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인디언의 역사 : 20. 새 길을 찾아서 (2)
보스톤코리아  2016-11-07, 12:27:39 
인디언문제 담당국의 175 주년 기념 반성문 (계속)
나는 미국을 위하여 발언하지도 않고 미국을 대신하여 이야기하지도 않지만 만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 인디언국을 대표하여 말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무엇보다 먼저 과거에 우리가 한 잘못에 대하여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러한 잘못과 그로 인한 결과를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 우리는 과거를 되돌리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으니 인디언국의 대표로서 과거의 과오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사과를 드릴 뿐이다. 비록 이러한 과오는 지금의 우리 직원들이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잘못된 유산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바로잡아야겠다는 강한 도덕적 의무를 인정한다. 우리는 인디언의 희망과 번영을 위하여 새롭게 중요한 일들을 시작하고자 한다. 인디언에 대한 혐오나 폭력이 발생할 시에는 우리 국은 절대로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인디언들은 다른 인종에 비하여 지적 능력이 떨어진다는 가정 하에서 이루어지는 어떠한 정책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인디언의 재산을 강탈해 가는 것을 다시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인디언부족의 권익을 거스르는 잘못된 지도자를 결코 임명하지 않을 것이다. 인디언들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인디언 묘사를 배격한다. 우리는 앞으로 결단코 인디언의 언어와 종교와 의식과 생활 방식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어린아이들을 잡아가서 인디언임을 부끄럽게 생각하도록 만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 국이 지은 죄가 너무 무겁기에 용서해 줄 것을 바랄 수는 없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함께 치유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인디언 여러분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여러분의 부족과 이야기할 때 이제 죽음의 시대는 끝났다고 알려 주고 자녀들에게는 수치와 공포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이야기해 주기 바란다. 젊은이들에게는 분노를 희망과 사랑으로 바꿀 것을 말해주기 바란다. 우리 다함께 일곱 세대에 걸친 눈물을 닦아내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해아 한다. 미래의 지도자들이 인디언담당국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인디언국이 인디언의 나라를 위하여 기쁨과 자유와 진보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것을 축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자. 인디언국은 1824년 인디언과 백인간의 전쟁 시기에 태어났지만 2000년 이후로는 인디언 번영의 도구로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기숙학교 강제 수용에 대한 배상 판결
2005년 캐나다 사법 역사상 최대 규모인 50억 달러의 손해배상금액 조정이 최종 타결되었다. 버나드(Nora Bernard)여사가 1993년 캐나다 정부와 실제로 학교 운영을 맡았던 4 개의 종교단체(가톨릭, 성공회, 장로교회, 연합교회)를 상대로 인디언기숙학교(캐나다에서는 residential school, 미국에서는 boarding school) 재학 시 신체적, 정서적,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7만 명을 대표하여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12년간의 긴 법정 다툼 끝에 승소 판결을 얻어 냈다. 캐나다에서는 버나드 여사의 케이스 외에도 유사한 소송이 많이 벌어졌는데, 엄청난 배상금 부담으로 인하여 관련된 종교단체, 특히 성공회는 도산할 지경에 이르렀다. 

캐나다의 기숙학교 제도는 1870년대 당시 국회의원이던 다빈(Nicholas Flood Davin)이 주도하여 도입된 것으로서 인디언들을 백인 중심의 주류사회로 동화(assimilation)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 인디언 어린이들을 그들의 전통주거시설인 위그웜(wigwam)으로부터 나오게 한 후 기숙학교로 강제로 수용하여 그들의 고유 언어를 쓰지 못하게 하고 오로지 영어만을 쓰게 했다.  그들의 고유 풍습을 버리게 함으로써 인디언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하게 만든 다음 백인 문화를 강제로 주입시킬 목적으로 시행된 이 정책은 1996년 마지막으로 기숙학교가 문을 닫을 때까지 100년 이상 지속되었다. 

기숙학교의 설립과 운영은 종교단체가 맡았는데 학교의 생활환경은 지극히 열악하여 수많은 학생들이 죽어갔고 살아남은 학생들도 성적 학대를 포함한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가족의 사랑을 받지도 못함으로써 입게 된 심리적 외상으로 인하여 훗날 약물중독, 가정폭력, 실업, 자살 등의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게 된 것이다. 기숙학교를 나온 인디언들은 문명의 교차로에서 방황하는 형국이 되었다. 고향으로 돌아가 옛 방식으로 살아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백인 주류사회에 완전히 동화될 수도 없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2008년 캐나다 정부는 기숙학교로 인하여 피해를 본 본인과 그 가족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기숙학교 스캔들이 캐나다에 비하여 늦게 이슈화되었다. 2003년 원 스타(Sonny One Star)와 다른 다섯 명의 수우족 인디언들은 연방정부와 로즈버드 수우 인디언 보호구역(Rosebud Sioux Indian Reservation) 내에 있던 성프란시스코   미션기숙학교(St. Francis Mission boarding school)를 대상으로  인권운동가인 프리셔(Gary Frischer)의 도움을 받아 250억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대표소송을 제기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수많은 인디언 학생들이 학교의 신부, 수녀, 수사 등으로부터 성적 학대를 포함한 다양한 신체적, 육체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였다. 2003년 6월 2일자 워싱턴 포스트지에 이 소송의 대표 원고인 원스타의 이야기가 게재되었다. 그는 6살에 이 학교에 강제로 수용되었다고 한다. 다른 인디언기숙학교에서 인디언 이린이가 죽었다는 말을 들어서 알고 있는 터라 손자가 학교로 끌려가자 할머니는 죽음의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학교 안에서 매를 맞는 것은 일상사가 되었고 곧 성적 학대가 시작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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