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변호사 "찰스강변에서 나눈 아름다운 이야기"
보스톤코리아  2010-05-10, 15:52:17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장명술 기자 = 하버드 케네디 스쿨 강연을 위해 보스톤을 찾은 박원순 변호사는 4일 저녁 도착, 다음날 오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비행기 연착으로 늦어진 강연은 10시 40분이 돼서야 끝났음에도 이어진 뒤풀이에서 새벽 1시 반까지 학생들과 함께했다.

5일 유난히 날씨가 좋은 오전 11시 30분 찰스강변에서 산책하고 있던 박원순 변호사를 만났다. 92년 하버드 법대에서 1년 공부했던 박 변호사는 고향같은 느낌이 있다고 보스톤을 표현했다.

5월의 찰스 강변은 눈부시게 푸르렀다. 맑은 햇살과 강바람이 흙 냄새와 어울려 그야말로 편안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구하고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 등 창조적인 사회기업을 만들었던 박원순 변호사의 지금 명함엔 ‘소셜 디자이너’라고 찍혀있다. 사회를 바꾸는 것이 목적인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제 하버드 강연에서 ‘손해 좀 보고 살아라, 많은 것을 버리면 큰 것을 얻는다’ 라고 말한 것을 비롯 강연 곳곳에서 내용이 성공개념을 바꾸어라는 말로 들렸다. 그렇다면 박원순 변호사가 보는 성공의 비전은 무엇인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다. 남이 규정해서 남이 정해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닌 자기가 주관적으로 자기 맘껏 하고 그곳에서 보람을 찾는 것이다. 과거에는 부모님이 어느 학교 가라, 어느 학과 가라 하고 정해주었다. 물론 그것을 자신의 일로 받아 들이는 사람도 있지만 할 수 없이 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해도 짧은 세상이다. 자기가 늘 부족함이나 아쉬움을 느끼면서 사는 것은 아무리 객관적으로 높은 직위에 올라가고 해도 진정한 성공은 아니다. 성공이 객관적으로 정해진 루트나 목적이 있지 않다. 청소부도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나중에 돌아 가셨을 때 많은 사람이 와서 흠모하고 이런 것이 성공이라고 본다.

대부분 하고 싶은 일이란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적인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버드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이러한 성공의 모델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성공을 추구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하버드 나온 사람은 이래야 된다 이런 것은 없다. 다만 여기서 좋은 경험, 지식을 쌓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더 좋은 새로운 마을을 만들라는 것이다.
로컬과 글로벌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 지구적인 이슈들이 아주 떨어진 마을에 영향을 미치고 또 마을에서 성공이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친다. Think Globaly, Act Locally 라는 말이 있다.
사람이 지식인이 되는 것은 자기만 잘먹고 잘 살자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책임이 있어야 한다.

강연중에 한국이 절망투성이라고 말했는데 한국이 문제점이 있다면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두가지를 지적해 달라.
한국 지도층의 비전에 문제가 있다. 우리가 서양을 따라가는데 과연 그들의 문화나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따라가느냐 하는 것이다. (찰스강을 가리키며) 한강은 이렇지 않다. 자연적이지 못하고 콘크리트와 인공적인 것이 너무 많다. ­그런 정치인 지도층을 갖는 것은 국민들의 수준과 연결되어 있다. 국민들이 황금 만능주의와 돈이 모든 것인 것처럼 사는 한 나라에 품격이 생기기는 힘들다.
경제도 한 사회가 골고루 다양성을 갖고 발전해 가야 한다. 의자를 디자인해도 인체공학, 심미적 인성, 인문학 적 배경이 모두 요구된다.
표피적인 것을 따라 하는 것이 과거였다. 이것이 6-70년대 산업화의 배경이었다. 그러나 전자 ,반도체만 언제까지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성공한 제조업은 앞으로 베트남, 브라질, 인도 이런 나라가 따라올 것이다. 문화와 예술의 힘이 있어야 고도화 될 수 있다. 총제적인 균형 성장이 있어야 한다.

과거에는 정치와 거리를 둔다고 했으나 어제 강연에서는 커피파티 이야기도 하면서 출마할 의사가 있다고 했는데.
내가 나간다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제도권정치는 안했지만 한국사회 정치에 깊숙히 개입해 왔다. 시민사회가 정치와 분리될 수 없다. 오히려 정치과정에 깊숙히 개입하고 영향을 미치고 그럼으로써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 시민운동이다. 참여연대를 할 때는 깊숙히 개입했었는데 아름다운 재단, 아름다운 가게 하면서 좀 멀어졌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회전체가 후퇴하고 있으니까 발언하거나 최소한 참여를 안할 수 없게 됐다.

방송인 김제동 씨, 손석희 씨, 등이 하차했고, 또 박변호사 본인은 명예훼손으로 고발 당했다. 어찌 된 일인가?
임기가 있으니까 얼마 안되면 끝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의 존재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우리 사회가 이런 정부도 만나봐야 정말 시민들이나 지식인들이 좋은 정부가 어떻게 가야 하는 지 판단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일을 할 때 뭔가 남들과는 다르게 하려 한다. 왜냐하면 남들이 잘하고 있는 것은 내가 굳이 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남들이 잘 못하고 있거나, 안 하고 있거나, 무시하고 있는 것, 이런 것을 찾아서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 변화나 이점을 가져오는 것을 찾아내서 한다.
차별성이 중요하다. 다르게 생각한다. 이런데 오면 어떻게 이렇게 만들었을까? 의문을 갖는다. 왜 우리하고 다르지 하는 생각이 습관이 되어 있다.

본인이 직접 가져가는 연봉이 얼마나 되는가 ?
사실 적지 않다. 내가 포스코 사외 이사도 했고, 풀무원 사외 이사도 했다. 강연 가면 보통 100만원에서 몇 백만원까지 받는다. 재벌 수준은 아니지만 일반 직장인보다는 훨씬 많이 번다. 하지만 판공비가 없으니까 내가 밥도 사야하고 그렇다. 사외 이사 비용은 아름다운 기금 (경조사 때 돈을 빌려주는 공제조합 같은 기금이다)에 전액 기부했다.

아름다운 재단 지부가 만들어지길 원한다고 했는데.
보스톤에서도 일년에 한 번 정도 디너 파티 같은 것을 해서 기금을 만들어 이 지역에 쓰면 된다. 북가주와 뉴욕에 아름다운 재단이 있지만 한 푼도 한국에 가져갈 생각이 없다. 이 지역 사회에 쓰라고 권장한다.
돈은 한국 사람에게서 모으더라도 쓰는 것은 지역사회 여러 구성원들에게 쓰면 좋겠다. 남미계열 분들은 한국 경제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사람들을 위한 장학금을 만들어도 좋다.작은 돈이라도 나누는 것은 동포사회를 통합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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