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화랑세기花郞世紀, 20세 풍월주風月主 예원공禮元公(2)
보스톤코리아  2021-03-29, 11:56:15 
20세 풍월주 김예원에 관하여 화랑세기 기록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20세 예원공禮元公은 보리공의 아들이다. 흠순欽純을 따라 화랑이 되었다. 염장공이 풍월주가 되자 흠순공이 부제가 되어 공을 전방화랑前方花郞으로 삼았다. 성품이 단아하고 따뜻하고 자상했다. 자신을 굽혀 다른 사람보다 낮추었고 도道로써 자신을 다스렸다. 낭도들이 축하하여 “과연 이화二花의 손자입니다” 했다. 흠순공을 섬기기를 같은 배에서 난 형처럼 하여 조금도 어긋남이 없었다. 흠순공이 풍월주가 되자 부제로서 낭정을 대행하여 폐정을 많이 개혁하였다.]

20세 풍월주 김예원의 아버지는 12세 풍월주를 지낸 보리菩利이다. 보리의 부모는 이화랑(4세 풍월주 역임)과 숙명공주이다. 이화랑은 초대 풍월주 위화랑의 아들이다. 그는 진흥왕의 어머니인 지소태후의 침신으로 있던 중 지소의 딸인 숙명공주와 사랑에 빠져 몰래 궁궐을 빠져나와 살다가 아들을 낳았다. 그가 그 유명한 원광법사이다. 지소태후는 딸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지만, 왕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외롭게 지내다가 자신의 정인情人과 눈이 맞아 도망간 딸을 용서해 주었다. 당시 지소태후는 진골정통의 인맥을 이으려고 딸 숙명공주를 이부동모의 남매간인 자신의 아들 진흥왕과 혼인시켰다. 그러나 진흥왕은 숙명을 좋아하지 않았고 제1 왕비 사도를 총애하였다. 지소태후의 용서를 받은 이화랑과 숙명은 다시 궁으로 돌아와 차남 보리와 두 딸 화명과 옥명을 낳았다. 화명과 옥명은 후일 진평왕의 후궁이 되었다. 

김흠순은 김염장이 17세 풍월주로 오르면서 부제로 발탁되었는데, 형 김유신의 권유로 부제의 자리를 김춘추에게 양보하였다. 그리고 18세 풍월주는 김춘추가 19세 풍월주는 김흠순이 이엇다. 앞서 김흠순이 전방화랑으로 진급하여  상선上仙(전임 풍월주)들에게 ‘진급신고’를 하러 다닐때 당연히 12세 풍월주를 지낸 보리공에게도 갔다. 거기서 그는 선녀같이 아름다운 보리의 딸이 동생을 데리고 연못가를 거닐고 있는걸 보고 그만 보리에게 사위가 될 것을 청했다. 당시 그는 18세였고 선녀같은 낭주娘主 보단菩丹은 16세, 곁에 있던 동생 예원은 9세였다. 보리의 흠순의 용기를 장하게 여겨 서녀 보단과의 결혼을 허락하였다. 그리고 후일 보단의 ‘뱀蛇 사건’ 으로 흠순이 단주를 하면서 그의 부인 사랑함을 가상하게 여긴 보리는 보단의 동생 이단도 그의 후처로 출가시켰다. 

김흠순이 19세 풍월주에 오르면서 처남인 김예원을 부제로 발탁하였다. 그리고 그는 부형父兄(김서현과 김유신) 과 같이 전공을 세우고자 국경의 전장를 돌아다녔고 화랑의 모든 낭정郎政을 부제인 예원에게 일임하였다. 이어지는 화랑세기,
[가야파의 옳지 않는 자들이 진골정통을 부흥하는 일이라 하여 비방을 했다. 예원공이 스스로 물러나려 하자 흠순공이 노하여 그 무리를 내쫓고 말하기를 “부제는 곧 내 몸이다. 어찌 나와 조그마한 차별이라도 있겠는가? 또한 지금 천하가 한집이 되었는데 어찌 진골과 가야가 있겠는가?” 했다. 이에 진골정통의 옛 낭두郎頭들을 대거 진출시켜 등용했다.]

540년에 출범한 화랑도는 1세 풍월주 위화랑 부터 5세 풍월주 사다함까지는 파벌이 없이 풍월주의 단일 지휘체계하에 ‘일사분란’ 하게 조직을 운영해 왔다. 그러다가 6세 풍월주에 세종이 오르자 세종의 부인 미실이 원화가 되면서 조직의 운영이 조금씩 달라지게 되었다. 미실은 단순히 세종의 부인이 아니라 진흥왕의 총애를 받고 있었기에, 세종은 스스로 변방으로 나돌게 되었고 미실은 왕의 권력을 배경으로 남편을 대신하여 화랑도를 이끌면서 자연스럽게 원화제도가 부활되었다. 후일 7세 풍월주가 되는 설원랑이 중심이 된 운상인파雲上人派와 8세 풍월주가 되는 문노가 중심이 된 호국선파護國仙派로 낭도의 무리는 나누어지게 되었다. 운상인파는 향가를 잘하고 청유를 즐겼으며 주로 골품이 있는 무리들이었고, 호국선파는 무사武事를 좋아했고 협기가 이었으며 초택의 무리들도 많이 있었다.  이와 더불어 인맥姻脈을 중심으로 한 진골정통과 대원신통 그리고 가야파 등으로 분파되면서 ‘균등均登’이라는 진급제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균등이란 각파를 섞어서 고르게 등용하는 제도를 말하는데 얼핏 공정한 인사정책 같기도 하지만 문제는 균등에 걸리면 아무리 공을 세우고 능력이 출중하여도 상대파의 대상과 함께 진급될 자리가 없으면 진급을 하지 못하는 폐단이 있었다. 그래서 13세 풍월주인 김용춘은 파벌에 얽메이지 않고 공功의 크기와 재능에 따라서 인재를 등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일부 화랑들은 끊임없이 출세를 위하여 누이나 딸을 풍월주의 첩으로 ‘상납’하였다. 결과적으로 그 폐단은 단절되지 않았고 김흠순이 19세 풍월주가 되었을 때는 가야파가 나름 기세를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낭정을 부제인 김예원이 맡게 되면서 일부 가야파 낭두郎頭들은 진골정통파의 득세를 염려하여 수장인 김흠순에게 항의를 하였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한국사데이터베이스(db.history.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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