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마스크 팀'이 함께 모여 감사한 시간을...
신영의 세상 스케치 762회
보스톤코리아  2020-10-12, 10:46:11 
지난 일요일(10/04/20) 오후에 뉴햄프셔 훅셋에 위치한 한미청소년프로그램(KAYP 대표/진태원) 장소인 가을 숲으로 뒤덮인 곳에서 'UMW 수제마스크 팀' 감사 모임을 가졌다. 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United Methodist Women 회장/김지영)에서 코로나19를 시작으로 3월부터 '수제마스크' 도네이션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회원들 중심으로 12명 정도 팀이 구성되었다. 그렇게 시작해 8월까지 6개월 간의 열심과 열정과 감사로 열악한 환경의 주변 주민들과 해외 과테말라, 하이티에까지 '수제마스크' 도네이션이 사랑의 띠에 묶여 전달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감사한 시간이었다. 

Covid-19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당황스러운 시작이 아니었던가. 지금도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번 이 어려운 시기를 통해서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손발이 묶인 형상이지 않은가 말이다. 죽어서만 천당.지옥을 만나는 것이 아님을 새삼 느낀 것이다. 멀리에 있는 가족은 그렇다 하더라도 가까이에 사는 사랑하는 내 가족을 눈앞에 두고도 보지 못하고 따뜻한 포옹마저 못하는 것이 안탑깝고, 내 가까운 친인척을 잃고도 문상마저 제대로 갈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어둠이 있으면 밝음이 있음을 알고 살지만, 아직도 무엇인가 확실치 않은 코비드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견디고 이겨내며 살아야 할지 미지수이다. 그저 각자가 서로를 위해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청결과 거리 두기를 잘 지키며 모두에게 희소식으로 다가올 백신을 기다려보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가. 다만, 새 학년 새 학기를 준비하며 설렘과 반가움으로 가득했을 아이들에게 무거운 숙제 거리만 등에 짊어진 가방에 가득 담아준 것 같아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만 가득하다.

졸업을 하고도 친구들과 마음껏 서로에게 축하의 시간을 만끽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며칠 전 친한 친구의 막내아들이 대학 졸업을 했는데, 특별히 졸업 사진이 없어서 가족들과 함께 집 앞, 뒤 뜰에서 졸업 촬영을 한 것을 내게 보여준다. 그 사진을 보면서 마음 한편이 아파져 왔다. 나도 그런데 가족들의 마음은 얼마나 더 많이 서운하고 섭섭할까 말이다. 이 어려운 시기가 지금은 힘들고 버겁더라도 잘 견뎌내고 이겨내어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었을 때 더욱더 단단하고 튼실한 삶의 디딤돌이 되길 기도한다.

지난 것들은 모두가 추억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고 견뎌내면 정말 추억이 될 수 있을까. 그래 우리는 늘 모두가 경험하지 못한 두 갈래 길에서 고민하며 선택하며 순간을 살아간다. 지금의 이 시간마저도 무엇이 나와 내 가족과 친구들과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그저 우리는 각자 맡겨진 인생에서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 결국 나의 선택이고 나의 결정이며 나의 삶인 까닭이다. 어쩌면 나만이 겪는 일이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아니면! 그렇다, 모두가 함께 이겨내고 견뎌내야 할 우리 모두의 삶의 과제인 것이다.

코비드-19로 온 세상이 시끄러울 때 2020년 3월을 가만히 생각하면 '수제마스크' 만들기를 시작으로 6개월여 동안을 바쁘고 보람되게 보냈다. 남들은 집 안에 있어 우울하다고 느낄 때 우울을 느낄 틈이 없었다. UMW 외에도 다른 한인 협의회에서도 '수제마스크' 프로젝트가 시작되어 그곳에도 담당을 맡게되어 더욱더 바쁜 생활을 했다. 남편과 아들도 곁에서 응원과 박수로 후원을 아끼지 않아 힘과 용기가 되어 감사했다. 우리는 결국 혼자가 아님을 다시 또 깨닫는 시간이었다. 네가 있어서 내가 있고 내가 있어 네가 있는 우리 말이다.

이렇듯 그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수제마스크 팀'이 함께 모여 이야기보따리를 하나둘씩 풀어내며 감사한 시간을 가졌다. 뉴잉글랜드의 멋지고 아름다운 숲속 귀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UMW 김지영 회장과 부군 되시는 한미청소년프로그램(KAYP) 대표 진태원 회장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함께 모인 이들이 음식과 다과를 한가지씩 준비를 하여 맛나고 풍성한 감사의 모임이 되었다. 붉게 물든 단풍 나뭇가지 사이 노을이 서녘으로 누울 때 쯤 함께 모인 자리 가운데 모닥불이 슬슬 오르기 시작했다.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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