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612회
자상하신 엄 총영사님 내외분을 뵈면서...
보스톤코리아  2017-09-11, 11:43:07 
응석 부리던 내 삼촌 같고 투정 부리던 친정 오빠처럼 편안하고 든든한 분이 우리 곁에 계신다. 바로 보스턴총영사관의 엄성준 총영사님이시다. 언제 뵈어도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시는 총영사님과 늘 조용히 옆에 계시는 사모님이 계신다. 이 두 분을 뵙고 돌아오는 길은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고 친정 오라버니와 올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같아 좋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마음과 두 손으로 맞잡아 주시는 그 사랑이 있어서일 게다. 한인 사회의 행사가 있을 때나 아주 특별한 일이 있어 총영사관에 들를 때 뵐 수 있지만 늘 가슴 따뜻해진다.

총영사관에는 영사님들도 몇 분 계신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왠지 영사관을 들어설 때의 느낌은 편안함보다는 경직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편치 않았던 마음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 이유는 엄 총영사님과 사모님의 따뜻한 손길과 눈빛이 있어서인 것이다. 총영사님 곁의 영사님들의 자상함도 큰 몫을 한다. 그만큼 타국에서 대한민국의 정부를 대표해서 미국 정부와의 관계 교류와 함께 한인 동포들의 대변인의 역할과 한인 이민자들의 격려와 용기를 주시고자 더욱 노력하시는 것이다. 그 이유를 알기에 우리 이민자들 또한 감사한 것이다.

늘 뵐 때마다 잊지 않으시고 '보스톤코리아' 칼럼 잘 읽고 있으시다는 말씀을 빼놓지 않으신다. 물론, 인사 말씀인 것을 알지만, 내게 얼마나 마음이 뿌듯하고 용기가 되는지 모른다. 내 수필집이 2014년도에 출간했으니 아마도 2년 전쯤일 게다. 총영사님을 어느 행사에서 뵙게 되었는데 인사 말씀 중에 수필집도 보내달라는 말씀을 해주신다. 일찍 보내드릴 것을 주춤하고 있다가 그만 때를 놓치고 말았었다. 그리고 그 후 '수필집과 시집' 두 부씩을 총영사관에 보내드렸었다. 엊그제는 총영사관 모임에서 말씀을 해주신다. 총영사관에 진열해 놓은 책 보았느냐고.

어떤 관계에서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 마음에 진심이 있다면 진실은 통하는 법이다. <한미노인회>와<상록회>노인들 모임에도 참석하셔서 어른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시며 자상하게 얘기를 나눠주신다. 나중에야 들은 얘기지만, 노인들 몇 분의 말씀이 총영사님도 참 좋지만, 사모님이 너무 좋다는 칭찬의 말씀들을 해주신다. 어른들의 그 말씀을 들으며 나 역시도 그런 마음이 있었기에 주인공이 없는 자리에서 노인회 어른들과 함께 더욱 마음 뿌듯한 얘기를 나눴다. 이 모든 것은 한 개인의 몫과 역할이 아니기에 더욱이 귀하고 값진 것이다.

보스톤에 <국제선>이 있다. 국제결혼가정선교회(National Association of International Family Mission) :국제선은 국제결혼으로 인한 문화 충격과 언어 차이로 가정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한인 여성들은 물론 노인, 청소년 등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열린 마음으로 봉사하는 봉사단체이다. 뉴잉글랜드 보스턴 지역의 이민자들의 삶과 역사를 찾아 30~40여 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에 '유학생 가족'으로 이민 온 이민자와 '국제결혼 가족'으로 이민 온 이들이 많다.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 국제결혼자에 대한 바라보는 인식과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이렇듯 아주 오래전 국제결혼을 하고 이민 와서 가족들을 초청해 살던 분들의 얘기를 들으며, 참으로 가슴 아픈 얘기들을 많이 들려주신다. 그렇지만, 그 지난 아픔과 외로움의 시간이 있었고 그 세월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는 것이리라. 그래서 삶의 뿌리가 깊이 박히고 '든든한 나무'가 되어 삶이 버겁고 힘든 사람들이 쉬어가는 '나무 그늘'이 되어주는 것이리라. 이렇듯 지난 세월의 아픔과 상처로 있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가 되어주시는 분이 바로 보스톤총영사관의 엄성준 총영사님과 사모님이신 것이다.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와 두 손 잡아 주시는 그 손길이.

그런 모습을 말없이 멀리서 지켜보는 버릇이 내게는 있다. 어쩌면 글쟁이라서 남의 얘기를 안 듣는 것 같아도 말과 행동의 스토리를 듣는 버릇이 있는 모양이다. 이렇듯 나무가 아닌 숲을 바라보는 버릇이 있다. 전체적인 이야기를 밑그림으로 그려놓고 숲속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을 나무로 놓는 것이다. 그 '이야기의 풍경'을 가만히 듣고 보노라면 나는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이다. 참으로 아름답지 않던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총영사관 총영사의 역할이 바로 타국에서 사는 대한민국 동포들 약자들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몸소 피부로 느끼는 암행어사의 역할이 아니던가.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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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의견목록    [의견수 : 1]
빚진자
2017.09.11, 12:25:01
신영시인님 ~!
늘 좋은글들로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국여행 건강히 잘 다녀오세요
노인들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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