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용 실망'에도 테이퍼링 영향 없을 듯…문제는 물가
시간당 임금은 전년보다 4.6% 증가…인플레 압력 더 커져
보스톤코리아  2021-10-08, 21:43:43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실망스러운 미국의 9월 고용 성적표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일정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숫자가 함께 찍혀서다.

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공개한 9월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는 19만4천 개 증가해 시장 전망치(50만 개)를 크게 하회했다.

지난 8월(36만6천 개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고용 지표가 기대를 밑돌면서 연준의 테이퍼링 셈법이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연준이 테이퍼링 시작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물가와 고용 부문의 '상당한 추가 진전' 가운데 한 축인 고용시장 회복이 아직 미흡하다는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르면 11월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연준의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과 미 주요 언론들은 연준의 테이퍼링 일정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테이퍼링의 전제 조건 중 나머지 하나인 물가에 대한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게 그 근거다.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는 2%지만, 올해 봄 이후 미국의 각종 소비자물가지표는 그 두 배인 4% 이상의 상승률을 찍고 있다.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4.3% 올라 1991년 1월 이후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한 다수의 전문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시각을 유지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전 세계 공급망과 물류망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곳곳에서 병목 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의 유행으로 아시아의 생산기지들이 멈춰서고 실업자들의 일자리 복귀가 늦어지면서 물가 압력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미 노동부의 고용 보고서에 담긴 시간당 평균 임금 통계가 이러한 견해를 뒷받침한다.

9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6%, 전년 동월보다 4.6% 각각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3개월 연속 4%를 넘겼다.

임금 상승세는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고 CNBC방송이 평가했다. 원자재와 물류 가격에 이어 임금까지 더 오르면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늘어난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나틱시스증권의 미국 시장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조지프 라보냐는 CNBC에 "9월 고용 보고서는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데 문제가 없을 만큼 괜찮다"며 "연준이 더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루 홀렌호스트는 "이번 보고서 중 경제 전망의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기사에서 지난달 일자리 부진이 연준의 테이퍼링 계획을 바꿀 것 같지 않다고 보도했다. 오히려 물가 때문에 연준이 충분한 고용 회복이 이뤄지기 전 금리 인상 압력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firstcircle@yna.co.kr


ⓒ 보스톤코리아(http://www.bosto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의견목록    [의견수 : 0]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이메일
비밀번호
스페이스X 기업가치 120조 원…유니콘 100배 '헥토콘 기업 2021.10.08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우주 탐사업체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가 120조 원에 이르는 것으..
미 '고용 실망'에도 테이퍼링 영향 없을 듯…문제는 물가 2021.10.08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실망스러운 미국의 9월 고용 성적표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일정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쏟아지는 각계의 지지선언, 미셸 우 승세 굳히나 2021.10.07
미셸 우 후보에 대한 주요 정치인들의 지지선언이 잇따르면서 11월 본선 승리 가능성이 점차 확고해지고 있다. 보스톤 소수민족 주요 지도자들과 주요 정치인들 거의..
바이든 3.5조 예산안 축소, 어떤 혜택 줄어들까? 2021.10.07
바이든 대통령이 몇차례 민주당의원들과의 미팅을 가진 후 3.5조 예산안의 축소를 선택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의원들은 첫째 예산의 축소 규모 결정, 둘째 축소된..
2021 코리언 김치 페스티벌 10월 9일 개최 2021.10.07
매사추세츠한인회(서영애 회장)는 10월 9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렉싱톤 소재 헤이스팅스 파크(Hasting Park, Lexington, 10 Lincol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