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와 조카며느리의 결혼을 축하하며...
신영의 세상 스케치 648회
보스톤코리아  2018-06-04, 11:06:41 
지난 토요일(05/26/2018) 오후에 한국 서울 용산 미군부대 Dragon Hill Lodge Gate에서 시아주버님과 형님의 큰아들인 큰 조카의 결혼식이 있었다. 서울에서 파란 하늘 보기가 여간 어렵지 않은데 그날은 하늘도 푸르고 날씨도 참 좋았다. 하객이 300여 명이 참석해 큰 박수로 신랑 신부의 결혼을 축하해주고 앞날을 축복해 주었다. 가족과 친지들의 기념촬영이 끝나고 친구들과의 기념촬영이 시작되는데 장대 같은 남자들이 우르르 신랑 신부 곁으로 모여든다. 하객 중 신부 친구는 몇 안 되는데 120여 명이 신랑 친구라고 하니 조카의 넉넉한 성격을 짐작할 만 하다.

시아주버님께서 미공군 대령으로 예편하시고 지금은 목사님이 되셨다. 한국에 근무하실 때 용산(미군부대)에서도 계셨고, 외교관(무관)으로 한국에서 근무하시다 미국에 다시 오셔서 예편하셨다. 그래서 한국에 조카 두 녀석이 외교관 자녀로 따라왔다가 큰 조카는 한국에 남아 직장을 잡아 살고 있기에 결혼을 한국에서 하게 되었다. 서운하게도 작은 조카는 미국에서 미공군 대위로 근무하고 있는데 이번에 다른 나라에 훈련이 있어 '형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가족들과 작은 조카도 많이 서운했지만, 훈련 중에 있는 조카도 건강하길 바란다.

우리 집 두 아들도 사촌 형 결혼식에 참석하려다가 시간이 여의치 않아 참석하지 못해 서운한 마음을 전해왔다. 조카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남편과 사촌 오빠의 결혼을 축하해주려고 딸아이가 며칠 전 한국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는 한국에 일찍 도착해 특강 시간도 얻어 강의도 하고 서울의 산들을 돌며 사진을 담고 있었다. 이렇게 조카와 조카며느리의 결혼을 축하해주려고 작은 아빠와 작은 엄마의 이름으로 미국에서 한국으로 달려온 것이다. 조카와 조카며느리의 야외 결혼식을 축하의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5월의 싱그러움처럼 행복하게 잘 살기를 기도했다.

프랑스에서는 고모와 함께 두 사촌 남매가 결혼 축하를 위해 서울에 왔다. 그리고 미국에서 사시다가 인천 송도에서 10년이 넘게 살고 계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손자와 손자며느리의 결혼식은 아주 특별한 날이되었다. 두 어른들께 첫 손주의 결혼식이기 때문이다. 두 분이 여든 셋의 고령에도 아직도 건강하시고 활동하시는데 별 불편함이 없이 사시기에 더욱 축복된 날이되었다. 손자.손녀들에게 언제나 따뜻하고 사랑이 가득한 할머니와 학구열이 남다르신 멋쟁이 할아버지는 아들 자식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손녀들에게 존경의 할머니 할아버지시다.

배움에 대한 학구열이 대단하신 할아버지께서는 여든이 다 되어 시작하신 방송통신대 '중어중문학과' 졸업반에 계신다. 3년 내내 장학금을 놓치지 않으실 만큼 열심과 열정의 노력으로 그 자리를 지키시고 계신 것이다. 내년에 졸업하게 되시니 참으로 자녀와 자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되신다. 그 결실에 어찌 할아버지의 노력만 있었을까. 늘 할아버지 곁에는 말없이 후원하시는 할머니가 계셨다. 이번 결혼식을 통해 두 분의 뿌리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1969년 처음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셨던 시아버님과 1970년도에 가족이 모두 이민 길에 오르셨던 그 뿌리를.

두 어른의 자식 교육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셨다는 생각이다. 초창기 이민자들의 열악한 상황에서도 세 자녀를 잘 키워주셨기 때문이다. 큰아들은 미국의 콜로라도 스프링스 에어포스 아카데미에 입학을 시키고 졸업을 마쳤으며 미공군 대령과 한국의 외교관(무관)으로 예편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미국에서 목사로서 사역하고 있다. 그리고 딸과 작은아들은 둘 다 명문대인 코넬 대학교에 입학시키고 졸업을 해 각자의 길에서 잘살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말이다. 그리고 그 뿌리를 통해 손자.손녀들도 비지니스 맨 둘과 미공군 장교와, 변호사 등을 키워내신 것이다.

이런 초창기 이민자의 든든한 뿌리를 통해 자손들이 미국 사회와 각자의 자리에서 자리매김하며 살기를 기도한다. 이번 큰조카와 조카며느리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가족들의 뿌리와 열매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 시간 속에 이 자리까지 이끌어주신 창조주께 깊은 사랑에 감사를 드린다. 내게 이번 결혼식 날짜와 캘리포니아 <제21회 에피포도예술상>문학상 시 부문에서 본상을 받았는데 수상식 날짜와 겹쳐 참석하지 못하고 영상으로 수상소감만 보냈다. 개인적으로는 참석하지 못해 많이 서운했지만, 결혼식에 참석해 더욱 감사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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