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얼떠리우스의 어리바리 (실패한) 꿀벌 이야기(7) - 뉴햄프셔에서
보스톤코리아  2020-04-13, 10:53:20 
집 앞에서 죽은 벌들
집 앞에서 죽은 벌들
3) 벌들은 어떻게 월동 준비를 하나?
(1) 수벌들을 다 내보내서 죽게 한다.
 겨울이 다가오면 벌들은 월동 준비 중 하나로 수벌들을 다 집밖으로 내 보낸다. 먹는 입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 같다. 그래서 엄청난 수벌들이 다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 나의 궁금증은 수벌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다 벌통 밖으로 내보내고 수벌이 벌통 안에 하나도 없다면, 봄철에는 어떻게 여왕벌이 알을 낳는가? 그리고 겨울에도 알을 낳는데 어떻게 알을 만드나? 수벌을 만드나?

 이 글을 쓰다가 보니 떠오른 생각이 있다. 아마 겨울철에 낳은 알 중에 수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겨울이 오기 전에 있던 수벌들은 다 내보내고, 새로 태어난 수벌들이 알을 낳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이것들이 천하에 호래자식들이네. 아니 이것들이 엄마와 아들이…. 개그콘서트에 나오는 ‘아빠와 아들’도 아니고. 이런! 이런! 금수만도 못한 것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장려하며 그 더러운 것들이 먹고 뱉고, 먹고 뱉은 것을 돈 주고 사먹고, 수확하고, 애지중지하고.

(2) 벌통 사이에 있는 틈새를 메운다.
 하지만 정작 겨울이 되면 더 이상 틈새를 메우지 않는다. 아마 일할 수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4) 어렵사리 겨울을 난 벌들은 (봄에) 무슨 일을 하나?
(1) 똥을 싼다.
  겨울철 내내 벌집에서 생활하는 벌들은 벌통의 청결을 위해 전혀 벌통 안에서는 배설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날씨가 조금이라도 따듯하면 벌통 밖에 나와서 똥을 싼다. 눈이 다 녹지 않으면 벌들이 싸 놓은 똥이 작은 점처럼 눈 위 여기저기에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밖에 나왔다가 똥 싸다가 얼어 죽는 벌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눈 위에서 대변을 보다가 눈 위에서 얼어 죽은 벌들을 너무 많이 본다. 나무 위나 돌 위, 혹은 내 옷에다 싼 벌들은 죽지 않고 집으로 가지만, 눈 위에서 지체하는 벌들은 어김없이 눈을 녹여서 그 속에서 죽어 있다. 때로는 그 벌들을 손으로 옮겨 주면 다행히 사는 벌들도 있다. 그러면 왜 벌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똥을 싸려고 하나? 아마 똥독이 올라서 더 이상 견디기 힘들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한다.

눈 위에 죽은 벌들, 노란 색은 똥
눈 위에 죽은 벌들, 노란 색은 똥
 
(2) 시체를 치운다.
  보통의 경우에는 벌들이 죽기 전에 자신의 시체를 자신이 처리한다. 참 무서운 이야기이지만 집에서 멀리 날아가서 죽는다. 그나마 힘이 없으면 조금 날다가 집 근처에서 죽는다. 날 힘도 없는 벌들은 걸어서 집 문 앞에서 죽는다. 그것도 할 기력이 없는, 모든 것을 다 소진한 벌은 집 안에서 죽는다. 보통 때에는 죽으면 즉시즉시 시신을 물고 멀리 날아가서 버린다. 그런데 그것도 힘에 겨워 집 대문 바로 앞에 버리기도 한다. 어쨌든 겨울에는 밖으로 시신을 버릴 수 없고 죽으러 나갈 수도 없어서 집 안에는 온통 벌들의 시신이 수북이 쌓인다. 대문 앞에서부터 점점 안으로 쌓이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그 시신이 입구를 막는다.

  그래서 벌을 키우는 사람들은 그 시체를 치우는 일을 한다. 왜냐하면 일벌들이 꿀을 따러 가야하는데 시신 수습에 모두 투입이 되면 자신의 몸무게를 들기에도 버거워서 낑낑대면서 나르는 모습이 너무 안쓰럽기도 하고 일도 못하고 시신 수습에 매어 달리다 보면, 먹을 밥과 물이 모자라기 때문에 그 일손을 돕고자 벌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시신을 빗자루와 쇠막대로 쓸어내는 방법으로 수습한다. 그 숫자가 족히 몇 천 마리는 아니 만 마리는 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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