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조 진실화해위원장 인권선진국 홍보 하버드 강연
보스톤코리아  2010-10-04, 14:01:06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김현천 기자 =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 이영조 위원장이 보스톤을 방문, 지난 28일 화요일 오후 하버드 대학에서 강연을 했다.

하버드 한국학회의 김구 포럼 초청으로 강단에 선 이 위원장은 진실화해위의 구성에서부터 한국현대사를 대략 소개한 후 진실화해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소개했고, 진실화해위의 출범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진실 규명에 대한 신청 사건이 얼마만큼 처리 됐는지, 유해는 어느정도 발굴하여 안장했는지 등에 대해 짚어주었다.

또한 진실을 밝힌 후 화해를 위해 국가에 권고한 사항은 어떤 것이었으며 그 처리는 어느 정도 진행 됐는지, 또 활동 종료 후 후속 조치는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알렸다.

강연장에 참석한 청중들은 이 위원장의 강연이 끝난 후 심도 깊은 질문을 통해 진실화해위의 활동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진실화해위는 지난 5년 간 왜곡 되고 은폐 된 과거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민원으로 접수 된 항일독립운동 희생 사건,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 부당한 공권력에 의한 중대한 인권 침해사건 등을 다루었다. 결과 1만 건 이상 진실을 규명했으며, 피해자의 명예와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사과, 위령제, 재심 등 국가가 취할 조치를 권고해 왔다.

한편 이 위원장은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에 문서화 돼 있는 표준 기준은 있지 않다는 점을 말했다. 각 위원들이 협의를 통해 진실 여부를 정하며 대부분 합의를 이룬다고 했다. 몇몇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는 사건들만 투표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말했다.

규명 결과는 법적 효력은 없지만 재심 신청을 통해 거의 무죄 판결을 받는 근거가 된다는 점을 들며 이런 법원의 전폭적인 수용 때문에 염려가 되는 점도 없지 않아 있다는 내심을 비추었다.

또한 올 12월 안에 위원회 활동을 정리한 종합보고서를 편찬할 예정이며 얼마전 논란이 되었던 영문책자인 Truth and Reconcilation도 재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영조 진실화해위원장 인터뷰

보스톤코리아는 지난 28일 화요일 오전 10시 이영조 진실화해위원장과 더블트리 슈이트 호텔 로비에서 만나 진실화해위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

이번 미국을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
과거사와 관련해서는 우리만큼 세계적으로 정리가 (국내에선 불만을 가진 사람들도 있지만) 잘 된 데가 없다. 국제적으로 이런 점을 홍보하러 왔다. 진실화해위라고 하면 남아프리카에만 있는 줄 아는데, 사실 한국에서 더 철저하게 많은 작업을 했다. 우리는 100년 과거사를 거슬러 올라가서 과거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 새뮤얼 헌팅턴 교수 지도하에 박사학위를 받은 것으로 아는데 보스톤을 재방문한 감회는 어떤가?
잠시 한국에 갔다 다시 온 듯하다. 이곳에서 8년간 생활했기 때문에 이질감이 없다­.

5년간의 활동을 마치고 종료하는 소감은 어떤가?
쉽지 않은 일이고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열정을 지닌 조사관들 덕분에 11,000여건 신청 사건을 처리한 것이 기쁘다. 또한 우리가 선진국의 일부 리그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번 거쳐가야 할 작업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21세기 국제무대에서 외교를 펼 때 굉장히 중요한 자산이 될 거라고 본다 21세기 외교는 환경, 인권 등의 소프트한 이슈들이 중요한 의제로 부각 될 것 같다.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논란이 있었지만 우리가 인권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것을 보일 수 있게 됐다고 본다.

한국의 보수 언론과 진보 언론은 진실화해위의 역할에 대해 상반된 보도를 하는 경향이 있다. 진실화해위 조사활동의 진정한 역할과 역사적 의미를 이야기 해달라.
진실이라는 게 사실은 그렇게 간단히 규명 되기는 어렵다. 실제로 보면 대부분의 사건들은 위원들이 논의 과정 중 합의점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사건들은 투표를 한다. 그런 경우에는 우리가 진실 규명을 했든 불능으로 결정했든 문제를 삼을 수 있는 사람들은 있을 거다.

