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의 虛(허)와 實(실)에 대하여
보스톤코리아  2012-01-18, 16:07:33 
여러 가지 건강상의 이유로 보약을 드시려는 여러 분들이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찌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많이 합니다.
지금부터 30-40년 전쯤만 해도 배가 나오고 살이 찐 사람은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었고 모든 것이 풍요로운 사람으로 생각하는 시대였습니다.

그 시대에는 약을 지으러 오는 대개의 사람들이 영양 상태가 부실하였으니 기본적인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병약을 지을 때도, 보약을 지을 때도 밥맛이 좋아지게 하는 약을 함께 넣어 체력을 보강하여 스스로 병을 이겨내게끔 했던 것이 와전되어 보약 하면 살찌는 약으로 잘못 인식되어진 것 같습니다.

요즘의 보약은 오히려 살을 빼는데 많이 사용됩니다.
여성의 나이 40대가 가까워지면 임신, 분만, 수유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호르몬 분비가 많아지고 여성 특유의 피하지방이 많아져서 이유 없이 몸무게가 늘어나고 신체 라인이 풍만하게 됩니다. 먹는 양은 일정한데 몸무게는 조금씩 늘고 운동량을 늘려도 젊을 때 만큼 살이 잘 빠지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오히려 살을 빼기 위한 한약을 복용하면 식사 조절이 용이하고 운동량을 늘리기 쉬우며 배고픔을 덜 느끼고 기력도 떨어지지 않아서 오히려 더욱 활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사람마다 다 각각 체질이 달라서 각자 개인에 맞게 보약을 지어야 합니다.
보할 것은 보하고 사할 것은 사해야 합니다. 아무리 약한 사람이라도 넘치게 많은 것이 있고 모자란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허약하여 잘 자라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어 체질에 맞게 약을 지어줘야 합니다. 음허로 속열이 있으면서 발육이 잘 안 되는 아이와 비위가 약하고 소화기가 차서 음식의 소화 흡수가 원활하지 못한 아이는 전혀 다른 처방의 약을 복용하게 됩니다. 전자는 속열은 빼주면서 기혈 근골을 보충해주고, 후자와 같은 경우는 소화기계를 튼튼히 하면서 발육을 촉진시켜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보약에 관한 허실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이 보약의 효용에 관한 것입니다. 보약은 몸을 가꾸고 보충하여 주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언제나 급하여 병이 들었을 때 침 몇 번이나 약 몇 첩으로 낫지 않으면 ‘침을 다섯 번이나 맞았는데' 혹은 '약을 한 재나 먹었는데' 하고는 불평을 합니다. 침을 다섯 번 밖에 안 맞고, 약을 한 재밖에 안 먹었는데도 말입니다.
이 조급한 마음은 보약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보약을 먹었는데도 별로 다른 바를 모르겠다.'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한의학의 최고 매력은 바로 예방 의학이라는 것입니다. 보약은 지금 병이 있어서보다는 내일을 위해서 이며, 자기 몸을 가꾸고 기르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하여 주는 것이며, 장래에 올지도 모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 주는 것이며,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삶의 질적 향상에 관한 것입니다.
보약을 짓는다 하면 대부분 빠른 효과를 보려고 약을 먹고 몇 일째부터 효력을 볼 수 있는지 궁금해합니다. 건강을 위한 투자라서 결과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사실 대답하기가 난감합니다. 일반적으로 한 10-15일 정도면 피로감도 없어지고 기력이 보충되기 시작한다고 말하지만 그 효력은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약을 먹기 시작하여 하루 이틀 만에도 다름을 느끼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3-6개월이 지나니 더욱 좋아진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약은 보충제 일뿐이고 몸이 스스로 회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몸이 준비되는 시기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동의보감에 '나무가 늙어도 새 가지가 돋아나면 다시 살 수 있는 것같이 사람이 늙어도 진기를 보충하면 젊음을 간직할 수 있으니 즉 환동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상천옹이라는 고전에는 '사람이 양생하는 데는 정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데 정기가 충만하면 기가 튼튼하고, 기가 튼튼하면 정신력이 뛰어나고, 정신력이 뛰어나면 몸이 튼튼하고, 몸이 튼튼하면 저절로 병이 없어져서 안으로는 오장의 기능이 원활하고, 밖으로는 피부가 윤택하여 안색에 광채가 나고, 이목이 총명하고 또렷하여 늙어서도 정기가 넘치고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하였습니다.

몸이 스스로 회복하는 회복력을 잃었을 때는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합니다. 몸이 아무리 자생하려고 해도 역부족이면 여러 가지 인지할 수 있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럴 땐 잘 먹어도 소화가 안되거나 흡수율이 떨어지고, 운동량을 늘려도 피곤함만 느끼고, 잠을 많이 자도 오히려 몸이 쳐집니다.
인체는 신비하여 자생력이 뛰어나므로 도움이 필요할 때 외부에서 조금만 지원을 해주면 그 기운을 받아서 빠른 회복력을 되찾을 것입니다.

한의원 선유당 원장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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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칼럼닌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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