 행사를 위해 일본의 가상 아이돌 프로젝트인 ‘러브 라이브’의 캐릭터 ‘미나미 코토리’의 의상 3벌을 준비했다. “특별히 학교에서 인기가 있다거나 하진 않아요” 라고 말한 유미 양이었지만, 행사장을 걸을 때 마다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그는 학업 관계로 1년에 많은 활동을 하지 못하지만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2천 명이 넘는 팬을 거느리고 있다. 

실제 자신은 조용하고 내성적이라고 말한 유미 양은 코스튬 플레이를 하면서 덕분에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에서 유미 양이 소속된 코스튬 동호회 멤버들은 러브 라이브 그룹의 멤버 전체를 완성시켰다. “서로 다른 곳에 살고 있지만 인터넷으로 틈틈이 연락하면서 코스튬에 필요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서로 물건 교환도 하며 친목을 다요.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같은 취미를 가진 친구라 그런지 학교 친구들보다 더 친하고 유대감도 느껴져요”

 유미 양은 보스톤에서 차로 1시간 걸리는 외곽지역에 살고 있고, 아직 고등학생이라 보스톤까지 오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어렵게 온 아니메 보스톤이 굉장히 즐거워서 비슷한 이벤트에 더 많이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니메를 접하면서 일본에 대한 관심도 많이 생겼다. 언젠가 돈과 시간의 여유가 되면 아니메 팬들의 성지라 불리는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에 있는 메이드 카페에 가보는 것이 그의 소원이다. 그의 다음 이벤트 참가는 이번 달 말 보스톤 커먼에서 열리는 “일본 페스티벌”이다.

사진작가로 참여한 그레그 씨는 미국인들이 일본 문화에 더 친숙한 이유가 어려서부터 아니메를 통해 접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진작가로 참여한 그레그 씨는 미국인들이 일본 문화에 더 친숙한 이유가 어려서부터 아니메를 통해 접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 코스튬 플레이어는 최고의 모델이죠 : 사진작가 그레그 씨 
 사진작가 그레그 씨는 올해 아니메 보스톤에 카메라 스탭으로 참여했다. 코스튬 경연대회 참가자들의 사진을 연신 찍고 있던 그의 얼굴에는 미소와 함께 끊임없는 손동작과 추임새로 긴장하고 있는 모델들을 격려했다.

 20여 년간 사진작가의 일을 해 온 그레그 씨는 코스튬 플레이어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코스튬 플레이어는 최고의 모델입니다. 그중엔 전문 모델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는 일반인이에요. 하지만 열정과 창의성은 프로 못지않죠. 그들은 최고의 모델입니다.”

 그레그 씨는 많은 미국인들이 일본에 친숙함을 느끼고 다른 아시아 국가의 문화보다 열광하는 이유를 아니메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같은 세대는 뽀빠이나 디즈니를 보고 자랐죠. 요즘 세대는 달라요. 포켓몬스터나 세일러 문, 원피스처럼 일본 문화를 아니메를 통해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라잖아요. 거부감이 없죠. 어렸을 때부터 만들어진 환상이 일본 문화에 대한 친숙함과 동경으로 오지 않았을까요?”

 그는 한류 산업의 성장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에서의 한류 팬들은 일본 아니메를 통해 아시아 문화에 거부감이 없어진 친구들이 인터넷에서 일본 문화를 검색하다가 흘러들어가는 경우도 많아요. 한국 문화와 일본 문화는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문화지만, 미국인들은 그 차이를 느끼기 힘들어요. 한국이 자신만의 문화와 콘텐츠를 만들어서 성장시키려면 일본 아니메 산업처럼 다양한 접근이 필요해요”

조지아 주에서 아니메 관련 상품 판매업을 하고 있는 미스터 박 씨는 “한국 물건을 팔고 싶어도 팔만한 것이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지아 주에서 아니메 관련 상품 판매업을 하고 있는 미스터 박 씨는 “한국 물건을 팔고 싶어도 팔만한 것이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 한류 상품이요? 팔 수 있는 물건이 없어요! : 아니메 상품판매업자 미스터 박
올해 아니메 시장에 딜러로서 처음 참가한 미스터 박은 한류 관련 상품을 팔고 싶어도 팔 물건이 없다며 불평했다. 조지아 주에서 온오프라인 아니메 상품 판매업을 하고 있는 미스터 박은 한류 산업에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여 년간 아니메 관련 상품을 팔아온 박 씨는 일본 아니메 관련 상품과 한류 관련 상품의 양과 질이 천지차이라고 말했다. “일본 상품을 구하려고 주로 도쿄의 아키하바라에 가요. 아니메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니 만큼 없는게 없죠. 상품들도 일본생산품이거나 기획사가 직접 관리하는 물건들이라 상품의 질이 상당해요. 한국물건은요, 한국에서 물건을 가져 오려고 해도 종류도 별로 없을 뿐더러 대부분이 중국이나 태국에서 만들어진 저질 카피 제품이에요. 아무리 한류가 인기라도 판매자도 팔고 싶지 않을 정도인데 사람들이 사겠어요? 그나마 들어오는 질 좋은 한류 상품은 다 일본 기획사들이 만든거에요.” 

 박 씨는 이처럼 일본과 한국의 문화 콘텐츠의 차이에 대해 호응과 지원의 차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에서 일본 관련 이벤트가 열리면 일본 사람들은 외국인 친구 손 붙잡고 어떻게든 일본을 알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죠. 반대로 한국 행사에는 외국 사람은커녕 한국 사람도 잘 없어요. 자기나라 사람들도 관심 없는데 외국인에게 관심 가져달라고 하면 외국인들이 관심을 갖겠어요? 행사가 열리면 정부 지원이나 스폰서도 와야 진행이 되는데 한국 행사는 그런 것도 잘 없구요. 자동차 한 대보다 이런 문화 상품이 훨씬 부가가치가 높은데 안타깝죠.”

그러면서 박 씨는 다시 한 번 강조하며 말했다. “저도 한국인으로서 한국 문화를 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요. 하지만 팔 물건이 없어요.” 

itshunne@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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