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閑談客說: 세가지 두려움
보스톤코리아  2021-01-25, 12:46:33 
아내가 입에 달고 내게 하는 말이 있다. ‘네몸은 네가 알아서 챙겨라. 딸린 식구가 여럿이다.’ 내 대답은 우물쭈물이다. 가장家長이 조심하며 건강해야 겠다만, 자신은 없다. 심지어 대통령한테도 달려드는 바이러스인바, 그저 몸만 사린다. 대신 두렵기는 하나, 약해지지 않으려 한다.

먼저 밝히고자 한다. 이 졸문은 미국대통령에 대한 나의 호불호好不好와는 상관없다. 지난 여름인가. 미국대통령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 역시 은근히 걱정스러웠다. 조성용 시인이다. 

큰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은
생각해보면 너무 사소하니까
(조성용, 걱정)

내겐  오래된 공책이 있다. 그 공책을 들추다 끌적인 몇자를 발견했다. 공자의 말이다. 삼구三懼.  ‘세가지 두려워 해야  할것’이라  번역될 게다. 글자는 어렵고, 의미는 무겁다. 

중국 당나라 임금이 가슴에 담아 놓으려 했다 던가. 내용은 이러하다.  임금은 세가지를 두려워 해야 하는데, 첫째는 과오를 듣지 못할까  염려해야 한다. 둘째는 교만해 지지 않을까 또한 걱정해야 한다. 셋째는 명징한 도리를 능히 행치 못할까 역시 근심해야 한다. 

근심해야 할게 어디 이것 뿐이랴. 세상이 복잡해 지다 보니 별의 별일이 다 생긴다. 일국의 지도자라면 처리해야 할 일도 쌓여 있을터. 더불어 걱정 거리도 늘어만 갈게다. 

조선조의 정조임금은 명군名君 이라 했다. 임금 역시 삼구三懼라는 말을 익히 알고 있었을 터.  그의 독서량과 독서열이야 상당하다 했으니 말이다. 그런 그는 독서하고 정사를 다루느라 잠이 항상 부족했다지 않던가. 게다가 끊임없는 암살위협에도 시달렸다고 했다. 임금은 아쉬운 연세에 돌아갔는데, 한창 일할수있는 나이였다. 과로가 원인이었던가.

지난 가을 인가 보다. 한국대통령 입술이 부르텄다고 했다. 과로이며 피로가 쌓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한국대통령한테는 바이러스가 피해가는 모양이다. 다행이라 해야겠다. 부디 몸조심 하시라.

백신이 개발 되었단다. 미국의 새 대통령과 부통령도 백신주사를 맞는 사진을 봤다. 덕분인가. 우리네 보통사람들은 한 시름 덜었고, 두려움도 한풀 꺾였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고, 걱정과 두려움은 계속 된다. 걱정은 쉬지 않고 몰려든다는 말이고, 걱정 없이 크게 웃는 날을 기다린다. 

대통령님들 모두 건강한 명군名君 되시라. 

내가 마음에 큰 눌림과 걱정이 있어 (고린도 후서 2:4)


김화옥 
보스톤코리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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