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71
화랑세기花郞世紀, 5세 풍월주風月主 사다함斯多含(23)
보스톤코리아  2017-03-27, 12:12:48 
“사다함은 진골이며 나밀왕(내물왕) 7세손이다. 아버지는 급찬 구리지이다.” 삼국사기 사다함열전은 이렇게 시작된다. 더 이상 가계에 관한 내용이 없다. 하지만 화랑세기에는 그의 가계가 자세하게 나온다. 즉 사다함의 세계世系는 내물왕에서 미사흔, 구천, 비태, 비지, 비량, 아버지 구리지로 이어졌다. 다만 그의 고조부 비태가 구천의 아들인가는 분명치가 않다. 필사본의 훼손과 탈자가 많아서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미해(미사흔)의 다른 아들 보신(어머니는 보미이다)은 황아와의 사이에서 아들 보기를 낳았다. 즉 보신이 비태의 아버지일 가능성도 있다. 

일설에는 사다함이 거칠부197) 의 증손자라고도 한다(위키백과). 그 쪽의 계보를 보면 내물왕에서 미사흔, 구천, 김잉숙, 김물력, 김거칠부, 김순원, 김구리지, 김사다함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사다함은 요절했기에 후손이 없다. 거칠부의 아들 김순원은 화랑세기에 나오는 구리지의 아버지 비량과 동일인지를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김순원의 아들이 김구리지이며, 사다함은 구리지의 아들이라는 계보이다. 또한 김잉숙이 구천의 아들인지도 확인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칠부와 사다함의 나이 차이로 봤을 때 가능성이 희박하다. 사다함의 출생연도가 정확하지 않지만 유추해볼 수 있는 근거가 삼국사기에 나온다. 사다함열전에 보면  이사부가 562년(화랑세기에는 561년)에 가야를 정벌할 때 사다함이 간청하여 참전하였다. 

그 때 그의 나이 15~6세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다함의 출생연도가 545경이 된다. 502년에 태어난  거칠부와 사다함의 나이 차이가 43세 가량인데 할아버지라면 몰라도 증조부가 되기에는 나이 차이가 적다. 게다가 사다함은 형 토함과 누이 새달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거칠부가 내물왕의 5세손이기에 사다함이 증손자라면 8세손이 되어야 하는데 삼국사기에는 사다함이 내물왕의 7세손으로 기록되어 있다. 삼국사기로만 봤을 때는 김원순(사다함의 조부로 예상되는…)과 김구리지의 관계를 찾을 수가 없다. 즉 구리지의 조상이나 김원순의 후손이 나오질 않는다. 그러나 화랑세기에는 김구리지의 아버지가 비량이다. 또한 어느 문헌에도 김원순과 비량이 동일인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화랑세기의 기록을 무시하고 거칠부가 사다함의 증조부라는데 동의하기가 주저스럽다. 

사다함의 요절로 많은 낭도들이 4세 풍월주를 지낸 이화랑을 복위하려고 하였지만 이화랑의 사양과 사다함의 추천으로 세종이 6세 풍월주에 올랐다. 그러면서 초대 풍월주 위화랑의 후손들이 일단 화랑도의 수장에서 물러나고 그 중심축은 6세 풍월주 세종의 부인인 미실의 손아귀로 넘어 가게된다. 법흥왕 때 위화랑으로 부터 시작된 풍월주의 지위는 그의 아들 이화랑이 4세 풍월주를 지냈고, 2세 풍월주 미진부공은 누이의 외손자이고 3세 풍월주 모랑공은 사위이다. 미진부공은 이부동복 누이 벽화부인의 딸인 삼엽궁주(법흥왕과의 사이에서 태어났다)의 아들이다(아버지는 아시공). 그리고 3세 풍월주 모랑공은 딸 준화의 남편이다. 5세 풍월주 사다함은 딸 금진낭주의 아들이다. 위화랑에 시작한 풍월주의 계보는 아들, 사위, 외손자 등 위화랑의 집안이 독식하였다. 그래서 아마도 김대문은 자신의 조부, 아버지로 이어졌던 풍월주의 계보를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여기며 자연스럽게 모든 풍월주들의 세계世系를 기록한 ‘화랑세기’를 집필한 것으로 사료된다(화랑세기는 김대문의 아버지 오기공이 향음鄕音으로 기록하다가 완성하지 못하고 죽은뒤 김대문이 완성했다).    

197) 김거칠부金居柒夫(502 ~ 579), 혹은 김황종金荒宗, 그는 진흥왕, 진지왕 때의 학자, 장군 그리고 상대등을 지냈다. 삼국사기 권 44에 나오는 그의 열전에 의하면 ‘내물왕의 5세손이고 할아버지는 잉숙仍宿 각간이고, 아버지는 물력勿力 이찬이다. 거칠부는 젊었을 때 건들거리며 차분하지 못했지만 원대한 꿈이 있었다. 승려가 되어서 유람을 하다가 고구려를 염탐하고자 국경을 넘었다. 그리고 혜량법사가 설법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갔을 때 혜량이 거칠부가 보통사람이 아님을 알아보고 잡힐까 염려되니 빨리 돌아가라고 일렀다. 그와 함께 부탁의 말도 잊지않았다. 장수가 되어 군사를 거느리고 오거던 자신을 해치지 말라고 했다. 신라로 돌아온 거칠부는 환속을 하여 관품이 대아찬에 이르렀다. 545년에는 여러 문사들을 모아 ‘국사國史’를 편찬했다. 그리고  파진찬으로 올랐다. 진흥왕 12년(551년) 거칠부는 구진, 비대, 탐지, 비서, 노부, 서력부, 비차부, 미진부 등의 장군들과 함께 왕명으로 백제와 고구려 침공 하였다(고구려 침공시 혜량법사로 부터 입은 은혜를 잊지않고 말에서 내려 군사예법으로 보답하였다. 그리고 혜량의 뜻에 따라 신라로 데려와서 왕을 배알하니 왕은 혜량을 승통으로 임명하였다). 거칠부는 576년에 상대등이 되었고 78세 까지 장수하였다.’ 
여기 나오는 구진은 지소태후(진흥왕의 어머니)의 침신이었고, 미진부는 2세 풍월주이다. 당시의 유능한 장군들이 화랑도였음이 입증되는 부분이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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