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I have a dream
보스톤코리아  2016-10-10, 12:23:46 
  예이츠의 시 구절이다. 내 스스로 번역했다. 지나간 사람의 모습과 옛일들이 꿈처럼 아득하다. 

그대 늙어 벽난로 곁에서 
졸음이 몰려올적에
이 책을 꺼내들고 천천히 읽으시라

한때나마 그대 눈에 꿈처럼 담겼던
부드러운 모습을 기억하고 
깊은 그림자를 떠올리시라. 
(그대 늙었을 때,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김화옥 번역)

  내 아내와 사귀기 전이다. 모대학 영문과 졸업반 여학생을 소개받았다. 누구나 그러했듯이 저녁을 먹고, 다방에서 커피를 마시고, 이런 저런 잡스런 이야기를 나눴다. 팝송이 화제에 오를 적에 여학생이 내게 물었다. ‘팝송의 가사가 이해하느냐?’ 당돌하고 공격적인 질문이었다. 솔직하고 거침없이 대답해 줬다. ‘아니요’ 귀에 들리지 않고, 무슨 뜻인지 몰랐기 때문이다. 내 단호한 대답에 여학생은 더 이상 팝송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많은 팝송의 가사 뜻은 아직도 모른다. 음악은 이해가 아닌 감정이라 우긴다.
  
다방안은 담배연기는 자욱했다. 팝송가락이 튀어 올랐으니 귀청은 먹먹했다. 좁은 유리박스에 앉은 장발의 디제이는 언제나 시끄러웠다. 나야 그닥 즐거워 하지 않았다. 좁은 탁자와 의자가 싫었고, 다방아가씨들의 눈총이 서먹했다. 무슨 맛인지 모를 커피도 달갑지 않았던 거다. 차라리 대폿집에서 소주를 마시는게 내겐 더 안락했다. 그랬으니, 팝송을 알리가 없고 관심도 없었다. 팝송이 자주 내 귓전을 때렸으므로  다시 들으면 아, 귀에 익었다 싶은 거다. 대폿집에선 팝송을 틀어 주지 않는다.
  
그 시절 쯔음, 아바라는 그룹이 있었다. 어디서건 그들의 노래가 나왔다. 청량하다 할 것인가. 노래는 맑고 경쾌했다. 아바의 곡들을 유튜브에서 찾아 다시 들었다. 귀기울여 들을 적에, 이제 조금은 들리는가 싶다. 가사가 들리는 건지, 뜻을 이해하는 건지 그걸 구별할 수는 없다. 대신 감흥은 사뭇 다른듯 싶다.
  
아바 그룹 노래 한구절이다.  ‘I have a dream’ 이 제목이다. 가사는 평이한데, 곡이 붙으면 인상적이다. 흥얼거리며 따라 부른다. 노래중에 천사를 믿는다는 구절에서 꿈이 하늘을 날아오를 듯 싶다. 이 노래 제목은 마틴루터 킹 목사의 연설 첫 대목이기도 하다. 꿈을 갖는것도 꿈을 이루는 것도 쉽지는 않다. 
 I have a dream, a song to sing. To help me cope with anything… I believe in angel…
  
 내 꿈은 무엇이었던가. 뭘 꿈꾸고 있었나. 지금 내 아이는 무슨 꿈을 갖고 있나? 분명 아이도 꿈이 있을 것인데, 그게 무엇인지 모른다. I will cross the stream, I have a dream.  이 노래의 마지막 구절이다. 말간 졸음이 몰려 올적에, 노래 다시 들어야 겠다. 엷은 잠결에 꿈을 꾸려나. 

‘내가 꿈꾼 이야기를 들어봐요’ (창세기 37:6, 공동번역)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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