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산악회 10주년>을 축하하며...
신영의 세상 스케치 679회
보스톤코리아  2019-01-21, 11:10:36 
그 어느 모임보다도 편안해서 좋은 모임이 산악회의 모임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산에서 만난 사람들은 학연이나 지연 사회적인 지위의 높낮음이나 경제적인 측면을 가늠하지 않고 서로 산(자연)을 사이에 두고 만나기에 그렇다는 생각을 한다. <보스톤산악회 /회장:김상호>가 2008년에 첫 산행을 시작하였고 몇 명의 회장을 거쳐 10주년을 맞이한 것이다. 지난 1월 5일 <보스톤산악회> 신년회 및 총회가 있었다. 자연과 더불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아름다운 자연스러움의 풍경이다.

김상호 회장 댁에서 40여 명 정도의 인원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신년회 및 총회에 참석한 인원의 거의 95%의 찬성 결과로 전 회장인 김상호 씨가 재임하게 되었다. 참으로 보스톤산악회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모습에 큰 박수를 드린다. 또한, 곁에서 늘 집을 오픈해주고 음식 장만과 남편의 내조를 아끼지 않으며 회원들을 챙기는 부인께도 감사드린다. 아마도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보스톤산악회>를 거쳐 오가고 서로 스쳐 지났던 얼굴들만큼이나 산과 사람의 이야기 그 속의 삶의 이야기들이 쌓였을 것이다.

이번 <보스톤산악회 10주년>을 준비하며 임원들에게 각자 맡겨진 일이 있었다. 내게는 10주년 기념동영상 만드는 일이 주어졌다. 그렇게 10년이라는 세월동안의 처음 시작이었던 산행사진을 지금으로부터 끝으로 찾아가 들춰보면서 참으로 깊은 생각과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이라는 것과 끝은 이렇게 아이러니 한 분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하면서 깊은 묵상에 머물렀다. 사진을 들여다보며 하나둘 찾아 어느 것이 좋을까 생각하는 동안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행복했다. 그 환한 해맑은 웃음과 열정인 어른들에게서 아이를 만나는 것이다.

10년 전 산을 오르내리던 이들의 모습이 참으로 젊어 보인다. 그 사진을 보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세월을 만나게 한다. 그렇게 사진을 정리하면서 내 앞으로의 10년을 잠시 생각해본다. 보이는 모습뿐만이 아닌 삶의 여정에서 어떤 가치를 두고 어떻게 제대로 잘 살 수 있을 것인가 하고 다시 나를 흔들어 바로 세워본다. 동영상을 만들려니 내 실력으로는 아직 부족해서 가까운 동생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지면을 통해 그 동생 부부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올해는 그 동생에게 제대로 한 번 동영상을 배워볼 생각이다. 새해 목표 하나가 생겼다.

문득, 엊그제 우리 교회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떠올랐다. '산은 내려오기 위해 오르는 것이다' 산의 정상은 오르내리는 것을 일러주는 이정표 같은 것이라는 말씀이 마음에 오래도록 깊이 와 있던 터였다. 산은, 정상에서 오래도록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산의 정상이 목적이 아니라 산을 오르내리며 자신을 만나고 들여다볼 수 있고 자신과 대면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목적이라기보다는 과정에 가치를 더 두는 것이다. 산은, 높고 깊고 험한 산을 오르내리며 걷는 것은 우리의 삶의 여정과 너무도 닮았다. 

지난 늦가을 욕심부린 골프라운딩에 2주는 고생을 했고 아픈 다리를 달래느라 2달을 산에 가지 못했었다. 그렇게 내가 아파보니 아픈 이들의 마음이 가슴에 다가왔다. 꼭 산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바닷가나 들판에 발을 딛고 가슴을 벌러 바람을 맞으며 함께 호흡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자연과 함께할 수 있음만이 창조주에 대한 감사와 피조물인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자연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자연과 조금 더 긴 시간을 마주할 수 있고 가까이할 수 있다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는 까닭이다. 바로 그것이 치유인 것이다.

<보스톤산악회 1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2011년도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에 온 지 26년 만에 처음 산을 올랐으니 얼마나 힘겹고 버거웠는지 모른다. 하지만 산을 오르내리며 나의 삶의 방향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 산은 내게 있어 바로 '기도'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산을 오르내리며 나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나를 되돌아보고 지금의 나를 만나면 나의 앞이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 <보스톤산악회>가 있어 오늘도 행복하고 아마도 내일의 오늘도 여전히 행복할 것이다. 그 장엄하고 신비한 자연 속에 속한 참 나를 만나기 때문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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