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오래된 잡지
보스톤코리아  2019-06-10, 10:49:03 
한국신문에서 봤다. 패스트트랙. 이해하기 쉽지 않은 말이었다. 신속처리안건이라 하던데, 쇼트트랙은 들어봤다. 빙상경기 종목인데, 한국이 꽤 잘하는 종목이었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패스트 푸드라 한다.

맥도날드 매장에선 음식온도는 말할 것도 없다.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는 시간도 균일하다 했다.  고객이 기다릴 수있는 임계시간까지 정확히 계산되었다는 거다. 심지어 주문대의 높이도 일정하다 했는데, 빵집 파넬라도 그렇다고 들었다. 모든게 속도전이고 정확성이며 균질이다. 빠른대신 엉망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졸속을 엄히 금禁하는 모양이다. 빨라도 맛이  따라주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속도가 우선이 아닐적도 있다. 오히려 느리고 오래되어 정겨운것도 있다는 거다. 오래된 잡지도 그중 하나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세상이 오늘처럼 빠르지 않았을 적이다. 

1956년 미국 잡지 표지이다. 눈에 확 띄이는 게 있었다. 표지에 실린 장난꾸러기 표정이 재미있는데 개구리를 가지고 놀고있다. 개구장이 책상엔 펜과 잉크도 놓여있다. 그 시절 펜글씨는 잉크가 번지는 맛도 삼삼했을게 틀림없다. 잉크병이 엎질러지는 건 문제였다. 이젠 컴퓨터와 스마트 폰과 카톡으로 쓰고 읽는다. 

아리랑 그리고 명랑. 한국에서 발행된 대중잡지 이름이었다. 시인 박인환이다. 시인은 잡지표지를 통속하다 했다. 오래된 건 낡았을 텐데, 통속적이지 않을 수도 있겠다. 대신 명랑할 수는 있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목마와 숙녀 중에서, 박인환)

잡지표지 구석엔 리지웨이 장군의 글제목도 실렸다. 한국소식이었다. 장군은 한국전쟁 정전후, 한국주둔 유엔군 사령관이었다. 어디 그뿐이랴. 옛적 영화배우 게리쿠퍼이름도 보인다. 표지 소년도 많이 늙었겠다. 얼굴 주근깨는 없어졌을까? 흘겨 쳐다보던 여선생님도 안녕하신가? 소년의 얼굴은 명랑해 보인다. 

 빙상경기 이상화선수가 은퇴했단다. 더 이상 쇼트트랙은 없는 건가?  얼음판 위에서는 빠름이다. 오래된 잡지에서는 세월이 한참 느려서 쇼트트랙도 패스트 트랙도 아니다. 게리쿠퍼 주연영화 하이눈에선 시간이 초침처럼 째깍이더니. 새것은 빨리 오는데, 오래된것은 천천히 가는가? 

6월이다. 6.25한국전쟁이 벌써 70년전 이야기이다. 세월만 빠르다.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에베소서 5:1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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