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31
화랑세기花郞世紀, 8세 풍월주風月主 문노文弩(21)
보스톤코리아  2018-06-18, 10:16:53 
[공이 탄식하여 말하기를 “… 의지와 기개로 선모를 받드는데, 선모는 세상일로 나를 감싸는 것… 손은 사사로움입니다. 정이 사사로이 행해지게 되면 의리가 감추어지게 되고 …은 흩어집니다. 그렇지만 나의 선모가 신臣에게 허락한 뜻은 가히 죽음으로써 맹세한 것입니다. 차라리 …무리를 … 할지언정 선모를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내가 사사로운 인정에 끌려야 하겠소?” 했다. 윤궁은 웃으면서 말했다. “정이 아니면 군君과 내가 어찌 색사色事로서 서로 범할 수 있겠습니까? 무릇 의義는 정情에서 나오고, 정은 지志에서 나오니, 세 가지는 서로 반대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큰 정大情은 의가 되고 큰 사사로움大私은 공公이 된다고 했습니다. 만약 무리에게 사사롭지 않으면 무리를 거둘 방법이 없습니다. 군君은 어찌 일찍이 사사로움이 없겠습니까? 군과 더불어 동침한 밤에 나는 대철우大鐵牛 꿈을 꾸었는데, 반드시 호랑이 새끼를 낳을 것입니다”]  

자기관리에 늘 철저하고 공사구별이 뚜렷했던 문노는 세종의 정비인 미실을 전주殿主로는 존중했지만 사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가 왕들에게 색공함으로서 얻은 권세와 사도태후의 조카로서 누리는 대원신통의 인맥姻脈을 지나치게 사사로이 행세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설원랑과의 색사, 심지어 동생 미생과의 색사는 문노로서는 받아들이기가 거북했다. 특히 문노는 대다수의 영웅호걸들이 즐긴다는 주색을 멀리하였다. 신라의 역사에서 격검술이 가장 뛰어난 호걸이었고 게다가 높은 학식도 겸비한 문노였지만, 수신에 득도한 그는 주위에 그 많은 유화遊花들과도 전혀 염문을 뿌리지 않았다. 심지어 결혼을 한 후 윤궁이 물어봤을때, 그는 “내가 색을 좋아하면 그대가 질투를 할 것이며 술을 좋아하면 그대가 할 일이 많아질 것이 아니겠소” 라고 대답했다. 그런 의지義志가 본심인 문노는 늘 미실의 방탕함에 노골적으로 못마땅함을 표출하곤 했지만 윤궁은 지혜롭게 정情과 사私를 잘 조합하여 처신하라고 설득하였다. 그래서 결국 문노는 미실을 섬기고 설원도 받아주어서 제자로 삼았다(풍월주로서는 설원랑이 선임자이지만 설원이 풍월주일때 삼한의 대영웅이 될 문노를 알아본 미실이 그를 진지왕을 폐하는데 아군으로 끌어 들이면서 당시 풍월주인 설원랑과 동생 미생으로 하여금 문노를 스승으로 섬기게 하였다). 이어지는 윤궁의 설득, 화랑세기 필사본에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그대의 영웅스러움으로써 어찌 좋은 씨앗이 없으면 되겠습니까? 대중 또한 사람의 자식입니다. 남의 자식은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아들에게 중하게 여김이 미치지 않는 것은 의가 아닙니다. 자기를 손상시켜 명예를 좋아하는 것은 역시 사사로움에서 나옵니다. 군君과 더불어 내가 서로 사랑하는 것은 정情의 순수함입니다. 무리들이 군君에게 의지하는 것은 정情이 얽힌 때문입니다. 청컨대 내 아이의 좋은 아버지가 되어 나의 말을 들어주십시오” 공이 크게 깨달아서 말하기를 “선모는 진실로 성인입니다. 신은 자못 어리석을 뿐입니다” 했다. 이에 정이 더욱 무르익었다. 공은 이에 굽혀 미실을 섬기고 설원을 받아들여 주었다. 
과연 대강을 낳았는데 후에 재상에 이르렀다. 충강 역시 높은 지위에 이르렀다. 금강은 가장 귀하게 되어 백성과 신하로서는 가장 높은 지위에 올랐다. 윤강, 현강, 신강은 모두 귀문貴門에 시집가서 영화롭고 귀하게 되었다. 윤궁의 말이 과연 들어맞았다.]

뒤늦게 과부 윤궁과 결혼한 문노는 3남3녀를 낳았다. 그들은 577년에 결혼하였다. 당시 문노는 39세였고 윤궁은 29세였다. 문노는 6두품의 노총각으로 격검술이 신기에 달했으며 세종의 휘하에 소속된 화랑도로써 500명이 넘는 낭도들을 거느리고 이사부와 김무력 장군을 따라 신라의 국경을 넓히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윤궁은 진흥왕의 장자 동륜태자의 후궁으로 윤실을 낳고 살다가 동륜이 572년에 비명횡사하는 바람에 24세에 과부가 되어서 홀로 살고 있다가 문노와 결혼하였다. 그들의 후손은 모두가 고귀하게 되었는데 특히 막내아들 금강은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상대등에 올랐다. 김추춘가 태종무열왕으로 즉위한 이듬해인 655년 정월에 단행한 그의 첫 인사에서 당시 60세였던 김유신을 제치고 금강이 상대등이 되었다. 당시 금강은 2등급인 이찬의 벼슬에 있었으며 김유신은 금강이 상대등이 된 뒤 이찬으로 5년간 있다가 금강이 죽은 후 660년 정월에 상대등이 되었다(삼국사기, 권5, 태종무열왕 2년 춘정월, 5년 춘정월). 이는 혼인동맹으로 김춘추를 왕위에 올리는데 일등공신인 김유신에 못지않는 금강의 역할과 세력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사실史實이다. 다만 무슨 연유인지는 알수 없지만 삼국사기를 편찬한 김부식은 금강에 대한 기록은 몇 줄만, 김유신에 대한 기록은 3권을 할애하였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나무위키,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민족문화 대백과 사전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한담객설閑談客說: 트위터 2018.06.18
트럼프대통령은 뉴욕타임스 신문과 사이가 썩 좋지않다. 그렇게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또 한번 부딪쳤다. 이번엔 대통령의 영어 문장력이 이유이다. 지난 주에 기..
호박파는 여인의 관점 2018.06.18
아프리카에 파견되었던 미국 친구가 추수감사절을 맞아서 현지 친구들에게 호박파이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추석에 송편을 먹는 우리의 관습처럼,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호..
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231 2018.06.18
[공이 탄식하여 말하기를 “… 의지와 기개로 선모를 받드는데, 선모는 세상일로 나를 감싸는 것… 손은 사사로움입니다. 정이 사사로이 행해지게 되면 의리가 감추어지..
주택의 양도(Selling Your Home) 2018.06.18
주택을 양도하면 그 양도차익(capital gain)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그러나 일정요건을 갖춘 Main Home에 대해서는 최대 $250,000 (..
숨어있는 어뉴이티(Annuity)의 비밀 2018.06.18
보험회사에서 파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은 어뉴이티(Annuity)입니다. 재정설계사나 보험인은 “이 금융상품은 주식시장이 폭락해도 당신의 투자 원금을 보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