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격투기 챔피언을 만나다
보스톤코리아  2010-09-06, 15:32:03 
한국과 한국팬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벤슨 헨더슨이 하인즈컨벤션 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과 한국팬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벤슨 헨더슨이 하인즈컨벤션 센터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 보스톤 = 보스톤코리아 ) 최선희 기자, 곽일범 = 벤슨 헨더슨. 이사람 이름이 생소할 수도 있겠다. 벤 헨더슨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있는 그는 어머니가 한국인인 한국계 종합 격투기(Mixed Martial Arts)선수로 요즘 매우 빠른 속도로 부상중이다.

한 때는 여느 뒷마당 같은 곳에서 이뤄지는 인간 닭싸움으로밖에 인식되지 않았던 종합 격투기는 최근 인기가 높은 스포츠 중의 하나로 급성장했다. 특유의 유연함과 화끈한 공격으로 잘 알려진 벤은 26세의 나이에 벌써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 쥐었으며 세계 10위의 랭킹을 가지고 있다.

어머니와의 사이가 각별한 만큼 한국과 한국팬에 대한 애정도 특별하다. 점점 늘어가는 한국팬들이 손수 써서 보내주는 편지에 감동하여 팬들이 보내는 사진 뒷장에 사인을 하여 꼭 돌려보낸다고 한다.

보스톤에서는 처음으로 열려 관심이 쏠렸던 얼티밋 파이팅 챔피언십(UFC)의 병행 프로그램, UFC Fan Expo에 참가하기 위해 이 지역에 머무르고 있는 그를 만나볼 수 있는 행운을 갖게 되었다. 격투기 선수라는 공격적인 직업에도 불구하고 직접 만나본 그는 여느 사람보다도 친근하고 편안했다. 다음은 핸더슨과의 일문일답이다.

자신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이름은 벤슨 헨더슨(Benson Henderson), WEC 경량급 챔피언이다. 어메리칸 드림을 가지고 있는 보통사람이다.

격투기를 하게 된 이유는?
형과 나는 어릴때부터 태권도를 배웠다. 고등학교때 레슬링을 시작해서 시니어 때는 주에서 2등을 하기도 했다. 네브라스카에 있는 대학에 레슬링으로 장학금을 받고 들어가 1학년 때 5승 14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주니어, 시니어에선 두번이나 올 어메리칸 선수로 뽑힐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졸업했다. 졸업후 Mixed Martial Arts에 입문했다. 브라질리안 주짓수(Jiu Jistsu)와 타이복싱에서도 트레이닝을 받았다.

본인의 스타일이 있다면?
오래한 것이 레슬링이니 레슬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브라질에 가서 주짓수 경기를, 캘리포니아에서 복싱을, 태국에서 타이복싱 경기를 해서 이기고 싶다. 이것저것 모두 잘하고 싶다. 두루두루 다 잘해야 좋은 파이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권도가 도움이 되었는가?
태권도가 정신력을 기르는데 가장 도움이 되었다. 올림픽 스타일 기술은 종합격투기에서 큰 효과가 없다. 어릴 때부터 격투기 운동을 접한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본인이 ‘한국계’라는 것이 본인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가?
한국언론에 기사가 몇 번 나가 하드코어팬이 생겼다. 그럴 때마다 엄마와 이모들이 매우 기뻐하신다. 한국인은 매우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지금 워싱턴에 거주하는데 주변 한국인들이 많이 응원해줘서 감사하다.

처음에 파이터가 되겠다고 했을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대학졸업 후 경찰직에 합격하여 경찰이 될 뻔 했으나 대신 파이터가 되고 싶었다. 물론 엄마는 좋아하지 않으셨다. 밥이나 먹고 살 수 있을런지 걱정하셨다. 나중에 내가 매우 진지하다는 걸 보신 후, 지금은 나를 가장 많이 격려해주고 응원해주는 최고 팬이다.

종교적으로 매우 신실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싸우는 사람"이란 것을 주위에 정당화하기 힘들지 않았나?
정면으로 반발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나는 파이터가 테니스, 축구, 탁구와 같은 스포츠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체스같은 게임을 해도 상대방을 무너뜨려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무엇을 하던지 승부욕이 강한 편이다.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하면 다들 내 입장에 대해 이해하는 편이다.

흑인과 한국인의 혼혈로 자라면서 어땠는가? 가끔 사람들에게서 부당한 선입견을 느꼈나?
그런 적은 없었다. 어릴 때 가난한 동네에서 엄마, 이모들, 사촌들과 모두 한집에서 살아야 했다. 친구들은 대부분 흑인이었지만 같이 살던 사촌들은 한국인, 흑인과 한국인 혼혈, 백인과 한국인 혼혈로 모두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엄마와 이모들이 일을 열심히 해서 지금은 편안하게 산다.

헨더슨이 4개의 한글 문신인 힘, 명예, 전사, 헨더슨 중 하나를 보여주고 있다
헨더슨이 4개의 한글 문신인 힘, 명예, 전사, 헨더슨 중 하나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어로 된 문신이 몸 곳곳에 있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어 단어들을 직접 골랐는가?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처음엔 주저하셨다. 어차피 하게 될거라는 걸 알아채시더니 좋은 말들을 골라 주셨다. 힘, 명예, 전사, 그리고 내 이름인 헨더슨 이렇게 4개의 문신이 있다.

파이터로서 어떤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물론 기독교인으로서, 한국인으로서, 흑인으로서, 그리고 혼혈로서 좋은 롤모델이 되고 싶다. 가장 어려운 부분은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가끔 영화관에서 티켓 한 장으로 영화 4개를 봤다고 블로그 같은 곳에 써놓으면 20명중 15명은 크리스찬 다운 행동이 아니라고 나무란다. 롤모델이 되는 것은 어렵지만 정말로 내가 되고 싶은 것이다.

하루일과가 보통 어떤가?
아침 9:30에 짐에 간다. 보통 두가지 트레이닝 스케줄이 있다. 시합 전의 트레이닝 때는 매우 까다롭다. 먹고 운동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 그대로 지켜야 하고 잘 지키고 있는지 감시된다. 시합을 위한 트레이닝이 아닐 때는 좀 여유로워진다. 나는 항상 나아지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편이다.
아침에는 다른 종류의 Martial Arts를 번갈아 연습하고 점심 이후 3시에는 Mixed Martial Arts수업을 받는다. 밤에는 수업을 가르친다.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는가?
정찬성 선수 (코리안 좀비), 이정수 선수와 한국에 같이 가는 것에 대해 얘기한적이 있다. 한국의 최고팀들과 여름내내 트레이닝을 해보고 싶다.

팬들과 가족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엄마 많이 많이 사랑해요.(한국말). 그리고 저를 잘 모르는 한국인 여러분. 여러분이 저를 알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나를 응원해주시는 팬분들 진심으로 고맙다. 한국의 팬에게서 편지를 받을 때가 있다. 앉아서 이메일조차 쓰는 것도 힘든데 직접 편지를 써서 보내주는 것에 매우 감사하다. 그런 팬들이 한국에서 사진을 보내면 뒤에 사인을 해서 꼭 돌려보내준다.

sunhee@boston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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