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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의 세상 스케치 598회
뷔엔 까미노(buen camino)!!
보스톤코리아  2017-05-29, 13:45:21   
"까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로 가는 길, 산티아고 순례길을 뜻한다. 멀고 긴 여정이다. 세계 각국 각처에서 저들마다의 가슴 속 사연을 담고 와 길을 걸으며 풀어놓고 가는 것이다. 길 위에서의 만남은 그 어떤 장소보다 단조로워 편안해 좋다. 굳이 서로 내가 누구랄 것도 없이 궁금할 것도 없이 길 위를 걷고 있는 그저 나그네일 뿐이다. 그 편안함에 젖어 들수록 평안함이 온몸과 마음으로 찾아든다. 걷는 이들의 뒷모습 속에는 홀로 걷는 이, 부부와 연인이 커플이 되어 걷는 이, 아버지와 아들, 딸과 아버지 그리고 엄마와 딸, 아들과 엄마 등.

"뷔엔 까미노(Buen Camino)!!"
산티아고의 순례자들은 길을 걸으며 마주칠 때마다 '뷔엔 까미노' 라고 인사하며 서로의 여정을 축복한다. 참으로 길 위에서 나누는 넉넉한 마음이다. 이렇듯 서로를 위해 진심으로 축복할 수 있는 것은 그 길의 여정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가를 몸소 깨달아 알기 때문이다. 서로의 눈빛으로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마음인 것이다. 하루에 평균 24킬로미터씩을 매일 걷는 것이다. 발가락에 물집이 생기고 벗겨지고 발톱이 푸르게 멍들고 무릎이 아파도 자신이 선택한 길이었기에 그 누구하나 불평이 없다. 그것은 바로 감사를 배운 까닭이다.

2년 전 같은 교회에서 가깝게 지내는 언니(권사)와 함께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에 관해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함께 떠나보기로 결정을 하고 이내 계획으로 들어갔다. 찬찬한 성격의 언니가 이것저것 준비를 거의 다 했다. 말로 자꾸 하면 고마움의 빛이 바래질까 싶어 이 지면을 통해 언니에게 고마움을 다시 한번 전한다. 산티아고에서 함께한 시간이 내 인생에서 참으로 귀하고 보석처럼 값진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아는 지인은 묻는다. 아니, 왜 걸으러 간다며 비행기를 몇 시간을 타고 가서 또 걸으러 가느냐고 말이다.

훌쩍 2주 이상을 떠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일임을 또 깨닫는다. 그래서 더욱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귀한 시간 헛되지 않도록 잘 짜임새 있게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마음의 기도를 올렸다. 때로는 말보다 더 값진 언어가 있어 참으로 다행이라고 여겨질 때가 있다. 바로 이번 여행 계획을 세우며 그런 마음이 들었다. 여느 여행이 아닌 마음의 깊은 소리를 듣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내면의 깊은 소리를 듣고 오고 싶었다. 그것은 나의 삶의 한 모습에서도 그렇거니와 나의 신앙의 참모습을 만나고 오고 싶었다. 

그렇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획했던 여행이었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또한 우리네 삶이 아니던가. 떠나던 날이었다. 보스톤 로건 공항에 막 도착해 보딩패스를 체크하는 중 여권에 이상이 있다고 나온다. 아뿔싸, 프랑스 당국에서는 모든 여권의 3개월 여유를 요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쿠바에 다녀오며 10년이 다 되어가는 내 여권의 갱신 날짜를 이미 알고 확인했었다. 7월 중순경이라 산티아고에 다녀와서 바꾸면 되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음 날 새 여권을 받아 떠나게 되었다.

보스턴 로건 공항에서 출발 7시간 30분을 가서야 '프랑스 드골' 공항에 도착. 그리고 스페인의 큰 도시 바욘까지 가기 위해 이리저리 살펴봐도 여러 가지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프랑스 드골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40여 분 가서 프랑스 빠리의 몽빠르떼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욘까지 가기 위해 미리 예매해 둔 기차표를 들고 열차에 올라 6시간 가서야 바욘에 도착했다. 바욘에서 내려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에 필요한 것을 안내해 주는 곳이 있는 St-Jean-Pied-de-Port에 도착해 이것저것 준비와 안내를 받고 하루 묵고 첫 출발을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순례길의 여정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만나고 느끼고 깨닫게 되었다. 각각의 여러 나라에서 언어와 문화가 모두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함께 먹고 자고 또 걸으며 불편함 속에서의 놓임이랄까.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그런 상황들 그러다가 모두가 그러니 저절로 받아들여지는 그런 마음가짐들 속에서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번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을 통해서 얻은 깨달은 것이라면 지금 '내 등에 짊어진 배낭의 무게만큼이 바로 내 욕심'이란 생각을 했다. 또 되뇌여 본다, '뷔엔 까미노!!'라고 축복의 마음으로.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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