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99
보스톤코리아  2015-09-28, 13:52:28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국제스포츠계의 거물로, 권력의 정점을 향해 질주하던 김운용은 1999년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과 관련된 뇌물 등의 비리 사건으로 그의 명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많은 동료위원들이 사직을 한 가운데서도 그는 IOC부위원장직을 유지하면서 건재를 과시하였다. 뿐만아니라, 이듬해 2000년 5월에는 국회(제16대 국회의원, 새천년민주당 전국구, 임기 2000.5.30 ~ 2004.5.29)에도 입성하면서 그의 권력은 스포츠에서 정계로 까지 뻗치고 있었다. 당시 그는 외형적으로는 승승장구를 하고 있었지만 그를 가까이서 지켜본 눈은 그의 ‘위험한 권력의 외줄타기’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아마도 자신이 권력욕에 취해서 끊어져 가는 외줄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달리는 ‘권력의 자전거’ 위에서 계속 페달을 밟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에 놓였기에 권력의 정점 방향으로 가기위해 안간힘을 썼는지도 모른다(물론 본인은 스포츠외교를 통하여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심없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  ‘김운용이 만난 거인들’).

김운용은 2001년 IOC위원장직에 출마하였다. 결과는 낙선했다. 그의 이 낙선은 그의 생애에서 가장 쓰라린 상처를 준 사건중의 하나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IOC를 중심으로 한 국제스포츠계는 진정으로 그를 IOC수장으로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 있었을까?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고찰해 보았을 때 당시 유럽의 귀족들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IOC위원장직 패배와 때를 같이하여 국내의 ‘텃밭’에서도, 특히 태권도계에서 김운용의 퇴진을 외치는 목소리가 크게 나오기 시작했다. 그가 우리나라에서 대한체육회장, 한국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대한태권도협회장, 국기원장,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 등과 국제적으로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GAISF(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회장, IOC위원 등을 역임하거나 현직에 있던 그 당시, 스포츠계에서 그의 영향력은 막강했지만, 그가 크기 위해 가장 든든한 발판이 되었던 태권도계에서 ‘반反김운용’ 운동이 번지고 있었다. 30여년간 이어온 그의 독주로 누적된 태권도내부의 비정상적인 운영과 집행은 일선 태권도 지도자들의 ‘복종과 인내심’의 한계를 가져왔다. 

표면적으로 조용하던 태권도계의 ‘반김운용’ 목소리는 드디어 2001년 국가대표선발전을 전후하여 수면위로 부상하였다. 그는 그해 2월에 실시한  인사에서 태권도계의 중론에 반하는 인물을 기용하였다. 태권도계에서 객관적으로 볼 때 ‘문제의 인물’로 평이 난 두명을 대한태권도협회의 요직에 앉힌 결과 ‘김운용 퇴진운동’은 가열되었다. 문제의 인물들은 특정학교 출신을 편애하며 경희대와 용인대는 국가대표선수선발에서 제외(불이익을 받게)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였다. 그와 함께 대한태권도협회에서 선발한 심판진의 구성은 그 소문을 입증이라도 하듯 ‘편파적인 면면’들이었다. 우리나라 태권도 국가대표선발전은 세계대회보다도 더 어렵다. 국가대표가 곧 세계챔피언이고 올림픽이 있는 해라면 곧 올림피언이나 다름없다. 뜬소문과 함께 우려했던 불이익은 2001년4월16일 대회 첫날부터 불공정 판정이 나오면서 현실화되었다. 급기야 용인대 학생 250여명이 국기원을 점거하면서 태권도계에서는 미증유의 사태(태권도계에서는 이것을 4.16사태라고 부른다. – 이 사태 당시 김운용은 7월에 있을 IOC위원장직 선거를 앞두고 있었다)가 발생하였다. 국가대표선발전이 끝났지만 시위는 계속되었고 학생들의 집단농성은 김운용의 IOC위원장 선거에 악재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어서 대한태권도협회는 조기수습(결국은 졸속수습)에 들어갔다. ‘문제의 인물’을 면직시키고 향후 5년간 재임용을 못한다고 서면약속을 하였지만, IOC위원장 선에서 패배한 김운용은 그를 다시 세계태권도연맹의 요직에 기용했다.이른바 ‘회전문인사’의 단행은 태권도 지도자들과 대학생들의 강력한 반발을 유발하면서, 급기야  2001년10월21일 국기원에서 집회를 열고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이와 동시에 김운용과 그 ‘문제의 인물’중의 한 명인 세계태권도연맹의 신임 사무차장 임윤택과의 검은유착, 거기에 김운용의 아들 김정훈이 실질적인 소유권을 가진 회사가 특혜를 보고 있다는 정황은 ‘김운용과 태권도를 망치는 몇몇’의 퇴진구호로 바뀌었다. 김정훈이 소유한 E-TKD사는 동년 초에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 국기원 등 김운용이 이끌고 있던 3개 단체의 홈페이지 사업권을 따냈다. 그리고 당시 태권도계에 파다하게 나돌던 소문인 김정훈의 국기원 이사 임명설 등은 ‘범태권도 바로세우기 운동연합’ 회원들에게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발상들이었다. 또한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차장 임윤택은 현명한 해결책을 강구하기보다는 시위하는 학생들에 맞서 100여명의 ‘젊은이’들을 동원하면서 사태를 악화시켰다.



박선우 (박선우태권도장 관장)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한담객설閑談客說: 명함名銜 2015.09.28
  심상心象이 관상觀象이라 했다. 마음씀씀이는 얼굴에 나타난다는 말일게다. 오죽하면 얼굴에 책임지라 했을까. 그렇다고 성형수술을 부추기는 건 아니다. 나..
북미대륙 인디언의 역사 : 6. 체로키의 눈물의 길 (3) 2015.09.28
체로키족의 수난 (계속)스페인의 침략자 데소토가 미국남부지역을 탐험했을 때부터 스모키산(Smoky Mountain) 어딘가에 많은 금이 숨겨져 있다는 전설이 있었..
화랑도(花郞徒)와 성(性) 그리고 태권도(跆拳道) 99 2015.09.28
태권도와 김운용(9)
영민 엄마와 함께하는 재정계획 (300) : 주식시장의 진실 2015.09.28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것을 보고 들으면 무엇인가를 행동으로 옮겨야만 할 것 같습니다. 달려오는 기차선로 위에 서 있는 듯한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입니다. 그러나 하락..
이민 Updates (2015년 9월 넷째주) 2015.09.28
성기주 변호사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