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행복한 통계
보스톤코리아  2018-09-17, 10:48:15 
수십년 전 한국이다. 한창 구호가 요란했더랬다. GNP와 GDP란 말이 귀에 익었을 적이다. 1000불 소득 100억불 수출. 십진법과 숫자는 눈에 쉽게 다가와 기억할 수 있었다. 세월이 한참 지났다. 이젠 한국 국민 일인당 소득이 3만불을 넘어섰다고 했다. 30배 이상 증가한 거다. 그런데, 수십년전에 비해 30배만큼 행복해졌는가? 그건 모르겠다. 통계는 숫자로 표시되는데, 과학이라면 과학이다. 행복은 과학용어가 아니다. 

세계 각국 행복지수를 나타내는 통계와 도표가 있다. 두어해 마다 발표되는 모양이다. 순위와 지수 기준에는  국내총생산과 기대수명이 포함된다 했다.  한국은 50등쯔음 된다고 했는데, 궁금증이 도졌다. 국민 총생산은 12등이라 했으니 순위도 상당히 높다.  기대수명치도 80을 훌쩍 넘겼다. 금메달 감이다. 그런데, 행복지수는 순위가 한참 떨어진다. 무엇이 문제인가? 왜 한국은 행복감이 덜하는 말인가.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이고, 결핍인가. 그리움도 등수를 매길수 있을까?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 하나 내게 있으니 
때로는 가슴 아린 
그리움이 따습기 때문 
그러고 보니 행복이다  
(홍수희, 행복한 결핍중에서)

통계는 숫자놀음 이다.  숫자는 속이지는 않는다.  눈에 따라 입맛에 따라 해석만 달라 진다. 한국에선 통계청장이 사표를 냈다고 했다. 아니, 경질이었던 모양이다. 높은 양반들과 의견이 맞지 않았던 듯 싶다.  신문에서 읽었다. 통계의 어설픔을 비꼬았다. “세상에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쓴웃음만 나온다.  한국의 높은 양반들은 행복한 통계만 원하는가 한다. 입맛에 맞는 통계던가? 하긴, 통계자체가 잘못된 경우도 없지도 않을 게다.

속일수 없고 거짓 없는 통계도 있다. 한국엔 신생아 출생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단다.  2002년에는 연간 40여만 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그런데 이십년이 채 되지 않는 올해는 32만 명이라고 했다. 통계는 틀림없을 텐데, 해석은 구구하고 걱정소리가 미국까지 들린다. 출산이 더 이상 행복한 건 아닌 모양이다.

매사추세츠주가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두어해 전, 보스톤코리아에 실린 기사 제목이다. 기사記事와 통계는 믿을 수있겠다. 보스톤의 가을을 즐기며 사랑하시라. 행복할 것이다. 이 말은 절대적 통계에 준거하지 않는다. 

그러나 너희 눈은 봄으로, 너희 귀는 들음으로 복福이 있도다 (마태 13:16)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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