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140
보스톤코리아  2016-08-15, 11:33:42 
[토함공에게는 동생인 사다함공斯多含公이 있었는데, 묘량妙梁의 풍모를 가지고 있어 낭도들이 많이 따랐다. 그 때 무관랑武官郞이 있었는데, 또한 인망이 있어 사도私徒를 많이 거느렸다. 사다함공이 나이는 적으나 의義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청하여 더불어 서로 보고 크게 기뻐 말하기를 “공자公子는 실로 옛날의 신릉信陵과 맹상孟嘗입니다. 섬기기를 원합니다” 사다함이 말하기를 “내가 어찌 감히 거느리겠습니까?” 했다. 그래서 무관랑은 이화랑에게 귀의했다. 

이화랑은 이에 태후에게 아뢰어 말하기를 “토함의 아우인 사다함은 나이가 아직 장년에 이르지 않았는데 스스로 낭도를 거느렸으니, 자못 국선國仙이라고 이를 만합니다” 했다. 태후가 이에 궁중에 불러 음식을 내리며 사람을 거느리는 방법을 물으니, 사다함이 말하기를 “사람을 사랑하기를 제 몸과 같이 할 뿐입니다. 그 사람의 좋은 것을 좋다고 하는 것 뿐입니다” 했다. 태후가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왕에게 말하여, 귀당비장貴幢裨將을 삼아 궁문을 관장하게 했다. 그 낭도 천 명도 충성을 다하지 않음이 없었다.]

토함의 아버지는 구리지이다. 구리지는 위화랑의 딸인 금진낭주와의 사이에서 토함과 사다함 그리고 새달을 낳았다. 딸 새달은 이화랑의 후처로 7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리고 구리지는 당시 신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 중의 한명이었다는 제21대 소지왕의 후궁 벽화부인이 비량공과 측간에서 사통하여 낳은 아들이다. 그래서 이름이 구리지라고 전해진다. 

이 구리지가 화랑도  중에서도 기량이 가장 뛰어나며 어릴때 부터 용맹하고 지도력이 있는 사다함을 아들로 두었다. 이 사다함, 당시 신라의 최고의 미인 미실과의 사랑 이야기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순수하다. ‘이룰 수 없는 사랑’ 으로 끝났지만 우리나라 국문학에서 중요한 연구자료가 되는 두 수의 향가를 각각 한 수씩 남겼다. 

때는 미실이 세종(삼국사기에는 금관가야의 마지막 임금인 구형왕의 장남으로 법흥왕19년, 즉 532년에 구형왕이 가족과 함께 신라로 귀순, 화랑세기에는 진흥왕의 어머니 지소와 태종사이에서 출생)의 부인이 되기 전이고, 사다함은 화랑의 부제로서 가야를 정벌하러 떠날 무렵, 전쟁터로 보내는 연인과의 이별을 미실은 서라벌 외곽까지 나와서 배웅하면서 헤어지기 싫은 자신의 마음을 ‘송출정가送出征歌’에 오롯이 담았다. “바람이 분다고 하되 임 앞에 불지 말고/ 물결이 친다고 하되 임 앞에 치지 말고/ 빨리 빨리 돌아오라 다시 만나 안아 보고/ 아흐, 임이여 잡은 손을 차마 물리냐뇨”.

이렇게 미실은 연인 사다함의 두손을 잡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자신의 마음을 담아 주었다. 화랑도의 무리를 지휘하여 가야 정벌을 떠나는 사다함, 멀어져만 가는 연인의 뒷모습만 보면서 미실은 서라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미실의 발길은 눈물로 밟았을 것이다. 

몇 달 후 사다함은 대가야의 왕 도설지道設智를 비롯한 오천여명의 포로를 이끌고 보무당당하게 서라벌로 개선凱旋하였다. 사다함의 마음은 전공을 치하하는 개선행사 보다는 사랑하는 연인 미실을 만난다는데 더 가 있었다. 하지만 사다함이 그토록 연모했던 미실은 이미 다른 사람의 부인이 되어 있었다. 세종의 부인이 되어 왕궁에 들어가 살고 있었다. 세종의 아버지는 태종공(이사부)이고 어머니는 지소태후이다. 즉 진흥왕과 동복이부 형제이다. 전쟁터에서도 한 시도 잊은적이 없었던 연인이 다른 남자의 품으로 간 것을 본 사다함은 땅을 치며 떠나간 미실을 위해 노래를 불었다. 이것이 화랑세기에 전하는 ‘청조가’이다.

“파랑새야 파랑새야 저 구름 위의 파랑새야/ 어찌하여 나의 콩밭에 머무는가/ 파랑새야 파랑새야 나의 콩밭의 파랑새야/ 어찌하여 다시 날아들어 구름 위로 가는가/ 이미 왔으면 가지 말지 또 갈 것을 어찌하여 왔는가/ 부질없이 눈물짓게 하며 마음 아프고 여위어 죽게 하는가/ 나는 죽어 무슨 귀신이 될까, 나는 죽어 신병되리/ 전주에게 날아들어 보호하여 호신되어/ 매일 아침 매일 저녁 전군 부처 보호하여/ 만년 천년 오래 죽지 않게 하리”.

이렇게 실연을 한 사다함은 실의 빠져 지내는 날의 연속이었으며, 설상가상으로 맹약친구(死友)이며 또 한 명의 출중한 화랑도 무관랑의 죽음은 사다함을 더욱 무력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무관랑은 사다함보다 나이가 많았지만 사다함의 지도력과 인성에 감화되어 자신을 따르던 많은 낭도들을 데리고 사다함을 섬기기를 청했으나 사다함이 연장자의 대우를 하면서 무관랑은 이화랑에게 소속되었고 사다함과는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참고문헌: 삼국사기, 삼국유사, 삼국사절요, 화랑세기 – 신라인 그들의 이야기(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소나무), 화랑세기 – 또 하나의 신라(김태식, 김영사), 신라속의 사랑 사랑속의 신라(김덕원과 신라사학회, 경인문화사)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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