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53
화랑세기花郞世紀, 10세 풍월주風月主 미생랑美生郞(6)
보스톤코리아  2018-11-26, 10:30:41 
미생은 2세 풍월주를 지낸 미진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부족함없는 귀족의 신분으로 어려서는 거의 궁궐에서 진흥왕의 아들들인 동륜태자, 사륜, 구륜 등의 왕자들과 친구로 지내며 성장하였다. 그는 성품이 겸양하지 않고 탐욕스러움이 많아서 평민들의 삶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였으며, 또한 긍휼히 여기는 마음마저 조금도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묘도부인인데 사도왕후(진흥왕의 비)와 자매이다. 사도와 묘도의 부모는 박영실과 옥진궁주이다. 미진부의 부모는 아시공과 삽엽궁주이다. 아시공은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없고 화랑세기에만 등장하는 왕족이다. 삼엽은 법흥왕의 딸이다. 이런 가문의 후손으로 태어난 미생은 왕궁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왕자들과 공주들과 함께 어울려 성장하였다. 그는 잘 생긴 외모에다 성품 또한 색을 좋아하여 많은 공주들과 통정을 하였다. 때로는 진흥왕의 진노로 벌을 받을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진흥왕의 총애를 독차지 하고 있던 누이 미실의 힘으로 헤어나곤 하였다. 그는 말에 오를 수도 없었던 12세에 미실의 힘으로 화랑에 입문하였다. 하지만 검무劍武보다는 가무歌舞에 취하여 여색만을 밝혔다. 그는 수 많은 처첩들과 살았고 그들에게서 태어난 자식들이 백명이 넘었기에 이름은 고사하고 자신의 자녀가 누구인지도 다 몰랐다. 화랑세기를 저술할때 인용한 ‘미생기美生記’ 를 통해서 보면, 당시 화랑들은 화장을 거의 분장에 가깝게 했음을 볼 수 있다. 미생은 생김새가 준수하고 게다가 화술도 좋고 재력도 탄탄하여 많은 유화들을 농락하였다. 유화들은 대부분 서민들의 딸 중에서 아름다운 자들을 낭문郎門에 속하게 하였다. 그들은 그렇게 30살이 되도록 집으로 갈 수도 없었다(22세 풍월주 양도공조). 또한 그들은 때때로 당나라의 색공에 바쳐지기도 했다. 20세 풍월주 예원공조에 보면 <조정에서는 당나라 사람들이 색을 좋아한다고 하여 유화 3인을 뽑아 꾸며 태우고 거짓으로 종실의 여자라고 이르게 하였다. 공이 “색으로 사람을 유혹하는 것도 도가 아닌데 하물며 골품을 속이는가?” 종실의 여자는 골품이 있었던 것을 의미한다 하며 따졌으나 어쩔 수 없었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540년경 준정과 남모가 원화의 자리를 놓고 다툼을 하다가 준정이 남모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난 후, 진흥왕의 모후 지소태후는 원화제도를 폐지하고 화랑도를 설치하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오랜 전통을 지켜온 유화제도는 계속되어 왔다. 가령 5세 풍월주 사다함의 아버지 구리지가 첩으로 삼은 ‘설씨녀’ 는 유화로 있을 당시 낭도와 정을 통하여 설성을 낳았으며, 그 설성이 7세 풍월주를 지낸 설화랑의 아버지이다. 설성이 562년 가야정벌에서 전사하였기에, 연대를 보면 유화제도가 완전히 폐지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남도에서 거주한 유화들이 색공을 위함은 아니었지만 화랑세기의 기록으로 봤을때 화랑도들과 가무와 유희를 함께 나누었다. 낭도들 뿐만이 아니라 특히 풍월주들은 그들과 함께 색사를 했음이 자주 등장한다. 준수한 외모에 강건한 체격의 젊은 낭도들과 아름다운 여인들이 함께 문예를 익히고 무예를 닦으며 가무로 유희를 나누는데 어찌 정분이 나지 않으랴! 다만 8세 풍월주 문노는 41세의 노총각으로 장가를 들때 까지 유화들을 멀리하고 절제했던 ‘도인’으로 전해진다. 이어지는 화랑세기,

[공은 부귀하게 나고 자라 아래 사람의 마음을 몰랐다. 성품 또한 색을 좋아하고 재물을 탐한 까닭에 뭇 사람들의 신망이 크지 않았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선문仙門에 있었기에, 낭도들이 문하에서 많이 배출되었다. 그러므로 감히 배반하지 못했다. 공은 처첩이 많았고 아들이 백 명이나 되었기 때문에 모두 기억할 수 없었다. ‘미생기美生記’ 에 “공의 용모가 수려하고 말에 운치가 있었다” 했다. 남도南桃에 갈 때마다 유화로서 목숨을 바치기를 원하는 자가 천백을 헤아렸다. 공이 한번 눈길을 주면 따르지 않는 여자가 없었다. 당시 사람들이 공을 천간성天奸星이라고 했다. 평상시에 거居하는데 시첩 수십인이 눈썹을 그리고 아름답게 화장을 했으니 그 향락함이 천자보다 더했다. 진陳나라 사신이 …상국에도 또한 아직 이와 같은 재상이 없다고 했다. … 상국의 사절이 되어 그 제도를 두루 수집하여 왔다. 그러므로 …했다.

미생공은 어머니와 손윗누이에게도 효도하기를 감히 조금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공의 노奴가 일찍이 공의 옥배玉盃를 훔쳤다. 공이 막 처벌하려하자, 노가 담장을 넘어 도망하다가 다리를 다쳐 피를 흘렸다. 공의 어머니가 보고 공을 꾸짖어, “노비는 수족이요, 그릇은 가지고 노는 것이다. 어찌 물건 때문에 사람을 상하게 하느냐? 외척은 본래 사람들이 꺼리는 바인데, 너는 어미와 손윗누이가 왕의 총애를 받은 덕분에 천하의 부를 가졌으면서도 사람들에게 겸손하고 무리를 사랑할 줄 모르니, 내가 매우 부끄럽다” 했다. 공은 이에 마루에서 내려가 종을 풀어 주고 친히 스스로 보살펴 친절하게 병을 고쳐 주었다. 그 후 무릇 도둑질하는 자가 있어도 모두 문제 삼지 않고 말하기를 “내가 그 다리를 다치게 할까 걱정이다” 했다. 도둑질은 이내 스스로 그쳤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www.gch.go,kr)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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