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바둑
보스톤코리아  2019-01-28, 10:34:35 
풋볼이나 야구는 공격과 수비가 분명히 갈린다. 축구나 농구도 그러하다. 볼을 갖고 있는 팀이 공격이고, 수비팀은 당연히 막으려 한다. 테니스나 탁구는 다르다. 네트를 넘어오는 볼을 받는건 수비인데, 볼을 받아치는건 공격이다. 공수攻守가 한번에 이뤄지는 거다. 바둑도 그럴수 있을 게다. 하지만 공격이 최선의 방어는 아니다. 

한국대통령은 바둑을 잘 둔다고 했다. 아마추어 3단이라 했으니 수준급이다. 요새야 바쁠테니 바둑둘 시간은 없을 것이다. 대통령은 바둑판도 아낀다고 했다. 좋은 바둑판은 돌을 놓는 순간 소리가 다르다. 소리는 바둑판위로 넓게 퍼져나가는듯, 공명되어 경쾌히 울려 퍼진다. 

바둑엔 사석死石이 있고, 사석捨石이란 말도 있다. 사석死石은 죽은 돌을 말한다. 사석捨石은 버리는 돌이다. 바둑의 고수는 버릴것과 지켜야 할 걸 제대로 가릴 줄 안다. 바둑판에선 모든 돌을 다 지킬수는 없으니 말이다. 바둑에선 타이밍도 중요하다. 이걸 수순手順이라 한다. 잡고 놓을 때를 맞춰야 한다는 말이다. 김삿갓 한시이다. 제목도 바둑棋이다. 첫구절이다. 

縱橫黑白陣如圍 (종횡흑백진여위)
勝敗專由取捨機 (승패전유취사기)
흑백이 가로세로 에워싼듯 진을 치니
승패는 온전히 잡고 버리는 때에 달린 듯.
(삿갓 김병연, 바둑棋중에서)

바둑엔 훈수하는 이가 수를 더 잘 본다고 했다. 반외팔목盤外八目이라 한다. 바둑을 두는 이는 승리욕심에 판세를 제대로 읽을 수없기 때문이다. 미국이건 한국이건 언론은 자주 훈수를 둔다. 사사건건 트집잡는다는 말인데, 크게 불평할 수는 없다. 언론은 훈수두는게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청와대가 수세에 몰린 모양이다. 언론에 자주 보도된다. 수비와 동시에 받아 칠 묘수妙手는 없는가? 제대로 된 수순을 찾고, 요석과 사석을 구분할 수있는가 말이다. 

지난달 인가. 청와대 비서진에 문제가 있었다는데. 그래서 그런가?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을 넘어섰다고 했다. 80여퍼센트의 고공지지율은 옛말이 되었다는 말이다. 바둑판은 좋은데, 수순이 엉켰던가? 놓인 돌이 맥을 잡지 못했던가? 새로운 청와대 비서진은 모두 꼭 필요한 요석要石이 되었으면 한다. 

바둑을 이야기 하며, 내가 훈수를 두고 있다. 바둑에 관한한 나는 초보중에도 왕초보이다. 하지만, 바둑판 위에선 세상이 보일 수도 있다. 훈수는 재미있는 놀이이기도 하다. 한편, 바둑에도 시간제한이 있다. 그런걸 초初읽기라 한다. 한국대통령 임기는 이제 두어해밖에 안남았다. 초읽기에 들어가긴 아직 이르다만, 바둑 왕초보가 섣부른 훈수를 한마디 했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옷이 올해도 잘하고 있다. 과연 슈퍼볼까지 다시 갈것인가? 

바둑판 모양으로 얽은 그물과 (열왕기상 7:17)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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