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아이에게 꼭 하고 싶은 말
보스톤코리아  2019-04-22, 10:38:27 
지난 겨울이다. 폭설에 앞마당 소나무 가지가 무겁게 휘어졌다. 휜 가지가 애처로웠는데, 눈이 녹으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황지우 시인이다. 소나무에 대한 예배이다. 소나무는 사시사철 당당하다. 

눈발 뒤집어쓴 소나무, 
그 아래에서
오늘 나는 한 사람을 용서하고
내려왔다. 
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이 地表 위에서 가장 기품 있는
建木; 소나무, 
 (황지우, 소나무에 대한 예배중에서)

거울 앞에선 앞모습만 보인다. 뒷모습을 볼 수는 없다. 연못에 비친 제 모습에 꺼벅 죽는 나르시스도 제 뒷 모습은 볼수 없었을 터. 그런데 내 뒷모습이 사진으로 찍혔다. 언젠가 일터에서 일인데, 사진을 쳐다 볼적에 혼자 당황했다. 내 뒷모습이 생소했고 가관이었기 때문이다. 어깨는 한쪽이 기울었고, 꾸부정한 모습이 정녕 이웃집 노인과 다르지 않았다. 혹시 자신의 뒷모습을 본적이 있으신가?  

책장에서 책을 찾다가 작은 책자 하나를 발견했다. 눈에 익었는데, 어디서 구했는지 기억할 수없었다. 책장을 넘겼다. 십수년전, 가까운 분에게서 선물 받은 책이었다. 우리 아이가 한창 자랄 적이었다. 

책 제목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 제목은 긴데, 단원마다 글은 짧다. 책 저자는 초등학교에 다니던 자신의 아이에게 들려주고픈 말을 편지처럼 썼다. 첫장인데 그대로 옮긴다. 

‘명확한 말투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말하기는 또렷하고 정확하며 힘찬 말투로 얼굴표정이나 몸짓등을 적절히 사용하여 말한는 것’

당당하라는 말일것이다. 한마디 덧붙인다. 뒷모습도 곧고 당당해야 한다. 허리를 펴라는 말과 같다. 하지만 너무 어른스러운건 경계해야 할 것이다. 되바라졌다 하던가?

하긴, 세상에 아이같은 어른들도 있다. 철없는 어른이라 해야겠다. 내가 그렇다. 아내의 투정이다. 이젠 어른을 넘어 철없는 노년으로 간다. 세살적 버릇이 어디 갈것인가? 아이에게 주는 말이 내 스스로 고백하는 고백문이 되었다. 

박집사님 전집사님. 안녕하신가요. 아이들도 뒷모습 꼿꼿이 잘 자라고 있겠지요. 주신 책 고맙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이제 다시 읽으려 합니다. 

깃발을 세운 군대 같이 당당하구나 (아가 6:4)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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