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먼 길,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그 길...
신영의 세상 스케치 746회
보스톤코리아  2020-06-22, 10:58:44 
참으로 먼 길,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그 길에서 잠시 깊은 심호흡을 해본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영상의 뉴스를 마주하며 참으로 가슴 아팠다. 2018년 9월 14일에 지어져서 약 21개월이 지난 2020년 6월 16일에 북한이 남한과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 폭파된 것이다. 70년간 분단된 우리 민족의 아픔을 달래고 남.북 평화통일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하며 성사된 통로가 아니었던가. 한순간의 솟구쳐오르는 희뿌연 연기와  검은 연기가 뒤섞인 채 형체마저 보이지 않는 혼돈의 영상이었다.

"2018 제1차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서 개성 설치를 명문으로 다시 합의했다. 이어 2018년 6월 남북고위급회담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개성공업지구에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연락사무소의 임무에 대해서 '당국 간 긴밀한 협의와 교류·협력의 원만한 보장'으로 명시했으며 우선 임시사무소를 먼저 운영키로 했다. 

2018년 9월 1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소되었다. 매주 금요일마다 소장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으나, 실제로는 매주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 측은 북측 소장 외 소장대리가 참석하는 경우도 소장회의로 간주해 왔는데, 2월 28일 2019년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3월 1일, 3월 8일은 양측 공휴일이라 열리지 않았다지만 3월 15일은 평일인데도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그러다 2019년 3월 22일에 북측 인원이 일방적으로 철수했다 25일에 일부 인원이 교대 근무차 내려오는 일이 발생했다.

2020년 1월 18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여파로 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제안은 북한 측에서 먼저 제안해왔으며 정부 검토 후 오후 6시 한국인원 58명이 전원 귀환했다. 남북 인원이 모두 빠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 대신 서울~평양간 직통 전화선과 팩스선을 개설해 업무를 유지했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의 직선거리는 195km 서울에서 전주 가는 거리와 비슷하다고 한다. 서울에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돌고 돌아 70년이란 분단의 아픔과 슬픔과 고통의 시간으로 있지 않았던가. 그나마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이 2018년 4월 27일(금) 오전 9시 30분부터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남측 '평화의 집'에서 이루어졌었다. 그날 아침은 참으로 감동의 순간이었다. 참으로 멀고도 먼 그 길은 서로 한 발짝만 옮기면 닿을 수 있는 좁고도 낮은 판문점 콘크리트(시멘트) 벽이었었다. 참으로 가깝고도 먼 길이었다. 다시 또 이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세계 각국의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4.27 남북정상회담의 그 날은 우리 민족만의 통일을 염원하는 날만이 아닌 세계 각국의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감사와 감동의 날이었었다. 서로 서두르지 않더라도 천천히 평화로의 시작이길 기원했었다. 당장 통일이 아니더라도 서로 왕래하며 오갈 수 있는 시작이길 간절히 기도했었다. 그래서 더욱이 이번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일방적으로 폭파되는 영상을 보며 더욱이 가슴 아픈 오늘이다. 애써 여기까지 쌓고 또 쌓아왔는데 한순간의 무너짐 앞에 허탈한 것이다.

차라리 나와 상관없는 사람의 일이거나 우리 민족과 상관없는 저 먼 나라의 일이라면 좋겠다. 눈 한 번 질끈 감아버리면 그만일 그런 일이라면 참으로 좋겠다. 그러나 내 조국의 일이 아니던가. 아무리 우리가 미국 땅에 발을 딛고 미국시민자로 살더라도 도망칠 수 없는 떨쳐버릴 수 없는 내 조국의 일이 아니던가 말이다. 참으로 가깝고도 먼 길, 돌고 돌아서 여기가 시작점일까 싶었는데 다시 원위치로 돌아온 느낌 참 슬프다. 참으로 먼 길,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그 길에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


시인 신영은 월간[문학21]로 등단, 한국[전통문화/전통춤]알림이 역할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skybost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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