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리더의 조건
보스톤코리아  2016-08-01, 11:26:43 
  날이 습하다. 그런대로 견딜만 하다. 하지만 비雨는 필요하다. 세상이 너무 말랐다는 말이다. 비는 오는듯 마는듯, 이따금 먼지만 잠재우는 듯 싶다. 앞마당 잔디가 노랗게 타들어 간다. 비야 내려라. 날만 가뭄이 아니다. 인재人材도 가뭄이다. 

  마이크로 소프트 빌게이츠가 말했다. 어려운 일은 게으른 사람에게 시킨다.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끄떡였다. 지도자의 몇가지 유형이다. 똑똑하며 부지런한 형. 똑똑하지만 게으른 형. 별로 똑똑하지 않으면서 부지런한 형. 미련하고 게으른 형. 부하를 지독하게 고생시키는 건 세번째 지도자 유형일게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부지런히 일을 저지르는 지도자들을 말한다. 내 생각이다. 이상적인 지도자의 유형은 아마도 똑똑하면서도  일을 자신의 부하들에게 시키는 유형일게다. 두번째 유형이라 해야 겠다. 뛰어난 통찰력으로 일을 꿰뚫어 볼수있는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그게 다 인게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다. 비非호감 미국 대통령이 카터였다는 걸 말이다. 헌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 생각이 같았다. 대통령 일적에 카터는 두툼한 서류뭉치를 들고 퇴근했다고 했다. 집에서도 읽어야 했기 때문이다. 서류가방을 들고 다니는 건 다반사였다고도 했다. 일이 많아 고생했을 게다. 하지만 그의 시간과 정력을 너무 엉뚱하고 자잘한 일에 허비한 듯싶다. 그는 부지런하고 열심이기는 했다만 투자한 시간과 정열은 그의 자리에 비해 사소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쓸데없이 부지런하지 말지니. 당신도 힘이 들것이고, 당신의 주위사람들도 괴로울 것이다. 

  초한지楚漢志에 나온다. 유방劉邦이 그의 수하장군 한신에게 물었다. 
-. 유방: 나 유방은 얼마나 많은 군사를 통솔할 수 있겠는가?
-. 한신: 10만의 군사
-. 유방: 그럼 자네는?
-. 한신: 다다익선(多多益善.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 유방: 오잉, 내가 당신의 주군인데, 당신보다 못하다는 말인가?
-. 한신: 주군은 나 한신을 부리고 있다.

  이야기가 이어진다. 유방劉邦의 말이다. ‘내가 천하를 얻은 것은 장량과 소하와 한신같은 부하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보다 낫다.’ 항우는 오직 범증만을 곁에 두었는데, 그마저도 내쳤다.’ 한마디로 항우는 너무 잘난 인물이었던 거다. 흔히 말하는 엄친아였다. 좋은 집안 출신에, 헌칠한 용모와 체격과 힘이 대단했던 거다. 지도자의 요건은 다 갖췄다는 말이다. 그에 비하면, 유방은 농민 건달 출신이었다. 군주가 되기에는 언감생심, 감히 꿈도 꿀수 없었다. 헌데, 역사는 유방의 품에 중국천하를 안겼다. 아니, 유방이 스스로 중국대륙을 손에 넣었다. 그는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는데, 용인술만은 중국을 통일할 만도 하다.

  고려말 길재의 시조 한수를 나눈다. 그 많던 인걸은 다 어디로 갔느냐. 왕조가 무너지니, 인걸도 살아졌는가.  걸출한 인물이 없어, 왕조가 무너졌던가.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依舊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길재吉再, 오백년 도읍지를)

  왕조는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다. 올리는 건 쉽지 않은데, 넘어가는건 한 순간이라는 말이다. 곧 미국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옳바르고  제대로 된 지도자를 만나야 할텐데.  새로 뽑힐 대통령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를 쥐고 흔들 수있다. 내 목줄도 그이의 손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아, 걱정이다. 그가 사람 보는 눈이 탁월해, 장자방이나 소하같은 인재를 부릴 수 있을 건가.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로마서 3:10)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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