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커 서문탁 보스톤에서 세계를 꿈꾸다
보스톤코리아  2011-11-07, 15:36:43 
(보스톤 = 보스톤 코리아) 김가영 기자 = 한 소절만 들려와도 금새 곡 전체가 떠오르는 노래들이 있다.‘기억해줘, 널 사랑한 ~’의 내지르는 도입부로 기억되는 록 발라드, ‘사랑, 결코 시들지 않는’ 역시 그 중 하나. 이 곡의 주인공은 이름마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당대 최고의 여성 록커, 서문탁이다.

그런 그녀가 지금 보스톤에 와있다.‘노래만 할 줄 알았지, 배워본 적은 없었던’ 것이 아쉬웠던 차 버클리 음악 대학의 ‘국제 오디션’에 합격해 4년 장학생으로 오게 된 것도 벌써 1년 10개월 . 전공은 ‘뮤직 프로덕션 & 엔지니어링’, 이론을 알지 못해 자신의 음반 작업과 공연을 준비하면서도 ‘주’보단 ‘객’이 되는 것을 보고 선택하게 된 진로다.

그녀를 만난 건 할로윈 데이였던 월요일 오후, 교내 콘서트 리허설에 시험 기간까지 겹쳐 코스튬 준비는 커녕 전 날에도 새벽 3시가 되어서야 겨우 잠들었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

이어 서문탁 씨는 “ ‘싱어스 쇼케이스’ 라고, 학교의 보컬부에서 주최하는 가장 큰 쇼 중 하나다. 교내 전체에서 오디션을 통해 뽑힌 9명 안에 들어 공연을 하게 됐다.” 겸손하게 말을 꺼낸다. 사실 버클리 내 그녀의 공연은 이번이 세번째, 무대를 단숨에 휘어잡았다는 평판이 이미 교내에 자자하다. 공연 날짜는 12월 1일, ‘버클리 퍼포먼스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하면, 누구든 관람이 가능하다는 것이 그녀의 귀띔이다.

케이팝, 버클리 내에서도 이미 유명세
공부 외에도 그녀가 보스톤행에 기대한 건 음악적 네트워크였다. 딱히 누군가를 정해두고, 알고 지내야 겠다 마음 먹은 건 아니였다고. 그저 열심히 하다보면 기회가 생기겠지, 생각했고, 그 후 교내 콘서트 오디션을 통해 ‘아메리칸 아이돌’의 보컬 코치도 알게 됐다. 시민권이 없고, 나이 제한에도 걸려 쇼 오디션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도 출연이 좌절되긴 했지만 그 이후 그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고 있는 것 만으로 행운이라 여기는 그녀다.

그녀가 전한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은 버클리 내에서도 이미 자자한 케이팝의 활약상이다. 케이팝을 너무 좋아해 휴학 후 한국으로의 인턴십을 준비 중이라거나, 미국인임에도 교내에 한국 클럽인 케이넷을 만든다던가 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 지난 10월 25일엔 로저 브라운 총장까지 한국을 방문해 케이팝의 중요성을 알렸다고.

데뷔 12년차, 머무르기엔 아직 일러
1999년, 21살의 나이로 무작정 노래하는 게 좋아 시작하게 된 가수. 회사가 하란 대로 이름도 이수진에서 서문탁으로 바꾸고, 머리까지 노랗게 염색해 가며 촌스러울만치 강한 락커의 이미지를 쌓아 나갔다. 그래도 그녀는 후회한 적 없다고 말한다. “내가 주도권을 잡을 수 없는 일에 집착해 스트레스 받는 성격이 아니다. 지금은 결코 부를 수 없는 감정들을 노래했던 시기였다. 물론 그 덕에 대학까지 10년만에 졸업하긴 했지만”하며 웃었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출신으로 이번 유학 또한 처음이 아니다. 데뷔 후 3년이 지나 훌쩍 일본으로 떠났던 것. 결국 그게 인연이 돼 일본에서 뮤지컬 ‘헤드윅’의 주연을 따내기도 했다. “가수로서의 전성기를 누리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곳으로 와 고생이 많았다. 그래도 기숙사에 살면서 라면집 아르바이트까지, 최대한 다른 유학생들과 비슷하게 살아보려 노력했다. 방황이 짙었던 시기였다. 서문탁과 이수진 사이의 균형을 잡는 법을 몰라 극단적이 된거다. 그래도 그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 더 힘들지 않았겠는가.” 그녀가 털어놨다.

올해로 데뷔한 지 12년이 됐지만, 이제서야 시작이라고도 했다. “죽을 때까지 공연하며 살고 싶은 데, 한국에선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버클리를 발판 삼아 무대를 전 세계로 늘려야 겠다 생각했다. 그게 내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조급하게 맘 먹을 생각은 안한다. 5,60이 되어서 이룬대도 성공은 성공이니까.” 당찬 그녀의 마지막 대답이다.

gykim@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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