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문고 365일
신영의 세상 스케치 634회
보스톤코리아  2018-02-26, 10:53:41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 추월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노선영과 김보름, 박지우가 출전한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은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팀 추월 8강전에서 3분03초76의 기록으로 7위에 머물러 준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은 세계 최강 네덜란드와 준준결승 1조에서 만났다. 빙속 최강 네덜란드는 2분55초61의 기록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 네덜란드에 이어 일본(2분56초09), 캐나다(2분59초02), 미국(2분59초75)가 준결승 무대에 합류했다."

어제오늘 '국민신문고(청와대 홈페이지 요청쇄도)'의 열기가 뜨겁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가 한참인 때에 어쩌면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되어버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자 수가 21(한국시간)일에는 40만 명에 다달았다. 2월19일 한 네티즌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한다'는 청원을 올렸다. 이 네티즌은 청원을 통해 여자 팀추월에서 김보름, 박지우 선수는 팀전인데도 불구하고 동료인 노선영 선수를 버리고 본인들만 앞서 나갔다고 주장했다.

위키백과 사전에서 빌리자면 신문고는(申聞鼓)는 1402년 태종 2년) 특수청원(特殊請願)·상소(上訴)를 위하여 대궐 밖 문루(門樓)에 달았던 북이다. 조선에서는 상소·고발의 제도는 법제화되어 있었으나 신문고는 그 최후의 항고(抗告) 시설로 임금의 직속인 의금부 당직청(當直廳)에서 주관, 북을 치는 자의 소리를 임금이 직접 듣고 처리하도록 하였다. 즉 억울함을 호소하려는 자는 서울에서 주장관(主掌官), 지방에서는 관찰사에게 신고하여 사헌부에 고소하고 여기서도 해결이 안 되는 경우에 신문고를 두드리게 하였는데, 이는 형식상 조선에서 민의상달(民意上達)의 대표적인 제도였다.

요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더욱 활발해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을 보면서 참으로 다행이라 여기며 조선 시대의 '신문고'를 잠시 떠올려 보았다. 요즘은 어른아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SNS를 통하지 않고는 소통이 불가능하리만치 빠르고 바쁜 시대를 살고 있지 않던가. 이런 문화가 싫다고 도망칠 수도 숨어버릴 수도 없는 현대를 함께 공유하고 나누며 살아야 하는 또 하나의 소통의 시대를 살아가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소통이 아닌 소음일지도 모를 그런 시대를 사는 것이다. 보기 싫어도 보게 되고 듣기 싫어도 듣게 되는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우리인 까닭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는 국민청원 및 제안 등의 각 분야의 글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며, 국민청원 게시글 가운데 정부, 청와대 관계자가 직접 답해야 하는 청원 중 20만 명 이상 동의를 하면 30일 이내에 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은 평창올림픽경기로 한참인 까닭에 한국 인터넷 뉴스를 자주 보게 된다. 그 가운데에서 지난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팀 추월에 출전한 한국대가표팀의 준결승 진출이 좌절된 가운데 김보름과 박지우 선수의 인터뷰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게시판에 이들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달라는 국민청원 요청이 쇄도한 것이다.

요즘 한참 '#Me Too' 운동이 법조계를 시작으로 문학과 문화예술 연극 영화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더 나아가 파문의 파장은 더 커질 것이라 짐작을 해본다. 그 파렴치하고 뻔뻔한 가해자의 변명은 참으로 어처구니없거니와 안쓰러움마저 자아낸다. 현실이 아닌 소설이나 극 중에서나 만나볼 법한 추악한 행위에 절로 몸서리 처진다. 추악하고 반인륜적인 행위에 대해 반성 없는 태도와 무성의한 사과에 당사자와 그를 지켜보던 이들 그리고 그 모습을 시청하던 네티즌들이 격분을 참을 수 없어 들고 일어나는 것이다. 바로 '나도 당했다'라는 목소리(#Me Too) 내는 것이다.

'국민신문고 365일(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은 적어도 국민이 국민답게 살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바로미터이면 좋겠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돈이면 최고라는 권력이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답답한 이 사회 구조 속에서 돈이 없어도 어깨 펴고 바로 걸을 수 있고 권력이 없어도 자유로이 뛸 수 있는 그런 사회로의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발걸음의 시작이면 좋겠다. 이렇게 하나둘 작지만 서로의 목소리를 모으면 그 소리가 울림이 되고 그 울림이 공명이 되어 서로 소통하는 아름다운 하모니(사회)가 될 것이다. 또한, 이런 몰지각한 행동에 대한 반성과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말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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