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륙 인디언의 역사 : 19. 주권 회복을 위한 만리 길 (3)
보스톤코리아  2016-10-10, 12:22:43 
알카트라스 섬 점거사건 (계속)
한편 전설적 스타 운동선수인 짐 소프의 딸인 그레이스 소프(Grace Thorpe)는 Jane Fonda, Anthony Quinn, Marlon Brando, Jonathan Winters, Buffy Sainte-Marie and Dick Gregory 같은 유명 인사들로 하여금 알카트라스 섬을 방문케 하여 인디언에게 유리한 여론이 형성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점거 장기화에 필요한 물품공급에도 힘을 쏟았다. 소프는 발전기도 설치해 주고 응급환자 후송 서비스도 맡아서 했다. 정부는 점거활동을 중단시킬 목적으로 전기공급도 끊고 전화선도 단절해 버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많은 빌딩들이 파괴되는 등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인으로부터의 관심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으므로 인디언 운동가들은 1971년 6월 점거를 끝내고 섬을 떠났다. 알카트라스 섬 점거사건은 이후 계속 벌어지게 되는 인디언 권리 찾기를 위한 행동주의 운동의 촉매제가 되었다. 매년 추수감사절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국립공원 당국의 허가를 받아 섬을 방문하여 이날을 ‘반 추수감사절(Unthanksgiving Day)’로 기념하고 있다. 같은 날 동부의 플리머스에서는 인디언들이 이 날을 ‘애도일(National Day of Mourning)’로 지정하여 행사를 열고 있다. 

알카트라스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미국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분위기는 말살정책에서 부족주권 확립의 시대로 바뀌게 되었다. 닉슨 대통령은 1970년 7월 8일 의회에 보낸 교서(message)에서 더 이상 말살정책은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인디언의 자결권이 존중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임을 천명하였다. 닉슨의 구두 약속에도 불구하고 관료적인 행정으로 인하여 가시적인 개선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인디언들은 다시 한 번 행동으로 그들의 요구조건을 보여주기 위하여 1972년 11월 2일에 인디언국 사무실을 점거하였다. 

깨진 조약의 길(Trail of Broken Treaties)과 인디언국 점거사건
1972년 AIM을 포함한 8개의 미국과 캐나다의 인디언 단체(American Indian Movement, the National Indian Brotherhood, the Native American Rights Fund, the National Indian Youth Council, the National American Indian Council, the National Council on Indian Work, National Indian Leadership Training, the American Indian Committee on Alcohol and Drug Abuse)가 연합하여 승용차, 승합차, 그리고 버스로 서해안을 출발하여 워싱턴을 향하여 대행진을 시작했다. 행렬의 길이는 6km가 넘었다고 한다. 그들은 오는 도중에 미니애폴리스에 들러서 20개 조항의 요구사항을 작성했다. 요구사항의 요지는 과거에 체결된 조약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고 인디언들의 권익향상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미국정부가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시위대는 대통령 선거일 전 주에 워싱턴에 도착하여 요구사항 20개 조항을 전달하기 위하여 닉슨 행정부와의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다. 시위대는 더 강력한 실력행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11월 9일 약 500명이 인디언국 사무실에 난입하여 점거하였다. 점거는 6일간 계속되었는데 이 때 사무실 안에 있던 집기 비품과 보관 문서들이 크게 훼손되어 피해액이 70만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운디드니 대치사태(Wounded Knee Incident)
1973년 2월 27일 AIM 회원과 라코타 인디언 약 200명이 지난 1890년 12월 29일에 수백 명의 인디언들이 학살당한 파인릿지 인디언보호구역 안에 있는 운디드니를 점거하였다.  점거 목적은 두 가지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첫째는 부족 대표인 Richard Wilson이 비리행위를 일삼고 있으며 반대파들을 부당하게 핍박하고 있는 사실을 고발하고, 둘째는 정부가 인디언과 체결한 조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지 않으니 즉각적인 협상재개를 요구하였다. 점거 사건이 발생하자 FBI를 비롯한 경찰 인력과 장갑차까지 출동하여 일반인 출입저지선을 설치하였다. 인디언과 경찰이 모두 무장상태에서 대치하고 있었으므로 전쟁터와 다를 바가 없었으며 가끔씩 총을 쏘는 교전도 벌어졌다. 4월에는 오글라라 인디언 한 명과 체로키족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점거 사태는 71일간 지속된 후 5월 8일 상황이 종료되었다. 원주민의 봉기 현장이 미 전역에 생중계되었는데 라코타의 영웅 시팅불과 크레이지호스의 후예를 자처한 훤칠한 외모의 러셀 민즈 AIM의 대변인은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운디드니는 마을 전체가 크게 파괴되어 1990년대에 들어와서야 주민들이 다시 들어와 살기 시작하였다.

윌슨이라는 부족 대표는 문제가 많았던 사람으로서 사적인 군대조직을 만들어 반대파를 협박하고 심지어 살해도 저지르는 등 오글라라 부족의 통합과 발전을 가로막는 인물이었다. 그 몇 년 동안에 무려 60명이나 피살당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파인릿지 보호구역은 전국에서 살인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악명이 높았다. 대체로 후세 사가들은 운디드니 점거사태는 연방정부에 대한 불만보다는 윌슨에 대한 불만이 더 큰 원인이 됐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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