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인디언의 역사 : 19. 주권 회복을 위한 만리 길 (4)
보스톤코리아  2016-10-24, 11:41:40 
최장거리 걷기(Longest Walk) (계속)
세 번째 Longest Walk는 당뇨병퇴치(Reversing Diabetes)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는데 2011년 2월 14일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인근의 라홀라쇼어(La Jolla Shores)에서 출정식을 갖고  총 8600km의 거리를 걸어서 7월에 워싱턴으로 왔다. 워싱턴에서는 7월 7일과 8일 양일간에 당뇨병에 관한 모임을 개최하였다. 인디언들의 생활환경이 달라짐에 따라 당뇨병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AIM의 공동 창립자인 데니스 뱅크스(Dennis Banks)도 당뇨로 고통을 받고 있어서 전체 인디언을 상대로 한 당뇨병 예방과 퇴치 캠페인이 절실하였다. 인디언의 당뇨병 문제는 세계적으로도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 될 정도로 심각하다. 애리조나 주에 살고 있는 피마 인디언들의 경우 30대 이상 성인의 절반 이상이 당뇨병에 걸려 있다고 한다.

2013년 7월 15일 일출시간에 맞추어 워싱턴 모뉴멘트에서 기념식을 갖고 1978년에 걸었던 길을 거슬러 행진하여 샌프란시스코의 알카트라스 섬으로 향했다. 네 번째 Longest Walk가 되는 셈이다. 이 행사의 구호는 ‘알카트라스로 돌아가기(Return to Alcatraz)’이었다. 그들은 12월 21일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부족 자치권 신장을 위한 미국정부의 노력
존슨(Lyndon B. Johnson) 대통령은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건설을 위하여 ‘가난과의 전쟁(War on Poverty)’을 선포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하여 ‘경제기회개발청(Office of Economic Opportunity)’을 1964년에 설립하였다. 전에는 반드시 연방 정부나 주 정부를 통해서만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이 기구를 통하여 직접적으로 편리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이 트였다. 이 기구 덕분에 인디언 부족 정부는 인디언국의 간섭을 받지 않고도 자체 역량을 확충하고 여타의 부족과 협력하면서 전국적으로 연대해 나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었다. 또한 부족 스스로가 우선순위를 매겨서 필요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이 기구의 지원으로 일구어낸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나바호 부족의 자체 학교 건설 프로젝트이다. 주류사회에 적응하는 데에 필요한 학과목과 더불어 나바호의 전통문화도 함께 가르치는 라프록 시범학교(Rough Rock Demonstration School)가 1966년 설립되었는데 이 학교는 인디언에 의하여 관리되는 최초의 학교가 되었다. 현재는 학교의 이름이 Rough Rock Community School로 바뀌어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약 440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이 학교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나바호족은 뒤에 나바호대학(Navajo Community College, 지금은 Diné College로 불림)까지 설립하였다. 이 기구가 하던 일을 다른 정부 부처로 이관하고 이 기구는 1981년에 업무를 종료하였다.

알카트라스 섬 점거사건 이후 인디언의 주권과 권리회복을 위한 정부의 조치가 계속 이어졌다. 인디언 금융법(Indian Financing Act of 1974)과 인디언 자치 및 교육법(Self-Determination and Education Act of 1975)의 제정으로 인디언담당국(BIA)이나 주 정부를 거치지 않고 인디언 자치기구가 연방정부와 직접 접촉하여 의료와 교육 분야 등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1978년에 제정된 ‘인디언아동복지법(Indian Child Welfare Act)’에 따라 인디언 어린이의 복지와 보호는 부족의 자체 법원에서 결정하도록 고쳐졌다. 같은 해에 통과된 인디언종교자유법에 따라 피요테의 사용도 합법화되었다. 이 밖에 관련법 제정과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인디언의 주택건설을 지원하는 조치도 만들어졌다.

인디언의 경제자립을 위한 몸부림
인디언의 현안 과제 중 가장 큰 문제는 심각한 빈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디언보호구역 내에서는 일자리가 별로 없으므로 실업률이 다른 지역에 비하여 월등히 높다. 인디언들은 부족 주권의 특수성을 활용하여 카지노 사업을 개발했다. 카지노 산업은 연방 법이 아닌 주 법에 의거 규제를 받는 만큼 인디언은 주 정부의 간섭을 피해서 마음대로 인디언보호구역 안에 카지노를 설치 운영할 수 있다. 대도시나 관광명소 인근에 살고 있는 인디언들은 카지노 사업에서 큰 재미를 보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뉴욕에서 그리 멀지 않은 코네티컷트 주에 1986년 퍼쿠어트 인디언에 의하여 설립된 ‘폭스우드(Foxwood) 카지노’이다. 그런데 인디언들이 너무 많이 카지노를 설립하는 바람에 경영여건이 전에 만큼 좋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예로 폭스우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모히건 인디언은 1996년에 ‘모히건 선(Mohegan Sun)’ 카지노를 또 세웠다.

또 한 가지 자립을 위한 경제기반 확충수단을 관광자원 개발에서 구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그랜드 캐년 인근에 살고 있는 나바호족과 후알라파이족(Hualapai)의 경우를 들 수 있다. 필자가 이 지역을 2014년 9월에 두 번째로 방문한 후 이 문제에 관하여 주간신문 보스턴코리아(www.bostonkorea.com)에 기고한 바 있었는데 해당 부분만 발췌하여 옮기기로 한다.
(다음 호에 계속)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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