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BIC (Korean American Bio Industry Council) 월례 세미나 참가기
보스톤코리아  2012-04-02, 14:35:02 
몇일전이다. 고종성 박사에게 도움을 청했다. 모임장소까지 걸어가기에는 너무 멀어 자동차를 타고 가야 할터인데, 어디에 파킹해야 하는지를 물었던 거다. 보스톤 유니버시티 앞 거리는 자동차를 세우기에는 만만치 않음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걱정이 앞서서였다. 나이가 들면 걱정도 많아 진다. 길거리 파킹이나, 그의 회사에 와서 같이 가자고 고 박사가 말해줬다. 카빅 (www.kabic.org) 월례세미나에 가는 길이다.

= 초봄 이른 저녁의 보스톤은 차라리 고즈넉하다. 번잡하지 않았고, 황량하지도 않았으니 말이다. 그 날 저녁 보스톤 유니버시티 앞길 비어있는 파킹자리에 즐거워 했고, 저녁시간이라 그럴거라 지레 짐작했다. 모임 장소의 건물로 들어서면서, 별 몇개짜리 큰 호텔 같다는 인상이었다. 아직 몇 분 시간이 남아 있으므로 여유를 갖기로 했고, 준비하는 변호사 한 분을 만났다. 반갑다만 여전히 머뭇거리며 통성명했다. 어디서든, 일단 들어서면 쭈빗 거리는건 평생을 고칠수 없고, 아마 고쳐지지 않을 것이다. 나에게 이건 아주 고질병이다. 모임 장소의 고급스런 가구며, 첨단 발표기기와 조명이 사뭇 웬만한 회사 보드룸보다 낫지 싶은 생각에 감탄했다.

= 주제 강연사인 정영춘 박사의 이야기 풀어 내는 솜씨가 유연하다. 강연자는 주식값의 수치와 과학의 상관관계를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신약개발의 성공실패와 주식값의 등락과의 관계를 통해서 말이다. 과연, 과학과 주식이 동행함을 생생히 증명해 주었으니, 그저 고개만 주억일 뿐이었다. 과학은 과학이고, 경제는 경제 일것이다만, 이 서로 다른 분야가 슬쩍 교통한다는 건 어렵지 않게 짐작은 했었다. 하지만, 아주 구체적이고, 실례를 들어 가며 설명해 주었던 거다. 강사가 다시 말했다. ‘약을 연구하고 개발하여, 환자에게 투약하기위해는 적어도 15년 이상 걸립니다.’ ‘물론 상상할수 없는 많은 연구비도 각오해야 합니다.’ 라고 신약개발의 고충을 설파했던거다. 헌데, 그는 이 어려운 일을 단 1 시간안에 해치웠다. 신약연구와 개발의 처음과 끝을 그의 담박한 언변과 슬라이드로 짧은 시간안에 깔끔하게 정리했으니 말이다. 대단하다.

= 강연중에 듣고 있던 성무제 박사가 한마디 던졌다. ‘우리는 인류를 위해 치료약이 없는 불치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언메트 드럭’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고 다시 주위를 환기 시켰던 거다. 자주 신약개발의 일들을 경제 문제와 연결지으려 할 때에 가볍지만은 않은 따끔한 한마디였다. 마음 씀씀이와 학문하는 자세가 아름답다. 순수한 과학정신에 칭송 받아 마땅 할 것이므로, 박수가 나온건 당연했다.

= 경영학을 공부한다는 이유택집사/교수를 여기서 만나니, 만나지 말아야 할 곳에서 막닥뜨린 묘한 기분이다. 그는 나와는 교회에서만 만나야 할것 같아서였던 거다. 하지만 반가움이야 오죽했겠는가. 그가 경영학과 의화학에 신약개발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그가 여전히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는 듯 싶고 공부에 열성을 다함이 아름답다. 다시 한번 과학과 경영학의 만남이라 해야 할 것인가. 한국계와 한국인 변호사에 경영학 교수님들에, 의화학을 공부하는 여러 과학자들까지, 같이 모였으니 학문간의 교류를 넘어 협동이라 해야 할 것이다.

=한국어로 듣는 강연은 자못 신기하기까지 하다. 영어도 한국어도 시원치 않은 나에게 역시 한국어가 모국어 인가, 귀에 더 순順했기 때문이다. 매일 밥 벌어 먹고 사는 그 이야기를 한국어로 듣고 토론하니, 생소하면서도 기이하기도 했다. 한데, 자못 질문을 한국어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걸 끌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어가 내게는 모국어다.

=오래전에 읽은 책중에 ‘렉서스와 올리브 츄리’가 있다. 이 책에서 저자 토마스 프리드맨은 ‘국경은 더이상 없을 것이며, 모두 경쟁자일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읽은지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만, 이 주장이 인상 깊었고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 믿는다. 그런데, 보스톤의 한인 과학자들과 비지니스맨들에게는 국경은 없을 지언정, 멀쩡한 조국은 있을 것이다. 언젠가 보스톤 한인교회의 이영길 목사님이 농처럼 진담처럼 말한 적이 있다. 무슨 이야기 끝에 ‘김 집사도 한국에서 보면 두뇌유출 입니다.’ 라고 말이다. 틀리지 않은 말일 것이며, 우리 보스톤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이젠 조국에서 보면 두되유출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그들이 여기서 일함에도 조국을 생각하는 마음이 갸륵하다 해야 할 것이다. 이들 선후배들과 동료들을 쳐다 보는 것만도 나에게는 기쁨이다. 세상의 경쟁은 깊어가고, 세상은 좁아져 가도, 교류하는 기쁨은 크다는 말이다.
이 자리를 빌려, 좋은 만남에 알찬 시간과 활발한 토론에 감사를 전한다. 배워서 즐거웠고, 만나서 반가운 시간 이었다. 나랏 말쌈이 영어와 사뭇 달라 서로 사맛지 않고, 내가 어여뿐 백성되었다.

김화옥 Director, CreaGen Biosciences,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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