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양미아의 심리치료 현장에서
보스톤코리아  2017-07-17, 14:37:08 
완연한 여름이다. 여름방학을 통해 헨리 어머니는 헨리에게 독서습관을 갖게하고 싶었다. 독서를 좋아 하게하는 방법을 알아보다가 너무나 많은 정보에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우리의 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기로에 부딪치게 된다.  한 예로 선택은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아침은 무엇을 먹어야 할까? 옷은? 점심은? 저녁은? 세상이 좋아졌다고 한다. 세상이 스마트 폰 하나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 하나만 검색해도 몇십 개의 정보를 얻는다. 하지만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는 현대인의 선택을 더 어렵게 만든다. 과잉 정보를 통한 너무나 다양한 선택의 폭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고 만다.

'햄릿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햄릿처럼 '하는냐, 마느냐' 고민을 너무 오래하다가 분별력마져 약해져 선택이 더욱 어려워지는 성향을 가진 유형을 말한다. 햄릿은 유령으로 나타난 아버지를 통해 자신의 어머니가 숙부와 밀통하여 아버지를 독살시켰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복수를 부탁하는 유령 아버지 앞에서 그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라는 대사를 외치면서 고민에 빠진다. 숙부를 죽여 아버지의 원한을 갚아야 하는지, 살인이라는 죄를 지면서 까지 숙부를 죽여야하는가 하는 결정의 고민에 빠졌던 것이다. 그는 유령 아버지의 말을 믿기위해 테스트를 하고 실증을 잡았지만 주저주저 결정을 못하다 자신을 사랑하는 애인의 아버지를 대신 죽이는 엄청난 실수를 하고 만다. 그리고 그는 더욱 비극에 빠져들어갔다.

결정장애를 신중함으로 착각할 수 있다. 마치 지식과 지혜를 같은 의미로 착각하는 현상과 비슷하다. 지식은 공부를 통해 얻어진다. 머리까지 좋다면 지식을 얻는 것이 훨씬 수월해진다. 책을 통해서, 교육을 통해서 간접경험하며 익힌 모든것들이 머리에 저장된다. 하지만 이렇게 배우고 익힌것들을 자신의 삶에 잘 적용시키려면 '지혜'가 필요하다. 지식이 너무 크고 지혜의 양이 작으면, '햄릿형증후군'이 나타나기 쉽다. 리사는 박사 취득 후 5년동안 Postdoctoral Fellowship을 하면서 지쳐가고 있었다. 자신이 소속된 기관을 떠나야하냐, 마냐의 결정을 못해 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다. 그토록 믿었던 상사가 자신이 아닌 다른 Postdoctoral Fellow를 정식 Faculty로 지정하자 배반감에 심한 우울증에 빠져들어갔다. 

테라피를 통해 그녀의 탁월한 지식이 자신의 상사만 좋게 하는 일에 사용된 것을 알기시작했다. 그녀는 분노하기시작했다. 이러한 진실을 알고 난 후에도 상사앞에서 주눅이 들고, 눈치를 보는 자신에게 더 분노했다. 그녀의 똑똑한 지식은 시키는일만 잘하는 것에 습관이 되어있었다. 자신을 위한 자신만의 일, 주인의식을 갖고 살아본 적이 없었다. 과보호적 성향이 있는 그녀의 부모는 모든 것을 다 해주며 '너는 공부만 잘하면 된다' 라고 했다. 그녀는 부모가 시키는대로 공부를 잘 했고, 유학을 왔고 박사를 취득했다. 리사의 부모님은 리사가 더 크게 성장하려면 모든 걸 갖추어주는 배려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녀는 박사 후 연구과정(Postdoctoral Fellowship)일을 하기 전까지  자주적인 일을 하는 능력을 쌓지 않아도 되었고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지고 결정권을 갖는 경험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의존성향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상사를 자신의 부모로 대체하며 의존하고 믿었던 것이었다.

탈무드에 이러한 말이 있다. '지식은 배 고픈 사람에게 물고기를 준다. 반면 지혜는 물고기 잡는법을 가르켜준다.' 그녀의 상사는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녀의 배고픔을 채워주었다. 시키는 일을 아주 잘 하는 그녀의 지식은 자신의 물고기를 직접 잡는일을 아주 유용하게 했고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었다. 테라피 과정 중 그녀의 상사가 그녀가 물고기를 잡는법을 가르켜 주었지만 그녀 자신이 용기가 나지않아 회피했음을 시인했다. 자신이 책임지는 것이 겁이나서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Postdoctoral Fellowship으로 계속 남아있는일보다 용기를 내어 나름 청산하고 자주적인 직장을 갖는일이 쉽게 느껴지기 시작하자 그녀는 주인의식을 갖는 지혜를 이해했다. 결정능력도 실패하는 연습이 필요함을 깨닫기 시작했다. 나에게 맞는 선택을 보려면 나무만 보는것이 아닌, 숲을 보는 능력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뭔가 최고의 선택이 남아있다는 환상을 버리고 자신의 현재에 맞는 선택을 해야함을 깨달았다. 그러다보면, 먹여주는 물고기가 아닌 그녀가 직접  물고기를 잡는법을 알게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간단한 자가진단 햄릿증후군을 소개한다.
1. 질문을 받으면 '글쎄, 잠시만, 잘 모르겠는데' 등의 말을 반복한다.
2. 선택을 하지 못해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3. 스스로 쇼핑을 못하고 꼭 같이 결정해줄 동행인이 필요하다.
4. 결정을 하지 못해 결국은 포기한 적이 있다. (학업, 연애 등) 
5. 선택하는 것이 두렵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6. 메뉴를 선택하지 못해 타인이 결정해주는 메뉴를 먹는 경우가 많다. 
7. 사소한 선택을 하지 못해 SNS에 결정을 도움 받고자 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0-2개: 평균적 수준에 있는 사람
3-6개:햄릿증후군 초기단계
6개 이상: 심각한 경정장애


양 미아  Licensed Psychotherapist

Private Practice: 1330 Beacon St. Brookline, MA 02446
37 Fruit St. Worcester, MA 01609,
508-728-0832
yeungmia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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