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의 세상 스케치 438 회
보스톤코리아  2014-03-06, 16:39:12 
"창의성의 원동력은 두려움이었다. 두려움은 편안하게 안주하는 생활을 벗어나게 해준다. 또 불가능해 보이는 어렵고 힘든 일도 가능하게 한다. 육체적 고통을 경험한 사람이 더욱 건강 유지에 노력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 앤드류 그로브, 인텔 2대 회장 (육동인 저, ‘누구나 인재다’에서 인용) 

계절과 계절의 사잇길에서 서성일 무렵이면 방랑벽이 있는지 혼자서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굳이 남들이 즐겨 찾는 곳이 아니라도 좋다. 때로는 잠자리가 불편하고 먹거리가 시원치 않아도 가슴을 흠뻑 적셔주고 채워 줄 그 무엇인가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누림은 아닐까. 혼자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가끔 정하지 않은 곳 낯선곳으로으로부터 생각의 유혹을 받는다. 여행은 언제나 설렘과 두려움 사이에서 느끼는 긴장감이 있어 좋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행은 우리네 인생과 너무도 닮은꼴이다. 보이지 않는 길에서 서성이다 제 길을 찾아 걷는 우리네 인생과 많이 닮았다.

 언제나처럼 황홀한 올가즘!

어디로 갈까.
결정하지 않은 시간
그 이전의 선택하지 않은
모호한 그 시간은
가끔 흥분의 도가니로 이끌고

그 순간의 느낌은
언제나처럼 황홀한 올가즘

정하지 않은 목적지
두 갈림길에서 서성이는
아슬아슬한 그 순간의 누림
생각과 생각의 사잇길에서
누리는 찰나의 카타르시스

그 순간의 느낌은
언제나처럼 황홀한 올가즘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가파른 숨
등줄기 타고 흐르는 땀방울
거친 호흡에
가슴이 타들던 순간
그 순간의 느낌은 
언제나처럼 황홀한 올가즘
설렘과 두려움 사이
정체 모를 긴장감이 찾아오고
조여진 현의 활처럼 
활대의 휘어질 듯 말 듯한 
그 순간의 느낌은 
언제나처럼 황홀한 올가즘
 
인간은 누구나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누구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잠재력이 항상, 저절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엄청난 몰입과 고민, 지속적인 노력과 학습, 그리고 두려움과 간절함이 결합될 때 스스로도 깜짝 놀랄만한 창의성이 발현되는 것이다. 우리가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인생길처럼 새로운 것으로의 도전은 때로는 두려움이고 몇 번의 아니 수십 번의 실패와 그에 따른 패배와 좌절을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오지 않은 결과를 놓고 성공과 실패 그리고 승리와 좌절이라는 단정 지어진 생각은 포기만을 부추길 뿐이다.

숯이 보석(다이아몬드)이 되기까지 필요했던 시간을 곰곰이 생각하면 저절로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귀한 묵상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보석이 되기 이전의 과정을 살펴보면 나무가 자라서 땔감으로 쓰이고 불에 타 숯이 되는 이치야 그 누군들 모를까. 진정 그 숯이 숯검정을 묻히는 숯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보석이 되어 반짝이는 다이아몬드가 될 것인가. 누구나 반짝이고 화려한 보석인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싶어 할 것이다. 숯으로 남은 원소나 다이아몬드의 원소는 똑같은 탄소이다. 똑같은 원소가 하나는 숯으로 남고 또 하나는 다이아몬드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똑같은 원소가 하나는 숯이 되고 또 하나는 다이아몬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일이지만 깊이 생각을 만나면 참으로 신비한 일이다. 숯이 보석이 되기까지는 땅속 깊은 곳에서 오랜 시간을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눌려지고 또 눌려진 후라는 것이다. 그 고온과 고압을 통과한 후에야 맑고 투명한 보석이 된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신비한 일이다. 사람의 삶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각자 삶의 자리의 모양과 색깔이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힘겹다고 불평만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그 고난은 더 밝은 희망을 준비하는 고통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면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해 가는 것은 무엇보다도 두려움이다. 하지만 그 선택한 두려움의 길을 망설이지 않고 묵묵히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다면 그 기쁨과 환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경험이고 표현할 수 없는 황홀함이다. 설령, 가다가 목적지에 이르지 못했을지라도 그것은 포기가 아닌 도전이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은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을 벗겨주는 희망이고 꿈이 된다. 그것이 바로 두려움이 원동력이 되어 새로운 도전의 창의성을 위한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창의성의 원동력은 두려움에서 시작된 까닭이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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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영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의견목록    [의견수 : 1]
산에서의 울림
2014.03.08, 12:51:16
자신에 찬 마음의 표현이 참 좋습니다.
누구나 지닌 것 같은 "군중 속의 고독"으로 인해
주어 진 삶에서 잠시 벗어 나고 픈 충동.
그것이 살아 있음의 증거이겠죠.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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