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얼떠리우스의 어리바리 (실패한) 꿀벌 이야기(17) - 뉴햄프셔에서
보스톤코리아  2020-06-22, 11:02:03 
촬영 장소; 부활산. 고 박화목 시인의 부활(復活) 시비(詩碑)
촬영 장소; 부활산. 고 박화목 시인의 부활(復活) 시비(詩碑)
 지난주에 꿀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나무와 채소들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그 사이에 하나의 새로운 사실이 발표되었다. 한국에서 가장 꿀을 많이 함유한 것으로는 아카시아라고 부르는 아카시(acacia) 나무가 있다고 지난주에 말씀 드렸다. 그런데 어제(6/16) 연합뉴스에 ‘간에 좋다는 헛개나무, 꿀 생산량도 아까시나무의 10배’라는 기사를 올렸다. 다음은 기사 내용에서 발췌한 것이다.(https://n-ews.v.daum.net/v/20200616091855823)
16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1ha에 10년생 아까시나무 600여 그루를 심으면 하루 16kg 가량의 완숙 꿀을 생산할 수 있다. 같은 면적의 헛개나무는 이보다 10배 넘게 많은 하루 180kg 가량의 꿀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됐다.
월마트에서 헛개나무 씨 10개를 10불미만으로 살 수 있다.(윗 기사 댓글에 참깨, 들깨. 헛깨도 있다고 누가 썼음)

※ 왜 아카시acacia 나무를 아카시아라고 부르게 되었나?
‘민들레 홀씨 되어’에서도, 민들레는 꽃식물이므로 홀씨나 포자가 아니라 씨로 번식한다. 그런데 노랫말이 홀씨로 써서 홀씨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으시다. 물론 저도 그랬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박미경의 민들레 홀씨 되어(작사/작곡: 김정신, 1985, 강변가요제에서 장려상)을 듣고 있다.

달빛 부서지는 강둑에 홀로 앉아 있네
소리 없이 흐르는 저 강물을 바라보며
가슴을 애이며 밀려오는 그리움 그리움
우리는 들길에 홀로 핀 이름 모를 꽃을 보면서
외로운 맘을 나누며 손에 손을 잡고 걸었지
산등성이의 해 질녘은 너무나 아름다웠었지
그님의 두 눈 속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지
어느 새 내 마음 민들레 홀씨 되어
강바람 타고 훨훨 네 곁으로 간다.

아카시도 그렇다고 한다. 고 박화목 선생님께서 ‘과수원 길’에서 그렇게 하시므로 그리 되었다고 한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 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 보며 생긋
아카시아 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

8. 벌들의 생애.
1) 여왕벌
알에서 3일, 애벌레로 5.5일, 번데기로 7.5일로서 16일 만에 바깥으로 나옵니다. 그리고 5년 정도 산다고 합니다만, 확실하게 연구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5년 산다는 것에 대해서 말들이 좀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5년까지 대부분 못 살고 일벌들에 의해 처형당하거나 쫓겨납니다.

2) 수벌
알에서 3일, 애벌레로 6.5일, 번데기로 14.5일로서 24일 만에 나옵니다. 태어나서 가을까지 삽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겨울이 되기 전에 수벌들을 다 내쫓기 때문에 그 때 죽습니다.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는 대충 6,7개월 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봄철인 4,5월경에 태어나 11월경에 죽으니까요. 겨울이 없는 열대지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지겠네요. 그리고 제 생각에는 다 내보낸 직후에 태어난 수벌들은 거의 일 년을 사는 것이 아닐까 추측을 해 봅니다. 어쨌든 쫓겨나서 얼어 죽거나 배 곪아 죽습니다.

3) 일벌
알에서 3일, 애벌레로 6일, 번데기로 12일로서 21일 만에 나옵니다. 50일에서 60일 정도 삽니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훨씬 더 오래 삽니다. 그리고 일을 줄이기 위해 될 수 있는 한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날아가서 죽습니다.

