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신 어른의 힘찬 걸음을 따라 가슴 벅찬 퍼레이드를...
신영의 세상 스케치 697회
보스톤코리아  2019-06-03, 10:06:07 
지난 5월 27(월) Andover, MA 지역에서 해마다 열리는 'Memorial Day' 퍼레이드가 있었다. 아흔을 훌쩍 넘기신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강경신 어른과 그 외의 몇 분들이 모이기 시작해 한미보스톤노인회(회장:윤철호) 회원들과 임원들 그리고 상록회(회장:이기환) 회원들이 함께 참여하였다. 북부보스턴교회 담임 최진용 목사와 평통위원인 김성혁 위원도 가족과 함께 참석을 했다. 또한, 앤도버의 Board of Selectman(행정위원)인 Daniel Koh가 이 행사에 참여해 보스톤한미노인회 어른들과 한인들과 함께 간단한 인사와 담소를 나누고 사진 촬영도 했다.

메모리얼 데이 퍼레이드는 오전 10시부터 출발해 앤도버 올드 타운홀 엘름 스트리트(Elm St)와 파크 스트리트(Park St.) 돌아 앤도버 타운홀을 거쳐 행사가 진행되었다. 한국전 참전용사회가 이끄는 한인 대열의 퍼레이드는 성조기와 태극기를 앞세우고 그리고 곱고 화려한 한복을 차려입은 한인 여성 참여자들이 뒤를 이어 성조기와 태극기를 맞잡고 행렬 속에서 환호성을 받았다. 또한, 국제선 사물놀이패(인솔:김인숙)가 뒤를 이어 꽹과리와 북과 장구 소리에 앤도버 타운 스트릿에 모여든 미국인들의 갈채와 환호성이 모두를 즐겁고 감사한 시간으로 안내했다.

그 어느 행사보다도 참전용사들의 충절(忠節)을 추모하는 날이기에 그들을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번 새길 수 있어 감사했다. 날씨도 화창했으며 모두 참석 인원이 300여 명 정도는 되어 보였다. 그중에 한인 참석자들은 어른들과 아이들을 합해 50여 명 정도가 되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상록회 회장이신 이기환 님이 손자 셋을 데리고 와서 퍼레이드에 함께 참여해 참으로 자랑스러웠다. 연휴를 맞아 그 나이의 아이들이 산과 들과 바다로 뛰어갔을 아이들이 할아버지 손을 잡고 따라와 행렬에 앞장서 태극기를 흔들며 행진했다는 것에 감사하고 뿌듯했다.

6.25참전유공자회 회장 강경신 어른을 뵌 지는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끔 신문에 글을 기고하시고 활동도 많이 하셨다. 지금은 아흔을 넘기신 연세이지만, 그래도 그 연세에 비해 어찌나 건강하신지 모른다. 그분의 자제 분 중 두 분을 가까이에서 뵈면서 강경신 어른의 삶을 조금은 더 깊이 알아차리게 되었다. 검소한 삶과 건강에 대한 철저한 실천 그리고 올곧은 성정이 그 어른을 이토록 정신과 육체 모두를 맑고 밝게 간직하게 하였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직도 마주하고 얘기하실 때 눈을 뵈면 초롱초롱한 눈빛을 간직하셨기에 놀라움이다.

퍼레이드는 5월 27일 오전 10시부터 출발하므로 한국전 참전용사회가 이끄는 한인 대열은 퍼레이드 1디비전에 속해 앤도버 올드 타운홀 엘름 스트리트(Elm St)와 파크 스트리트(Park St.)가 만나는 지점에서 모이기로 했다. 10시가 되기 전 모임 장소에 도착했을 때에 벌써 강경신 어른과 그의 자제이신 강찬성 시인이 도착해 있었다. 참으로 부지런하신 어른이심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날 퍼레이드 행렬에 앞장서서 씩씩하게 팔을 휘두르며 성큼성큼 걷는 모습에서 놀라움과 감사를 다시 느끼게 되었다. 다시 젊었던 시절의 참전용사로 돌아가신 모습이었다.

이 어른의 기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퍼레이드의 행렬 시간은 적어도 30분 이상이 걸리는 시간이었지만, 아흔을 훌쩍 넘기신 연세에 아무런 불편함 없이 행사 순서와 행사를 마치고 다른 분들의 식사까지도 안내해드리는 모습은 젊은 내게도 참으로 큰 감동이었다. 어디 그뿐일까. 나는 행사 참여도 참여지만, 행사 사진을 담으려고 간 것이다. 퍼레이드를 마치고 행사가 진행되기 전 한인들 단체 사진을 담게 되었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접는 터라 그냥 단체 사진을 찍으려는데 강경신 어른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앞에 넣고 사진을 담자는 것이다. 덕분에 멋진 단체 사진이 되었다.

강경신 어른은 아직은 젊은 내게도 큰 가르침을 주시는 분이시다. 그것은 아흔을 넘기신 그 분의 겸손하신 언행의 태도이다. 언제 뵈어도 젊은이들에게 꼭 존칭을 쓰신다. 그리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 지난 상록회 모임에서는 사진을 함께 찍자는 얘길 하시기에 얼마나 가슴이 뭉클했는지 모른다. 지난번 상록회 모임 사진과 이번 메모리얼 데이의 사진을 정리하면서 강경신 어른의 모습을 떠올렸다. 당당한 어깨와 씩씩한 그 걸음에서 젊은 내가 배워야 할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이다. 그것은 바로 마음 깊은 저 배꼽에서부터의 시작이었음을 또 배웠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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