그래서 진실 규명이란 자체를 강조하게 되면 아주 큰 의미가 부여 될 거고, 폄하하려는 쪽에서 보면 완전히 합의 된 게 아니라는 것을 강조할 거다.
진실화해위의 진정한 역할이란 과거에 밝혀 지지 않았던 왜곡 된 것을 바로 잡는 기능이라고 본다. 그리고 어떤 것들은 우리가 과거 냉전시대에 제대로 밝히기가 어려웠던 부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을 밝히는 거다. 과거에 은폐되었거나 왜곡 되었던 역사적 사실들을 우리가 규명하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기관이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면 공식적인 역사에 그런 사실들이 담길 것이므로 어떻게 보면 한발로 서 있던 역사가 두발로 서게 됐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실화해위의 활동이 정말 한국사회에 필요한 것이었으며 가치가 있는 것이었는지 객관적인 입장에서 진솔하게 밝혀달라.
거기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아까도 말했듯이 과거에 끔찍한 인권침해들이 있었다고 본다면 밝히고 지나가야 한다. 위원회가 생기기 전에 단일 사건, 즉 거창사건이라든가 광주민주화운동이라든가 4.3 사건에 대해서는 이미 만들어 진 진실규명위원회가 있다 . 우리 위원회는 그런 개별 위원회에서 다루지 않은 많은 사건들을 다룬 것이다, 이런 작업은 우리가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그만큼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논란이 있긴 하지만 끝까지 해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고 입지 축소 등 활동에 대해 많은 말들 있지만 인원이나 예산 손대지 않았다.

진실화해위가 처리한 사건 중 약 90%가 6.25 전쟁 때 발생한 민간인 학살과 관련된 사건이었다고 발표됐다. 빨치산에 의한 피해자보다 국군과 미군에게 받은 피해신고가 훨씬 많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얼마만큼의 비율이었는지 알려달라.
양쪽 다 합해서 90%다. 신청건이 더 많은 것이지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위원회에 신청 된 건은 군경에 의한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군경 피해자들은 그동안 드러내놓고 말할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이라 그런 것 같다. 나는 그렇게 보지만 어차피 다 추측에 의한 것이다. 인민군이나 좌익에 의한 피살자가 정부통계 15만 4000건으로 돼 있는데, 아마 그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추후 진실화해위의 조사 결과는 각종 역사책에도 반영되는가?
지금도 지역 역사책이나 공관사에 포함시키려고 공고하고 있다. 종합보고서 낼 때 당연히 정부 기관에서 공인을 했으면 포함이 돼야겠다. 내가 위원회를 대변해서 무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위원들도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포함되리라고 생각한다.

진실화해위의 영문책자인 Truth and Reconcilation의 배포 중단을 두고 고소 당했다는 보도 내용이 있다. 이 위원장님은 문법, 구문상의 오류, 어색한 부분 등을 지적했다는데, 한편 배포 금지에 대한 비판도 있다. 영문판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위원회 홍보책자는 위원장이 바뀌면 최소한 위원장 부분이라도 바꾸어서 새로 낸다. 내용도1년 이상 됐기 때문에 업데이트 문제도 있고 해서 일시적으로 배포중지를 한 게 말썽이 난 거다.

위원회가 6월 말까지 조사를 마치는 데 집중해 있었고, 12월 말까지 보고서를 내야 하니까 얼마 기간이 남지 않았는데, 영문판을 따로 낼 것인지, 종합 보고서의 요약판을 영문으로 낼 것인지 문제를 두고 판단하는 중이었다. 예산도 충분치 않아 그러고 있었는데 사건을 먼저 터뜨렸다.
영문으로 낼 거다. 국제적으로 알려야 하니까. 다니면서 강연도 하는데 왜 그걸 안하겠는가.

­hckim6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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