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해를 뒤돌아보며...
신영의 세상 스케치 772회
보스톤코리아  2020-12-17, 16:19:50 
2020년, 제일 많이 듣던 단어들을 떠올려 본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자가격리, 확진자, 사망자, 마스크, 증상, 예방수칙, 집단 감염, 사회적 거리두기, 팬데믹, 호흡곤란, 폐렴, 기저질환, 의료진, 덕분에 챌린지, 포스트 코로나 등 수많은 단어들이 2020년 전 세계의 혼돈 속에서 쏟아져 나왔다. 참으로 혹독한 현실이다. 세계 각처의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어보면 난리가 따로 없다. 바로 소리 없는 전쟁이다. 스몰 비지니스를 하는 이들의 맞닥뜨린 삶의 현실과 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의 어려움은 참으로 난감하다. 

워싱턴 DC의 로펌에서 변호사 일을 하는 우리 집 큰아들도 5월부터 보스턴 집에 와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딸아이도 보스턴 시내의 로펌에서 코디네이터로 일을 하는데 혼자서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우리 집 막내아들은 지난 7월에 결혼식을 준비하고 예약했었으나, 결국 내년으로 미루고 말았다. 2020년은 모두가 생각과는 다른 세상을 경험하며 자신과 그리고 가족과 사회와 국가와 얽히고설키며 살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모두에게 너무도 잃어버린 것이 많은 한해였다. 코로나-19로 가족을 잃고 슬픔에 있는 유가족들도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올 한 해 동안에도 우리 교회의 연로하신 어른들도 지병으로 몇 분이 돌아가셨는데, 코로나-19로 문상도 가지 못하고 유가족들에게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해 많이 서운하고 안타까웠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겪는 아주 가까운 삶의 일상이 되어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이다. 교회 예배도 얼굴을 대면하지 못한 채 온라인 예배를 아직까지 드리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느닷없이 찾아온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방향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혼돈의 2020년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제는 정신을 제대로 차려야 할 것 같다.

뉴노멀 시대를 맞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이에 따른 정신과 육체를 더욱 바로 세우는 일에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들 간에도 자신의 건강을 잘 챙기며 면역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종교마다 다를 테지만, 믿음과 신앙 안에서 기도와 함께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묵상(명상)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다. 코로나 시대로 인해 조급해진 마음과 답답해진 마음을 우선 풀어줄 수 있는 것이 최우선인 까닭이다. 사람들이 많지 않은 곳을 선택하여 걷거나 뛰거나 심신을 위해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노약들이 문제다. 연로하신 어른들은 밖의 활동도 힘드시거니와 자식들의 도움을 받아야 움직일 수 있으니 말이다. 또한, 어린아이들도 요즘 학교에는 다닐 수 있어 다행이지만, 한참 또래 친구들과 뒹굴며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집에 있는 시간이 더욱 길어졌으니 아이들도 답답하겠거니와 어머니들은 또 얼마나 힘들고 버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생각하니 아이 셋을 연년생으로 키운 엄마로서 마음이 답답해져 온다. 이 모든 것이 해결 방법을 생각하다 보면 참으로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고 그만 기운이 가라앉는다.

내 경우를 생각하면 아이들이 모두 자라서 '봉사 활동'에 참가하기가 쉽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어린 엄마들은 '봉사 활동'을 하기란 여간 쉽지가 않은 것이다. 그런데 2020년 코로나-19로 답답한 이 시기에 그 어려움을 극복하며 잘 지내고 있는 젊은 엄마들 몇을 만났다. KUMW(감리교여선교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부터 열악한 환경에 있는 '노숙자 사역'에 수제마스크와 Care Kit을 만들어 돕고 있는데 이곳에서 봉사하는 젊은 교인들을 몇 만난 것이다. KUMW(감리교여선교회) '수제마스크 팀'에서 봉사하는 인원은 10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2020년 한 해를 뒤돌아보며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익히며 경제가 침체되고 모든 것이 어떻게 될지 모를 캄캄한 상황에서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오늘을 맞는다. 그것은 이 추운 겨울에 '나보다 더욱 추위에 있을 또 다른 나'를 생각할 수 있는 까닭이다. 나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껴서 나누고, 마음과 가슴을 조금이라도 풀어 나누면 함께라서 더욱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봄부터 시작하여 겨울이 될 때까지 '수제마스크'를 만들고 'Care Kit'을 준비하고 'Neck Warmer'를 만들며 내가 먼저 따듯해지고 행복해졌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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