결론.
모든 벌들은 죽는다. 같은 동료인 벌에 의해서 죽든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고 마지막까지 벌들을 위해서 멀리 날아가서 죽든 모든 벌들은 죽는다. 5년을 살든, 3년을 살든, 1년을 살든, 6개월을 살든, 2달을 살든, 아니 한 달을 살든 죽는다.

오늘은 나에게 특별한 날이다. 2015년 6월 17일 바로 5년 전 오늘, 나는 다른 사람이 구해주지 않았으면 죽었다. 그래서 내 나이는 오늘로 5살이다. 즉 덤으로 사는 인생살이 5살짜리다.

나는 사고를 겪은 그 순간에 내 아내를 봤다. 오른 쪽에서 왼 쪽으로 지나갔다. 그리고 아들과 딸이 나란히 지나갔다. 그리고 그 뒤에 다시 아내가 다시 오른 쪽에서 왼 쪽으로 지나갔다. 그 때 난 아내를 향해 ‘I love you.’라고 속삭였다. 또 뒤이어 아들과 딸이 등장했다. 그리고 똑같이 ‘I love you.’라고 속삭였다. 그리곤 나는 곧 평온한 상태에 빠졌다. 오랜 시간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나를 부르며 달려오는 사람이 눈에 들어왔고, 그는 나를 구해줬다. 나는 그가 고마워서 그에게 주려고 오늘 멕시코 식당인 Chipotle에서 Gift Card를 구매했다.

과거에도 수술 후 회복실에 있었을 때였다. 그때도 주변이 조용해졌다. 나는 나를 떠나서 위로 올라가고 있었고, 천정 즈음 올라갔을 때에는 내가 있는 곳뿐만 아니라 바깥도 볼 수 있었다. 간호원이 급하게 나에게로 오더니 갑자기 바깥으로 뛰어나가며 소리를 질렀고, 그녀는 다시 돌아왔고, 의사 두 명과 간호원들이 내 주변에서 부산하게 움직였다. 그러더니 점점 의사와 간호원의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며, 기계음도 들리면서, 나는 내 몸으로 돌아왔다.

또한 무엇인가 먹다가 목에 걸려서 숨 못 쉬어서 죽을 뻔한 일이 최소한 6번 있었다. 그것을 기억하는 것은 의사를 만날 때, 6번 있었다고 말했고, 그 후에도 여러 번 있었다. 원인은 알레르기와 기도와 식도를 담당하는 물렁뼈 두 가지다. 지금도 어떤 밤은 숨을 쉬기 힘들어서 잠 못 이루는 날도 있다.

벌들만 죽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도 죽는다. 그러나 우리 인간에게는 부활(復活)이 있으며 또 다른 삶을 산다. 5년 전에 보스턴 한인회보에서 한 면을 뉴햄프셔 한인회보로 할애를 해 주셔서 그 곳에서 보리밭과 과수원 길을 작사한 고 박화목 선생님의 10주년 기념을 5회에 걸쳐 실었었다. 그 어르신께서 돌아가신지 15년이 되었다. 그 분이 쓰신 부활(復活)시를 새긴 시비(詩碑)를 올립니다. 그 곳에는 저에게 유아세례를 베풀어 주신 황금천 목사님, 이어령 교수님의 따님이신 이민아 목자, 박화목 시인, 저의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묘가 있습니다. 저도 그곳에 묻히고 싶지만, 자리가 없어서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제가 갈 곳인 천국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곳에서 모두 만날 것입니다.

최근에, 저를 만날 때마다 격려하시며 칭찬하시던 선배님, 또한 만나서 이야기 나누며 인사를 하고 식사를 같이 하셨던 많은 분들이 하나님께로 갔습니다. 어제도 후배의 장례식이 있었습니다.(지난 목요일에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침 11시 경에.)

그러나 우리에게는 부활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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